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만약,
'주말에 우리 별장 갈래요?' 라고 한다면?
머릿 속에 토요일 아침 커피 한잔 들고, 상쾌한 공기 맞으며 산책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나요?
누구나 한번쯤 평일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주말 나만의 아지트가 있는 별장에서의 여유를 꿈꾸곤 합니다.
근데, 여기서 현실이 살짝 끼어듭니다.
왕복 5시간 운전에 관리비, 세금하며, 과연 한달에 몇번이나 갈까? 겨울엔 방치해야되나? 라는 생각이 들죠.
여기서 정부가 정책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요.
인구감소지역의 '세컨드 홈'에 세제 혜택을 얹었습니다.
1주택자라도 지방에 집을 하나 더 살 때 세금 부담을 낮춰, '주말 별장 라이프' 를 현실로 만들어주는 것이죠.
그럼 이제 별장 한 채씩 사는 시대가 올까요?
아니면 집보다 먼저 '머물 이유' , 즉 콘텐츠가 있어야 비로소 '주말 별장 라이프'가 완성 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정책에 대한 정리와 일본, 유럽 사례를 통해 '주말 별장 라이프'의 현실적 방법을 살펴보려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세컨드홈 과연 지방의 희망이 될까? 입니다.
먼저, '지방 세컨드 홈'이 뭐냐.
요약해보자면, 1주택자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등에서 일정 요건의 주택을 추가 매입해도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등에서 1주택 특례를 준다는 것입니다. 결국, 1주택자들이 지방 주택을 더 샀으면 한다는
게 정부의 취지인 거죠.
그럼 여기서 '인구감소지역' 은 어디를 말하는 걸까요?
https://www.mois.go.kr/frt/sub/a06/b06/populationDecline/screen.do
당연히? 서울, 경기도는 빠져있습니다. 그 외에 주요 광역시도 제외 되었네요. 특이한건 제주도도 제외 되었다는 거죠.
제주도 부동산 투자하면 떠오르는 이야기 있지 않나요?
'제주도 중국 땅 된다' 라는 기사가 지속적으로 나왔었는데요. 중국인의 투자이민이 제주도에 몰리면서 제주도가 중국 땅이 되어 간다. 라는 아주 자극적인 기사들이 있었죠.
당시에 제공된 기사에 따르면 2019~2023년 투자이민자 116명 가운데 중국 국적자가 104명으로 약 90%였다는 거였다는 거고, 그 중 제주도에 투자이민을 실제로 온 중국인이 92명이라는거였죠.
최근에 다시 알아보니, 중국인 투자가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외국인 투자가 줄어 들었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어쨌든, 이처럼 제주도는 국내외 사람들의 투자로 관심을 많이 받기 때문에도 인구감소지역에서 제외 되었을 수도 있을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앞서 말한,
이 '세컨드홈' 정책은 2024년 도입 되었고, 2025년 8월 확대 적용 되었습니다.
주요 항목은 양도세, 종부세, 재산세, 취득세가 있고요. 각 항목별 제한 기준이 조금 더 완화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정책을 내고 있을까요? 바로 인구 감소 때문인데요.
대한민국 인구가 감소한다는 건 다들 아시는 사실이겠죠?
통계청 장래인구 추이를 보면 , 2025년 이후 인구 감소세가 이어지는게 보이시죠? 인구 성장률도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로 보입니다.
그리고 생산연령인구도 2022년 기준 지속적으로 낮아져서, 2072년에는 고령인구가 생산연령인구를 뛰어넘게 되네요. 과반수가 고령인구가 되고 있는 구조인거죠.
그리고 인구성장률도 살펴보면, 2035년만 되도, 대부분의 시도에서 성장률이 0%에 가까워지고, 2052년에는 대부분의 행정시도가 인구성장률이 마이너스 국면에 들어 섭니다.
이렇듯 줄어드는 인구, 특히 지방의 경우 그 문제가 심각한데요. 따라서 지방의 주택을 별장, 세컨드홈의 개념으로 구매하게 유도하기 위한 정책인 것이죠.
하지만, 집값 인센티브 만으로 장기적인 인구 구조 자체를 바꾸진 어렵겠죠?
물론, 지금 1주택자인 사람들이 지방에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세컨드홈을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전국적으로 인구는 감소하고 인구소멸지역에 해당된다면, 과연 단순히 주택만 사두는게 의미가 있을까요?
결국, 일자리나 콘텐츠, 서비스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구성되어야 지속적인 체류활동이 순환적으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보다 고령화가 빠르게 시작된 일본 사례를 한번 찾아봤는데요.
2023년 자료이긴 한데 일본의 내각관방 디지털전원도시국가구상실현회의 사무국. 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름도 엄청 기네요.
한국으로 치면 지방시대위원회 사무국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인구 유입 촉진을 위해 중앙 정부 차원에서 정책을 기획 및 지원한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것 같습니다.
왼쪽이 원본이고 오른쪽이 번역본입니다-
큰 틀에서의 내용은 二地域居住(두 지역 거주), 두 지역에서 거주하는 것을 중앙 및 지자체가 촉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더라고요.
지역마다 조금씩 내용과 방법은 다르지만 주요한 항목으로는 워케이션, MaaS, 농촌의DX가 있는데요.
워케이션은 Work + Vacation의 약자로 이젠 많이들 들어보셨을거에요. 쉽게 말해서 제주도에 가서 일을 한다. 라고 생각하면 될거 같아요. 제가 워케이션 호텔을 개발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휴가와 일을 같이 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Maas는 Mobility as a Service의 약자인데, 다양한 이동수단 예를 들어 대중교통이나 택시, 카셰어링, 자전거 등을 스마트폰 앱으로 통합해서 예약하고 결제하는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입니다. 이미 우리가 사용하는 개념에서 조금 더 확장된 것 같죠? 자동차 중심의 교통 문제 해결과 스마트 시티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기도 하죠.
농촌의 디지털화 DX도 마찬가지죠. 아무래도 노후, 낙후된 농촌 지역의 프로세스를 디지털화 하고 로봇, 드론 등을 적극 도입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이 그 예죠.
그 중 한 사례가 홋카이도 가미시호로쵸라는 지역인데, 워케이션에 편리한 Maas구성.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성하고, 비즈니스 호텔과 제휴해 교통편이 포함된 워케이션 팩 같은 것들을 개발했다고 하네요.
물론, 모두다 성공했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지방 소멸이 가속화 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주택과 모빌리티, 일, 여가 등의 콘텐츠를 함께 설계해 지역 경제를 되살리려고 하고 있다 정도로만 이해하면 좋을것 같네요.
제가 지난 영상 중 일본의 Not a Hotel 이라는 곳이 있었는데요. 호텔이 아닌데 호텔을 제공하는 독특한 부동산이었죠. 셀럽들이 찾는 호텔로도 유명하고요.
이 Not a Hotel은 1/12 등의 방식으로 분할 소유를 할 수 있는데요. 한 곳의 집이 아니라 여러 지역의 호텔을 분할 매수해서 살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물론, 사용하지 않을때는 호텔 운영을 통해 수익 창출을 하기도 하고요.
또한 스타 건축가나 디자이너 BIG, 니고, 페럴 윌리엄스 등과 콜라보를 통해 상징적인 상품을 만드는 걸로도 유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제와 같은 CG 이미지로 호텔을 짓기 전에 이미 판매해버리는 파격적인 방식도 보유하고 있죠.
더군다나 Not a Garage라는 걸 발표했는데, 제트기, 헬기, 크루저 등 모빌리티의 공동소유로 목적지 간 이동 경험까지 패키지화 했습니다. 사는 경험과 이동의 경험 모두를 쟁취하고 있는 거죠.
이 낫어호텔의 사례를 적용해본다면, 한국형 세컨드홈은 집이 아니라 여러 지역의 체류 네트워크 + 모빌리티 + 지역 콘텐츠로 기획될때 비로서 매력적인 재화가 될 수 있을것 같네요.
일본 외에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식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도 한번 살펴봤는데요.
열정의 나라 스페인에서는 리모트 워커가 이주하는 비용으로약 15,000유로를 지급한다고 하는데요.
15,000유로면 우리나라 돈으로 약 2,500만원 수준이니까 그렇게(?) 큰돈인거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골에서 초기 정착하기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스페인의 엑스트레마두라라라는 지역이고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차로 3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일반적인 유럽의 시골 도시인데 특이한 점은 유럽 담배 생산의 90% 이상을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다네요?
그 중 'Live in Ambroz' 라는 프로그램으로 Ambroz는 엑트레마두라 북부에 있는 농촌 지역이라고 합니다.
다른 곳 보다 경치가 좋고 숲, 온천이 유명하기도 하다네요. 그리고 EDEN이라는 유럽지속가능 관광 우수지역 상? 같은게 있는데 2019년에 수상하기도 했고, 웰니스 중심지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 근방의 인구가 3,907명에 불과하고 일부 지역은 200명 이하인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국내... 지방 읍, 면 정도 가보면 비슷할까요..
물론, 그냥 이주만 한다고 돈을 주는건 아니고요. 최소 2년 이상 거주하는 조건이 붙습니다.
최대 200명에 한해 지원을 하고, 200만 유로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그리고 대상도 꽤? 까다로운데요.
1. 여성 및 30세 미만이 인구 5,000명 이하 마을로 이주하면, 즉시 1만 유로 지급하고 2년 후 5천 유로를 추가 지급.
2. 그 외 지원자 → 8천 유로 선지급 + 3년째 추가 4천 유로 지급
3. 최근 6개월간 엑스트레마두라 거주 경험이 없어야 함
4. 스페인 합법 거주자(외국인도 가능, 단 비EU 국적자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 필요)
5. 원격 근무자, 특히 IT·디지털 기반 업종 종사자
물론, 지원금 용도는 주거, 농지, 초기 정착에 필요한 다양한 비용에 사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외에도 이탈리아는 1유로 주택으로도 유명하죠. 지방 주택은 단돈 1유로로 살 수 있는 걸로 유명하고, 국내에서도 성수동 옆 인근에 1유로프로젝트가 생기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기도 했죠. 참고로 한국의 1유로 프로젝트는 오래된 다세대 주택을 리모델링해, 다양한 리테일 임차인을 입점시키고, 임대료로 1유로를 받아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이탈리아의 1유로 프로젝트는 단순히 싸게 집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기만해서 리모델리의 보수, 절차 비용과 생활 인프라 한계가 여전히 진입장벽 중 하나라고도 하네요.
무인양품의 디렉터이자 디자이너인 하라켄야의 '저공비행'이라는 책이 있거든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저공비행' 거대 관광이 놓친 로컬의 고해상도 가치를 '낮게, 천천히' 보는 태도를 소개하는데요. 그의 프로젝트에서는 일본의 덜 알려진 자연, 문화 자원을 선별해 이곳만의 이유를 만들어서 알려주기도 합니다. 그외에 '하우스비전'이라는 말그대로 집의 비전에 대한 내용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 상하이 등에서 글로벌 컨퍼런스를 진행하기도 했죠.
이런 것만 봐도 많은 사람들이 세컨드홈, 지방, 로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알 수 있을것 같네요. 특히 하라켄야의 관점에서는 세컨드홈의 가치는 집 자체가 아니라 그 지역의 디테일한 매력이 중요하단 걸 알 수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해외 사례를 한번 살펴 봤는데요. 저마다 지방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과 방법을 실행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물론 모두다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도 분명 차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을 것 같네요.
이번 시간에는 세컨드홈 정책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들의 지방 살리기 정책, 콘텐츠를 살펴봤는데요. 다양한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서, 대한민국의 지방도 다시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