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만든 자전거가 나에게 말을 건다...
딸이 만든 작품입니다.
고1 입학 후 첫 시험을 어마어마하게 망치고 나서 쑥쓰러운지 이쁘지 않냐며 건네 준 자전거입니다. 시험은 네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고 말은 하지만 부모의 마음엔 시험이 중요한 과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비교하지 않으려 하지만 다른 친구들보다 더 잘 했으면 좋겠고, 매일 허망하게 보내는 시간보다 스스로 자기주도 학습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으면 좋겠고, 공부에 대한 열망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말과 생각이 다른 부모의 마음입니다. (무조건 공부 우선만을 외치는 분들도 많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무지 이쁘지 않습니까?
한 줄 한 줄의 실에서 한 땀 한 땀 애정이 담긴 손길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두툼한 바퀴가 자전거라기보다는 오토바이에 더 가까울 듯합니다. 작은 못들이 틀을 잡고 있지만 빨간색 실의 조합과 어우러져 하나의 생명체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고1 들어 선, 딸의 복잡한 심리가 자전거 하나로 대변되지는 않겠지만 만들어간 그 과정에 애틋한 마음이 깃들게 됩니다. 못 들 사이사이를 하나의 실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을 터, 실수를 반복하는 그 과정을 통해 외부와는 단절하고 내면의 자아를 찾기 위한 소리 없는 아우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복잡한 내면의 소리를 잠재우는 방법 중 하나가 무언가에 몰입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딸은 못과 실로 일심동체가 되어 복잡한 심리에서 탈출하고 싶었던지 모를 일입니다.
성적(공부)과 자전거를 같은 시공간에서 만나게 되어 칭찬만을 해 주지 못했습니다. 단점이 장점을 뒤덮고 마는 것은 아마도 제가 욕심이 많아서 일 것입니다. 버리고 내려놓고 사는 것이 말처럼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것은 딸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나이이고,
더 멋진 인생을 설계해 나갈 수 있는 준비기간이기에,
방황하고 헤매고 있는 모습에
아쉬운 미련이 기대감을 놓치 못하게 합니다.
방황의 길에서 벗어나 딸에게도 변화된 자신의 길을 찾고 준비해 나가게 되기를 아직은 기다리고 싶습니다.
기다리고
기대하고
기도하면
기적이
일어 날 것이라
믿고 싶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