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시

누군가를 위하여 부치는 글

by 이제월

나를 위한 시간

네 시를

만들자


아무도 부르지

않는 시간

죽은 자들 거닐고

산 자는 얼씬도

하지 않는


거룩하고

호젓하여

외떨어져

화안한


시간에 누워

가만 날개를 펴자

운동하지 않고 멀리

거칠게 항해하자


작디작은 것에도

상처받겠다

별들의 빛에 데어

시리어 죽어 가


네 시에 우린

비밀스럽게

얘기하자 이곳과

저곳이 부딪쳐 얼싸안고

울게 하며

기꺼이 찢기며


세계의 종말이 울어

답할 것이다

꽉 쥐고


네 시에 쳐박힌 내가

나를 두고

거기 떠날 때


얼마나

가볍고

가뿐할까


다시 태어나

다시 살도록

이를 꼭 물고

기지개 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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