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게 되)는 것들 (30)

돌보는 마음을 돌보기

by 이제월



김유담의 소설집 『돌보는 마음』은

돌봄 노동을 ‘어떤 것’이라고 정치(定置)하지 않고

자리를 찾지 못한 돌봄이

무엇인지, “돌보는 마음”을 통해, 다시 말해

인문학적으로 탐구한다.

그 일이 무슨 기능을 한다, 그 일의 효과가 어떻다,고 말하는 대신

그렇게 일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묻고

보여 준다.

본래 문학이 인문학이며

인간 이해, 세계를 인간화한다는 것을

이처럼 잘 보여 주기는 어렵다.

더구나 한 마디도 가르치지 않고

한 마디도 주장하지 않으며

한 마디도 변호하지 않는다.

볼 수 없는 것들을 보이게 하여

보는 힘 부족한 우리가

보여지던 대로 익숙하게 넘기던 것을

낯설어하고, 다시 보게 할 뿐이다.

마음을 다루는 데, 더구나 돌보는 마음을 다루는 데

이보다 적절한 태도와 방식을

따로 떠올릴 수 있을까?


작가는 수록된 낱낱의 작품으로도 호소력 있지만

이렇게 묶인 작품집으로써

더 짙고 또렷하게

독자가 직접 사유케 한다.


인구가 감소하고 인종과 민족을 따져 배타적으로

이미 시작된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를 외면하고 부정하는 나라,

60대 이상 노인 사망률이 세계 1위이고

10대 사망 원인 1위가

20대 사망 원인도, 30대 사망 원인도

1위가 ‘자살’인 나라.

사고도 질병도 아니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인구가 감소하는 나라,

미래를 상상하지 않는 나라,

10대는 이틀이면 세 명이 자살로 죽고


20대는 사망자의 절반 이상51%, 2019년말 통계)이 자살자인 나라는

그에 비례한 자살 생존자를 품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 태반은

신경증으로 상담을 요하고

상담의 끝은 늘 부모, 양육자의 신경증을 겨누고 있다.

다시 이들 중 다수가

정신증을 겸해 상담만으로 호전될 수 없고

약물과 다른 처치를 요한다.


우리가 돌보는 힘도

살리는 힘도 거의 다 잃어버린 것 같은 지금.


뭐든 식별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그래 행동하려면.

그에 따른 성공과 실패가

영문을 알 수 없는 게 아니라

나와 우리 앞에 놓인

공정한 답이 되려면

‘돌보는 마음’을 읽는 일은

전제요 출발이 아닐까?


어쩌면 지금 『돌보는 마음』을 읽는 일은

시민의 책무여야만 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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