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 대하여
매우 생생한 꿈이었습니다. 본 적 없는 새가 눈앞에 움직이는 것처럼 선명했습니다. 작은 새는 노랗고 산뜻한 초록이 함께였습니다. 제법 긴 다리를 가지고 있었고, 다리처럼 길고 가느다란 부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고개를 눕혀 빨간 가지를 툭툭 건드려 집을 때, 새의 머리에 난 빛이 비치는 데 따라서 주황빛으로도 보이고 분홍빛으로도 보이는 기다란 털도 보였습니다. 일부러 장식한 듯 긴 털이 정수리에 나 있었습니다. 새는 아주 작은 소리를 내며 분주히 움직였고 새의 뒤로 펼쳐진 하늘은 환해서 하얗고 노란 빛이 감돌았습니다. 그러나 빛에 적응하면 파아란 하늘이 보였는데 묽게 푼 듯한 하늘 사이로 파도소리가 들린 것도 같습니다. 새는 이게 부리라는 듯 분주히 입을 놀렸고 그때마다 머리와 거기서 비어져 나온 머리통보다 다섯 배는 긴 분홍-주황 한 가닥 혹은 한 뭉치의 머릿깃이 한편 부드럽게 한편 튕기듯 힘차게 흔들렸습니다. 그것으로 보아 바람은 불지 않거나 가볍게만 불 뿐이란 걸 알았습니다. 새의 발 아래 가지와 잎들이 있지만 이건 숲의 가장자리며 뒤로는 모래벌이 펼쳐질 거란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보지는 않았는데 틀림없이 그럴 거란 걸 알았습니다. 눈이 닿지 않아도 발로 밟지 않았어도 느껴져 오는 게 있습니다. 그리고 놀란 새가 화들짝 몸을 움츠렸다 펴더니 급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아마 커다란 새가 긴 울음을 울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나는 이게 시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이 섬에서 서서히 벗어났습니다. 섬을 보지 않았는데 원래 내 몸이던 것의 일부를 느끼듯 나는 섬에 모았던 주의를 번져 몸 전체로, 지구로 확장하였습니다. 지구인 채로 다시 검게 환한 우주를 느꼈습니다. 이 또한 내 몸입니다. 나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걸 느끼고, 열의 이동과 보존, 변화와 영원도 느꼈습니다. 꿈인 것을 알았고, 이게 바로 현실이란 것도 알았습니다. 마치 오래 전 아그라에서, 바라나시에서, 혜화에서 끝도 없이 흐르는 강물과 일곱 개의 겹친 세상을 동시에 바라보던 때처럼 작고 노란 새가 내 의식을 실어 확연히 깨어난 채로도 꿈을 꾸어 주었습니다. 이 녀석은 어디 갔을까. 어디여도 좋다. 거기는 늘 여기니까. 생각하며 잠 깨는 대신 자면서나 걸으면서나 이야기하면서나 이명(耳鳴)처럼 울리는 낮고 낮은 지구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쉬었습니다. 나는 쉬면서 일하고, 내 일이 숨 쉬는 것임을 기억했습니다. 행복하여라, 여기 생겨난 모든 것아.
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