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이에게 | 햇살

새해 세배 — 최선을 주고받아요

by 이제월


이미 귀성길에 오른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혹은 분주히 가족들을 기다리는 분도 있고

여러 사정으로 홀로 보내는 때라도 가족 또는 고향, 아니면 어린시절을,

다른 걱정에 마음 뺏기지 않고 사랑받던 시절을 기억하기도 할 겁니다.

새해에는 세배란 걸 하죠.

늘 하는 인사라도 이때는 큰절을 드리고, 따로 세배라고 부릅니다.

그해의 대표 인사인 셈이로군요.


새해 첫 인사로 드리는

세배를 언제까지 하는지 아세요?

미나리꽃이 필 때까지 한대요.

그럼 미나리꽃은 언제 피는가.

주로 7월에서 9월 즈음. 그러니까 늦여름부터 가을까지로

8월 하순부터 본격 개화하여 9~10월쯤 집중적으로 핍니다.

간단히 말해서

다른 큰 명절인 추석이 되기 전까지는 세배를 드리란 말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했을까요?

때를 놓쳐도 어떻든 늦게라도 만나면 꼭 세배를 드리란 건데

단순히 어른한테 새해 인사는 꼭 드려야지 하는 당위에 머물지 않습니다.


처음 만나면 하는 이 인사와

이때 주고받는 덕담은

그 어떤 부적보다 강력한 호신구이기 때문입니다.

세뱃돈이 문제가 아니고

그때 어떤 마음을 내어 보이고

어떤 지혜와 축복을 받느냐가 중심입니다.

그래서 지난 한 해 [주신 지혜로운 말씀 덕분에] 잘지냈습니다, 무탈히 잘 보냈습니다,

이런저런 베푸신 은혜에 감사합니다 하는 겁니다.


유교 질서가 아닌 현대 민주주의 풍토에서 우리의 인사는 좀 더 평등하고 상호적일 겁니다.

위아래 없이

모두가 서로를 향해 자신의 최선을 축복해 주십시오.

최선의 축복을 최선을 다해 남김없이 흡수하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새기는 한 해는

그렇지 못하거나 그렇지 않은 한 해보다

분명 ‘나’라는 틀을 깨고, 더 확장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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