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람이에게 | 시와 현실

이유(理由) — 하늘이 푸르러서

by 이제월



하늘이 푸르러서

푸르른 숲으로


아직 잎이 돋지 않아도

마른 가지조차 없는 도시의 차로여도


사방 벽이 없이

탁 트인 곳으로


거기엔 머리 위를 누르는 천장이 없으니

유일한 천정은 하늘

가없이 펼쳐져 푸르르니


땅 위에 섰으나

하늘로부터 당겨져 매달린 채이니


우리의 영혼은

종종 도약하고 종종 비행하며


유유히

하늘을 걷는다


오늘은 소리내지 말고

소리를 듣기


너의 심장소리를 지나쳐

지구의 심장소리를 듣고

맥박수를 세어 보기


이 푸르른 하늘 아래서

거무튀튀한 시간부터

눈비 쏟아지는 시간까지 모두

푸르른 하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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