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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의 미래

by 우창균

테슬라가 만드는 레스토랑은 어떤 모습일까요?

왠지 전기로 운영되고, 로봇이 있을거 같지 않나요?

’정확 합니다.’


테슬라가 만든, 전기차 충전소이자 레스토랑 'Tesla Diner'가 25년 7월 LA에서 오픈했습니다.

일론머스크가 2018년부터 생각하던 아이디어였는데요.


이 공간은 단순한 충전소가 아닙니다. 충전소, 레스토랑,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공간입니다.

2,023제곱미터로 대략 612평 규모 대지에 총 80대의 전기 자동차 충전기와 2층짜리 레트로풍 시설이 들어섰죠. 옥상에서는 대형 스크린이 있어서 각종 영화 등을 관람할 수 있고, 차 안에서는 QR로 메뉴를 주문해 식사할 수도 있습니다.

레스토랑 메뉴 구성도 전기차 충전소에서 먹을 수 있는 필수적인 구성으로는 충분한것 같습니다.

테슬라버거부터 핫도그, 샐러드, 애플파이, 와플 그외 커피나 기타 음료도 구성되어 있죠. 그리고 이 메뉴를 감싸는 패키지?는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형태이기도 합니다.




테슬라 답게 모든 주방기기는 가스 없이 전기로 사용 된다고 하는데요. 또한 메뉴는 한번의 테슬라 충전으로 갈 수 있는 범위 내의 지역에서 공급받는 재료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버뱅크 RC Provisions의 와규 칠리, 치노 밸리 농가(Colton) 의 계란, 부에나파크 Brandt Beef의 쇠고기 패티 등이 그 예죠.

매장 한켠에 테슬라 미션 선언문으로 '세계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한다' 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데요.

내부를 전기로 운영 된다는 것과, 테슬라 충전으로 수급가능한 지역 농작물, 재료을 사용한다는 점 등이 브랜드의 결을 일치 시키는 공간 운영이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네요.


이런 레스토랑을 운영한 사람은 빌 체잇Bill Chait 과 셰프 에릭 그린스판Erif Greenspan입니다.

먼저 체잇은 Tartine, Main, Paloma, Firstborn 등 다양한 레스토랑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우리한테 익숙한 Tartine이 있네요. 한국에도 운영하고 있죠. 그린스판은 Foundry, Patina 의 전 셰프라고 하네요.


이 분들의 머스크에 대한 평도 재미있는데요.

Big Thinker라고 표현했는데 그 전이 더 재미있죠. (비평가들의 비평을 받아오고, 나치 경례라는 의혹을 받았지만..)

그외 오랜 테슬라 팬인 제임스 밀러 영화 감독은 스테로이드를 맞은 스티브 잡스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체잇은 테슬라에 현재 고용중(?)이니까 조금 순화한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긴하네요.



그리고 일론머스크가 주로 밤에 올리는 SNS, X겠죠? 로 당황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어찌 되었든 테슬라 다이너의 주요 두 인물이 여러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네요.



이 사람이 Erif Greenspan인데요. 셰프 느낌이 나는 분이긴하죠?



가장 화제가 된 건,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팝콘을 퍼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팝콘을 퍼주는게 아니라 진짜 사람처럼 리액션을 한다는 점이 더 주목 받았던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단순히 자동차 주유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테슬라라는 브랜드의 전기차 충전소이자 그 브랜드의 결을 함께 가져가는 레스토랑 및 엔터테인먼트 관람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이유 같습니다.


이곳을 보면서 지금 수많은 주차장들을 새롭게 만드는 시도를 하거나, 기존의 주차장을 새롭게 변형하는 사례가 생각이 났는데요.




스위스에 언덕을 뚫어 8대의 주차장 공간으로 만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스위스의 헤르데른이라는 주차장입니다.

비스듬한 언덕에 단 8대의 자동차만이 네모난 큐브속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스위스의 전경이 환상적이니 가능한 구성이긴한데, 과연 얼마나 실용성이 있을지는 조금 의문이네요.

집 앞에 주차하는 대신 언덕에 주차를 해야하고, 안그래도 뷰가 좋은 스위스다보니... 아 물론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큰 이점이 있긴하겠네요.

그럼에도,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임에는 분명한것 같습니다.

국내에도 남산에 8대 주차장 구획을 만들면... 어떨까요? ㅎㅎ



그리고 미국에는 예술과 주차장을 결합한 사례도 있는데요. 바로 Museum Garage입니다.

Miami의 Design District에 위치해 있는 곳으로 이름 그대로 주차장을 미술관처럼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2015년에 Design District의 개발자인 크레이브 로빈스Craig Robins가 건축가이자 큐레이터 테렌스 라일스Terence Riley에게 뮤지엄 차고 콘셉트를 의뢰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디자인, 건축 전문가들이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방식을 Exquisite corpse라는 게임에서 영감을 얻었는데요. 프랑스어로는 카다브르 엑스퀴Cadavre Exquis라고 불리는 이 게임은 각가 다른 예술가들이 서로의 작업을 서로 전혀 모른 채 이미지를 순차적으로 그려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각 부분이 어울리진 않지만, 장난기 있는 구조로 독특한 작품이 탄생되기도 하죠.

주차장의 외벽이 그렇기 때문에 다소 난해하기도 하지만, 덕분에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게 되었죠.



국내에도 다양한 주차장 관련 시도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피치스가 있죠.


피치스, 저스틴비버의 Peaches가 떠오르신다고요?

이미 알만한 사람은 아는 자동차 문화를 바탕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전개하는 브랜드입니다. 대표적으로 서울 성수동에 도원D8NE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죠.

성수동에서는 자동차 관련 행사 뿐만 아니라 롱블랙 매거진의 북토크나 각종 이벤트가 개최되고, 다운타우너, 노티드처럼 과거 핫한 브랜드들이 입점해 단순 볼거리 외에 먹고 쉴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죠.



피치스가 전개하는 다양한 활동 중에서 부산에 문을 연 주유소는 말 그대로 '주유소'라는 산업에 직접적으로 가담하였습니다. 인터뷰를 살펴보니 '우양냉장'에서 갖고 있는 부지를 활용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하네요.

실제로 피치스 부산점 바로 옆엔 우양냉장 건물이 있고 그 앞은 과거 S-Oil 과 창고 시설로 활용된 것 같고요.

우양냉장은 연 매출 52억 정도 규모의 회사인데요. 영업이익은 2억원 수준으로 그리 높진 앞습니다. 피치스는 현대오일뱅크는 물론 다수의 대기업과도 협업, 콜라보를 진행했는데 부산 프로젝트의 경우 대기업의 네임드보다, 주유소라는 프로젝트 자체에 관심을 갖고 실행한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검색을 위해 로드뷰를 보던 중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로드뷰에는 과거 'Peaches'만 있던 간판에서 'S-Oil'도 같이 병기한게 눈에 띄였죠.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전통 시장인 주유소의 특성상 일반인들이 Peaches라는 브랜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주유소를 선뜻 들어가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휘발유라는게 브랜드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고, 오히려 긴급한(?) 상황에서 가격을 보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보니,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엥 복숭아야?' 라고 생각이 들어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겠네요.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고 사실은 전-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예시로는 성수동 네오밸류 건물이 있습니다.


뚝섬역 사거리에 위치한 건물로 네오밸류라는 디벨로퍼가 개발한 건물이기도 하죠. 자세한 내용은 오늘의 주요 사안이 아니니 패스하고, 건물 중앙에 텅 비어 있는 공간 보이시나요? 바로 주차장입니다.

기계식 주차를 통해 차량을 위로 올릴 수 있죠. 정말 독특한 발상이죠?

주차장은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다보니, 건물의 용적률을 다 채우고 높이에 여유가 있다면, 이렇게 중앙에 주차장을 넣어 활용할 수 있는 거죠. 또한 주차장을 지하에 덜 넣게 되면, 지하를 파는 공사비를 줄일 수 있으니 1석2조이기도 하죠. 더군다나 맞은편에 성수 지상철이 지나가서 간섭이 되는 부분에 오피스를 위치시키는 것보다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도 있고요.


과거 네오밸류에서 본 건물 홍보를 할때는 주차장 공간에 지역축제, 마켓을 개최하기로 계획 했었는데 회사 자체가 휘청거리면서 이러한 시도는 불가능했던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높이에 여유가 있다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도해 볼만한 요소이긴 하네요.




그리고 국내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도 '주차장 리츠'는 한 카테고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코람코자산신탁이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를 운영하며 주차장을 리츠에 편입시키기도 합니다. 과거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곳을 F&B나 세차장 등으로 개발하고 있기도 하죠.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국 160여개 주유소 현대오일뱅크가 본 리츠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네요. 물론 다른 인프라 물류센터도 포함되어 있긴 합니다.




주가는...

최고가 대비 다소 떨어져 있긴하지만.. 네 그렇습니다.



생각보다 주유소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발달하고 있고, 시도되고 있죠?

물론, 가장 최근의 테슬라 다이너는 그 시작은 전기차로 시작하였기에 또 다른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사실 과거 주유소로 사용되던 곳을 꼭 전기차 충전소로 대체할 필요는 없죠.

오히려 과거 주유소로 사용되던 장소의 경우 토양 오염도를 검사해야 됩니다. 보통 건축허가 접수 전에 진행되는데요. 이때 검사 결과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염 기준치를 초과하면, 정밀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때 토양을 굴착, 이송, 정화 등의 과정을 거쳐야하는 것이죠. 이때 비용은 수천에서 수억원까지 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주차장 부지를 활용하는게 마냥 쉬운 일은 아니겠죠?


물론, 테슬라 다이너가 테슬라의 메인 사업이라기엔 그 규모가 테슬라 자동차나 로봇, 로켓에 비하면 굉장히 적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객과의 접점을 더 늘리는 방향성과 그 속에 테슬라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녹여서, 전기로 운영되는 공간과 슈퍼차저를 통한 충전 그리고 지역사회를 감안하여 전기차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지역내 농작물을 사용한 점 등은 테슬라가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케어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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