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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J 남주 Feb 28. 2024

오늘의 이벤트 : 퇴임식

66일 글쓰기 챌린지 38일차

아주 오래전이다. 

20대 중반.

신규 2년차에 교장 선생님 퇴임식이 있었다. 

그 당시 나에게 맡겨진 업무는 영상 제작이었다. 

교장 선생님의 퇴임을 축하하는 영상이었다. 

신규때라 퇴임식이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고 열심히 만들었다.

엄청 넓은 홀에서 퇴임식을 했었고, 내가 만든 영상을 보기 위해 잠시 조명도 껐던 기억이 난다. 

'그 영상을 꼭 당신에게 전해달라'는 교장선생님 말과 '짧아서 너무 아쉬웠다. '한번 더 보자'는 동료 선생님들의 말들이 기억난다. 며칠 밤샘 작업으로 만든 것이라 여러 선생님들의 칭찬에 기분이 좋았다.

지금은 그 영상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다시한번 기록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영상 내용은 내가 만들었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유일하게 기억나는 것은 약력 소개 파트에서 근무했던 학교 이름 소개였다.

교장 선생님께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던 첫 학교부터 현 근무 학교까지 OO초등학교, ☆초등학교, ◇◇초등학교.... 근무하던 모든 학교의 이름들을 영화가 끝나고 올라가는 등장인물 소개처럼 위로 올라가는 효과를 주었던 것만 기억이 난다. ppt로 만들었던 것 같다. 


40대 중반이다.

이제는 퇴임식의 의미가 크게 다가온다.


오늘 우리 학교에서 퇴임식이 있었다.

정년을 채우시고 퇴임하시는 선생님이셨다. 

웃고 울고. 

정말 감동적인 퇴임식이었다. 

눈물 많은 나는 울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또 썼지만,

결국 눈물이 나고 말았다.

나의 퇴임식은 어떤 모습일까?

예쁘게 꽃단장한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남편과 아이들의 인터뷰 영상도 상상해본다. 

많은 선생님 앞에서 할 말도 생각해본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성실함"이었다.

-꾸준히 아이들 살피고, 꾸준히 동료 선생님들 챙기고

-꾸준히 운동하고, 꾸준히 독서하고, 꾸준히 글을 쓰고

-꾸준히 나를 돌보았기에 그동안의 교직생활을 버틸 수 있었다.


(오늘의 이벤트를 주제로 몇 개의 글을 써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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