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공감과 동의 그리고 연대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더라...

by 이제월

이해와 공감과 동의 그리고 연대


이해와 공감, 이해와 동의, 공감과 동의 세 쌍은 모두 불일치한다(≠).

이해와 공감을 혼동하거나, 공감과 동의를 혼동하거나, 혹은 이해와 동의를 혼동하는 일이 잦다.

하지만 셋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것의 표현형이 비슷한 때라도 셋은 다른 대상에 대한 다른 수용이기 때문이다.

이해는 내 지성이 너와 너의 사정을 포함하는 것이다. (∈, ∌)

공감은 내 감성이 너와 너의 심정을 포함하는 것이다.

동의는 내 의지가 너와 너의 처지를 포함하는 것이다.

포함된 쪽에서 포함한 쪽과 나는 일치하지만

포함한 쪽에서는 포함된 쪽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고,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것이 포함 관계다.


한 사람이 이해할 때, 그러나 공감하지 못할 수 있고

한 사람이 공감할 때, 그러나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공감한다는 것은 반드시 이해가 선행하고,

동의한다는 것은 반드시 공감, 또 따라서 이해까지 두 과정이 선행한다.


이해하지 않고 공감한다는 것은 덮어놓고 두둔하거나

내 심정을 상대에게 투사하는 것으로서 진정한 공감이 아니다.

나는 너를 공감하지 않고

내 푸념에 너를 동원하고 너의 사연을 값싸게 사 넘긴 것뿐이다.


공감하지 않고 동의한다는 것은 자신을 속이거나 상대를 속이거나 심지어 둘 다, 나아가 온세상까지 셋을 몽땅 속이는 일이다. 그러나 내재하는 신 ― 양심과, 편재하는 양심 ― 신을 속일 수 없어 안에서부터 붕괴가 진행된다.

이해하지 않는 공감과

(이해하고도 또는 이해했으나) 공감하지 않는 동의가

참과 거짓을 헷갈리게 하고, 많은 이들이

자신의 어리석음과 약함으로 말미암아

타인의 선의를 가리지 못하고

자신의 선의마저 타자의 악의에 소모시키는 일을 만연케 한다.


참된 이해가 부득이하게 공감을 일으키고, 참되고 완전한 공감이 전적인 동의를 이끈다.

그리하여 사랑은 ‘나는 너를 안다’ ‘나는 너를 본다’ ‘I See You’라고 고백하게, 인사하게 한다.

그러나 사랑은 무엇으로도 가둘 수 없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고, 공감할 수 없고, 동의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도 순수한 사랑의 행위가 가능하다. 무엇으로도 상대를 정당화할 수 없는 채로도 사랑은 그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정당하게 행사한다.

이것이 연대連帶, solidarity다.



*


연대 (連帶)

명사

① 어떠한 행위의 이행에 있어서, 두 사람 이상이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것. ∼ 보증 | ∼ 서명 | ∼ 무한 책임 | ∼ 채권.

② 한 덩어리로 서로 결속되어 있는 것. 순화어는 ‘공동’. ∼ 의식.

파생어

연대-하다 동사 (타동사)[여불규칙용언]



sol·i·dar·i·ty | sɑ̀lədǽrəti┃sɔ̀l- |

명사 [불]

1. 단결, 결속, 연대.

2.(이해·목적 등의) 일치; 연대 책임, 공동 이익.









작가의 이전글마치 영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