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끝나지 않을 비
2003년, 이라고 기억한다. 아침에 잠이 깨었을 때 나는 밖을 바라보았다. 종종 그랬던 것처럼 비는 오지 않고 그저 해 뜨기 전 서늘한 파란 빛이 도는 아침이었다. 꼭 비가 오는 것만 같았지만 청각과 촉각은 기대하는 감각을 전해 준 것뿐이었다. 이 아침에 유독 그랬던 건 꿈 때문이다. 그리고 꿈 속에서 나는 한 단어를 들었다. 내 입으로 창의 커튼을 들추어 밖을 바라보며. 노바이 스붐베.
그 말은 '결코 끝나지 않을 비'라는 뜻이다. 하지만 어떻게? 내 기억을 의심하고 도서관에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 보았지만 나는 그 말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꿈이 흔히 그렇듯이 나는 뜻도 알고 그 말을 익숙하게 써 버렸다. 꿈에서 건진 그 말, nobaisbumve는 그렇게 내가 간직하는 또 하나 이름이 되었다.
나는 그 말로서 오늘부터 시작하는 일을 이름한다.
결코 끝나지 않을 비.
살아 있는 동안 나는 사는 것이 읽고 쓰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킬 것이라 예감한다.
그리고 실제 문자로도 읽고, 쓰고,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것은 우리가 이 세상을 더 잘 건너기 위해서다.
내 이름 제월(濟月)은 '넘달' 곧, '물을 건너는 달'을 이른다.
나는 내 배움이 여전히 모자란 줄을 알지만
내 나눔도 시작할 줄을 알았다.
그래서 오고가고 건너는 일을, 글로써 배를 짓고 타는 일을 벌인다.
오늘 나는 삶과 삶 속의 모든 것을, 글로 바꿀 수 있는 한
"같이 읽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