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심(全心)

by 이제월




나는 전쟁의 아이

전장을 누빈다

내게 어울려


지금 전운(戰雲)이 감돌지만

꿈꾸는 사람들처럼

평화의 시대를 바란다


거기서 내가 쓸모없고

버리고 싶은 짐이 될 줄

알지만 바란다 전심으로


나는 전쟁의 아이

전쟁과 싸운다

이겨도 혐오와 증오를 받겠지만


내 안의 무수한 창들

활과 불길을 끌어안는다

밖으로 터져 나가려는

내 안의 묵은 기술과 의지

알지만 감싼다 닫는다


나는 시체

이름 없는 전장의 전사자

그리하여 어떤 예우도 없이

무덤조차 없이 뒹굴다

편 없이 씹히고 밟히고 진무를

짐승과 구더기의 밥이다


하나 푸른 풀밭

들꽃이 피면 나는

훈장도 없이 기억도 없이

환히 웃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비웃음을 살겠다


내 모든 불리(不利)와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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