brunch

매거진 에피레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나 Jun 12. 2024

가끔 나는 바보가 된다.

가끔 나는 바보가 된다

우리 모두는 때로는 서툴고, 가끔은 실수의 연속도 견뎌야하는 깨달음의 순간을 맞이하곤 한다. 어렸을 적 나는 내가 27살이 되면 엄청 멋있는 커리어우먼이 되어있을 줄 알았다. 회사 안에서 못해내는 일이 없는, 그런 멋진 직장인. 하지만 막상 27살의 나는 슈퍼맨같은 커리어우먼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있다. 


나름 열정맨으로 불리는 나도 열정만으로 가뿐히 넘지 못하는 벽을 만난다. 이전에는 의지로 산을 옮길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이제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막혀 순간적으로 멈추곤 한다. 이미 진행한 캠페인을 돌아보며 회고할 때라던지, 업무 중에 아무리 머리를 싸매도 답이 나오지않는 문제에 부딪히거나, 결과 보고를 위한 대표님과의 미팅에서 수많은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는 순간들. 그럴 때면, 나는 가끔 바보가 된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성장 과정이 아닐까? 직장인 3년차, 햇병아리같은 연차를 가지고 스스로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다른 큰 기업들에선 여전히 막내 중에 막내로 여겨지는 경력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너무 완벽함을 기대했던 것이지. 


머릿속이 하얘지고 바보가 되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이제 겨우 내가 초보라는 사실을 직시하게 된다. 

'그래, 아직 나는 배울 것들이 많아.'


작은 회사에서 혼자서 2~3인분의 일을 하다보면, 마치 내가 엄청난 사람이 된 것처럼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순간들을 통해 나는 다시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내가 가진 열정과 의지로 하루하루를 채워 나가면서,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 때로는 실수를 하고, 때로는 부족함을 느끼지만, 그 모든 경험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고 믿고 겸손한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다잡는다. 


27살의 나는 아직 멋진 커리어우먼으로 거듭나지 못했을지 몰라도, 성장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그리고 아직 멀었다고 느껴지는 그 날이 오더라도, 나는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나는 여전히 나날이 발전하는 '연습 중인 커리어우먼'이니까.



에피레터(ep.letter)를 소개합니다

에피레터는 매달 한 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현의/미뇽이의 에피소드를 메일로 보내드리는 뉴스레터입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에피레터 최신호를 매주 수요일, 금요일에 무료로 받아보세요.

https://maily.so/journaletter

매거진의 이전글 느슨한 관계여도 좋기만 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