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바로 그 사람 맞다, 에 대하여
윌리엄 그 사람을 안 것이 언제더라. 아무튼 아주 유명해서 만나기 전에도 아는 것 같았지. 그렇지만 사실 그 사람 작품을 본 적은 없었어. 그 거리에서 그렇게 갑자기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야. 아, 잠시, 내가 주문한 거야. 뭘 얘기하고 있었지? 아, 그래, 셰익스피어! 그는 나더러 자기를 윌이라고 부르라고 했지만, 나는 놀리느라 빌리엄, 빌 그렇게 부르곤 했어. 한 번은 말이야, 나더러 자기 작품의 초고를 한 번 봐 달라는 거야. 난 당연히 희곡이겠거니 했는데, 왠걸 소네트를 한 편 써서 내밀더라고. 음, 생각보다 괜찮았어. 난 좋으면 눈썹이 움찔거리거든. 윌은 날 쳐다보다가 얼른 다음 원고 뭉치를 내밀었어. 여러 편의 소네트. 사실 난 희곡은 길어서 싫어. 그리고 시끄럽거든. 이렇게 시끄러운 런던에 아직도 내가 머문다는 게 이상하지만, 여하튼 난 시끄러운 게 싫어. 특히, 사람 소리는 말이야, 아, 그래서 내가 말했지, 자넨 시인이야, 빌, 연극은 때려치우고 시를 써! 윌은 난처한 듯 두 손을 올려 자기 머리를 감쌌어. 그리고 양 볼을 쓸어내리고는 살짝 웃었지. 아다시피,하며 말을 꺼내는데 얼굴은 이미 붉게 상기됐어. 방이 너무 더운 것 같지 않아? 이번에는 내가 웃었지. 들고 있던 지팡이로 팔을 쿡쿡 찌르며 이번에는 내가 맞지 않나? 자넨 시를 써야 해! 하였지만 그는 울상을 짓고 말했어. 자넨 작가도 아니잖아. 몇 번 보여줘 봤지만 이걸 보고 좋다고 한 건 자네뿐이야. 시인이 되긴커녕 심심풀이라도 시를 쓰는 건 좋지 않다고들 하더군. 맙소사! 퍼그니 로미오니 그 무슨 덴마크 왕자 같은 작자보다 훨씬 낫다고! 하긴 내가 뭘 안다고. 그렇지만 그가 쓴 몇 줄의 시구가 나는 더 좋았어. 눈을 감고 정원에서 향기를 맡듯이 그리고 정원은 멀리 들판, 산을 넘어 바다를 건너고 파리 교외의 어느 농가까지 이어지지. 그 향기가 온 곳은 말이야. 그렇게 살며시 들어와서는 코끝을 간지럽히는데 이 작은 실마리가 가슴에서는 심장을 꽉 쥐고 흔든단 말이지. 이렇게 고요하고 이렇게 놀라울 수가! 이봐, 왜 일어서? 자네가 물어봤잖아! 어!
제시어: 셰익스피어
제한시간: 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