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마다 읽은 책을 노션에다가 기록해둔다.
이번 년도에는 총 20권의 책을 읽었다.
작년에는 4~50권의 책을 읽었었다. 그때보단 좀 아쉬운 독서량이지만,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다. 2학년 되고 나서 공부하는 내용이 어려워지기도 했고, 과외나 대외활동도 잦았으니 말이다.
이번 년도에는 유독 시집을 많이 읽었다. 시는 우선 짧아서 좋다. 남는 시간에 한 편씩 보다보면 어느새 책이 끝나 있다. 다음으로 시는 소설과 또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소설은 인물의 감정과 사건을 따라가면서 몰입하게 된다면, 시는 텍스트 자체의 아름다움에 눈길을 뺏긴다. 아주 짧은 한 구절을 몇 번이고 돌려본다. 읽을 때마다 글귀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와서 좋다. 소설보단 시가 내 경험을 환기해주는 것 같다. 소설은 구체적이어서 인물에 이입을 하게 되는데, 시는 뚝뚝 끊겨있고 추상적이다. 내용을 머리로 떠올릴 때 자연스레 내 경험과 내 감정이 섞인다.
시만 읽으면 참.. 이상한 곳으로 떠나온 기분이다. 상식으로 해석할 수 없는 시를 해석하려 헤메다 보면 나 혼자 저 멀리로 가 있다. 책을 덮으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일상을 살다가, 갑자기 그 시가 떠오르는 날이 있다. 눈이 아플만큼 부신 아침 해를 바라볼 때나, 유독 단풍잎이 새빨개 보일 때. 집에 앉아서 혼자 멍을 때리고 있을 때면 시의 조각조각이 이해되곤 한다.
시를 왜 읽냐고, 시가 이해되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시를 왜 읽는지는 앞에서 다 말했다. 시가 이해되냐고 묻는 건 틀린 질문이다. 시는 이해하는게 아니라 느끼는 거라고, 친구가 말해줬었다. 이 말처럼 시는 편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처음엔 받아들이는게 어렵지만, 읽다 보면 내 마음에 깊게 남는 시가 생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책을 많이 읽고 싶다. 장르는 내가 원하는 대로. 장르를 정해버리면 그 장르만 피하는 병이 있어서, 마음 가는 대로 읽는게 맞는 것 같다.
다들 행복한 새해 보내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