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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더 May 04. 2020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왜 실패하는가 (1): 커뮤니티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했지만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블록체인 열풍 이후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했지만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실패 원인으로 블록체인의 필요성 부재, 확장성의 부족, 과도한 비용, 불편한 UI/UX, 시장실패 등 수많은 이유가 제시되고 있다. 필자는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커뮤니티 거버넌스의 실패로 진단하며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다수의 인원이 참여하는 블록체인에서 커뮤니티 거버넌스는 필수적이다.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힘을 쓰지만,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경제적 동기를 주지 못해서, 생태계를 희생하여 소수의 이익을 취하는 착취적 구조 탓에 프로젝트들을 떠나갔다. 필자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실패한 국가의 사례를 통하여 블록체인 거버넌스 실패 사례에 대입해 보고자 한다.



사람을 통합하는 힘, 커뮤니티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의 위변조를 방지하고, 누구나 결과를 열람할 수 있게 하는 분산 원장 관리 기술인데, 커뮤니티가 무슨 상관인지 의아해할 수 있다. 왜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강한 커뮤니티를 강조하는가.

비트코인 네트워크로 돌아가 보자. 검증된 거래내역과 무거운 CPU 파워를 통해 찾은 해시 입력값을 찾은 노드만이 10분마다 주어지는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 여기서 얻은 ‘비트코인’은 네트워크 장부상에서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기록된 분산 원장은, 탈중앙성과 검열 저항성의 성격을 띤 자산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많은 사람이 신뢰하고 있다. 즉, 비트코인의 가치를 신뢰하는 커뮤니티가 존재하며, 이는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이 증명하고 있다.


우리를 통합시키고 세상에 ‘실존’하는 많은 것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a. ‘종교’:

유일신을 섬기는 기독교와 이슬람교부터 3억 3천만 종류가 넘는 힌두교까지, 종교는 인류를 통합하고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 틀림없다. 종교의 확산을 주도한 것으로 커뮤니티를 빼놓을 수 없다. 기독교인들이 탄압받던 당시 수많은 왕국이 존재했으며, 많은 백성은 자신의 권리에 대해 무지하였다. 그런데 신이 백성 자신을 사랑하여 신 아들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의 죄를 씻어주니 당시에는 굉장히 혁명적인 종교였으며 왕국의 탄압에도 같은 종교를 갖는 사람들끼리 몰래 모여 커뮤니티를 이루었다.


b. ‘국가’:

대부분의 인간은 좋든 싫든 자신이 태어난 국가에서 시민권을 부여받고, 경제활동에 대한 세금을 지불하고 정부 인프라의 혜택을 받는다. 근본적으로 이 ‘국가’라는 개념은 우리 지구상에서 대부분의 인류의 합의에 따라 인정된 ‘기록’일 뿐이다. 실제 1991년까지 어마어마하게 큰 사회주의 국가인 ‘소비에트 연방국’는 여러 국가로 분리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지구를 몇 번이나 멸망시킬 수 있는 핵미사일을 갖추었으면서도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 커뮤니티의 갈등으로 국가가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c. ‘이념’:

사회이념인 ‘민주주의’, ‘사회주의’ 그리고 심지어 ‘자본주의’, ‘공산주의’와 같은 경제시스템조차도 사람들이 허상에 만들어낸 개념일 뿐이다. 이러한 이념은 우리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데에 부정할 수 없다. 경제적 동기에 의해, 혹은 커뮤니티 구성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조직이 만들어져 유지되기도 하고, 커뮤니티의 전폭적 지지와 힘을 받고 태어나 커뮤니티 개개인의 자유를 억압하여 시스템을 연명하기도 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참여하는 노드, 프로젝트 기반의 경제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사람과 투자자 등, 이들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커뮤니티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가상의 국가


필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커뮤니티는 물리적 토지만 없을 뿐이지 국가와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한다. 가상의 생태계에서 통용되는 화폐가 존재하며, 시장 참여자들은 화폐를 이용하여 프로젝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젝트는 일반 국가와 달리 물리적 토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프로젝트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이용자 수는 무한히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 계약상 정의에 의해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이용자만 유입할 수 있게 제한을 둘 수 있다. 이는 외부 인구 유입을 관리하고 시민권을 발행하는 이민국의 역할과 비슷하다.


물리적 토지가 존재하는 국가가 흉내 내지 못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특성이 한가지 존재한다. 이는 이용자의 경제적 이득 부족 시 탈출의 자유로움이다. 우리는 소수의 엘리트 집권 세력이 다수의 자국민을 착취하는 독재국가가 많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자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며, 국경 이탈 시 정권결속을 위해 본보기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의 생태계 이용자는 경제적 이득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도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성공은 필연적으로 포용적인 경제와 정치제도 안착 여부에 달려있다.


이번 1편에서는 커뮤니티 통합의 실패로 인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실패를 다루었다면, 다음 2편에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성공에 필요한 요소로 작용할 제도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본 콘텐츠는 블록체인 인사이트 미디어 '노더'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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