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들어오면 바로 재투자: 인간 TR 루틴

현금흐름 끊김 방지

by Node 연구노트


치킨 값이 되어버린 배당금



가게 브레이크 타임, 이찬민(45)의 스마트폰에 알림이 뜬다.


[OO증권] 분배금 입금: 154,000원.


지난 11화에서 세팅한 미국 S&P500 ETF와 채권 ETF에서 나온 분기 배당금 (분배금)이다. 찬민은 입꼬리가 올라간다.


"오, 15만 원? 꽁돈 생겼네."



마침 아내 찬미(42)에게 카톡이 온다. "오늘 저녁에 맛있는 거 먹을까?"


찬민은 호기롭게 답장한다. "그래! 나 배당금 들어왔어. 오늘 내가 킹크랩 쏜다!"



딩크 부부에게 15만 원은 생활비에 큰 보탬이 되는 돈도 아니고, 딱 외식 한 번 하기 좋은 '사이버 머니'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찬민의 소중한 배당금은 킹크랩 껍데기가 되어 쓰레기통으로 사라졌다.


찬민은 방금 '복리의 씨앗'을 튀겨 먹어버린 것이다. 워렌 버핏이 가장 경멸하는 행동을 저질렀지만, 그는 배가 불러서 기분이 좋다. 이것이 자영업자의 자산이 불어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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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리와 복리의 차이: 씨앗을 심을 것인가, 먹을 것인가





투자의 세계에는 TR(Total Return)이라는 용어가 있다. '배당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해 주는 상품'을 말한다. TR 상품은 배당금이 통장에 꽂히지 않고, 알아서 주식 수량을 늘리는 데 쓰인다.



하지만 찬민이 가입한 많은 ETF(특히 미국 직투나 일반 ETF)는 배당금을 현금으로 준다(PR). 이때 이 현금을 써버리면 수익률은 '단리(Simple Interest)'로 굳어진다.


반면, 이 돈으로 즉시 주식을 1주라도 더 사면 '복리(Compound Interest)' 엔진이 돌아간다.



치킨 사 먹은 경우: 원금 1억 원은 10년 뒤에도 1억 원 + (그동안 먹은 치킨)뿐이다.
재투자한 경우: 원금 1억 원에서 나온 배당금이 새끼를 치고, 그 새끼가 또 배당을 낳아 10년 뒤 2억 원, 3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자영업자는 은퇴가 없다. 내가 일을 멈추는 날, 나를 대신해 일해 줄 '자본 일꾼'을 늘려야 한다. 배당금 재투자는 공짜로 일꾼을 고용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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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 TR'이 되기로 했다




가장 좋은 건 알아서 재투자해 주는 TR ETF를 사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일반 ETF를 샀거나, 배당받는 기쁨을 느끼고 싶은(현금 흐름 확인용) 사장님이라면 스스로 '인간 TR'이 되어야 한다.



[인간 TR 3원칙]


알림 즉시 실행: "배당금 입금" 문자를 받는 순간, 하던 일을 멈추고 증권 앱을 켠다. (화장실 가는 셈 치고 3분이면 된다.)


시장가 매수: "지금 주가가 좀 비싼데? 떨어지면 살까?"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배당금만큼의 수량을 '시장가'로 즉시 매수한다. 1주를 사기에 돈이 모자라면? 내 돈 몇천 원을 보태서라도 1주를 채워서 산다.


동일 종목 매수: 복잡하게 생각 말고, 배당을 준 '바로 그 종목'을 산다. 엄마가 낳은 새끼를 다시 엄마에게 붙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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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크 부부의 프리랜서 소득도 '배당'이다




이 원칙은 아내 찬미(프리랜서)의 불규칙한 소득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찬미에게 갑자기 들어온 프로젝트 대금 300만 원. 딩크 부부에게는 이 돈도 일종의 '비정기 배당'이다.


생활비와 버퍼(10화 참조)가 채워져 있다면, 이 300만 원은 곧바로 '재투자 루틴'에 태워야 한다.


"찬미야, 이번에 돈 들어왔으니 여행 가자"가 아니라, "이번에 들어온 돈으로 삼성전자 우선주 50주 사서 묻어두자. 여행은 내년 배당금으로 가자"가 되어야 한다.



소비는 '원금'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산이 낳은 '알(수익)'로 하는 것이다. 이 원칙이 서지 않으면 딩크 부부의 노후는 화려한 껍데기만 남게 된다.




Action Plan



TR 상품으로 갈아타기: 연금 계좌(IRP/연금저축)에 있는 ETF 중 이름 뒤에 'TR'이 붙지 않은 것이 있다면, 매도 후 동일한 지수의 TR ETF로 교체를 고려한다. (귀찮은 사장님에게는 이게 최고다.)


알림 설정 변경: 증권사 앱 알림 설정에서 '배당금/분배금 입금 알림'을 반드시 켠다. 그리고 알림음을 다른 것과 차별화한다(돈 들어오는 소리).


1주 채우기 규칙: 배당금이 15,000원인데 ETF 1주가 20,000원이라면? 5,000원을 내 통장에서 이체해서라도 무조건 1주를 매수하는 습관을 들인다.



다음 화 예고:


"사장님, 주식 많이 올랐네요? 안 파세요?" "글쎄요, 언제 팔아야 할지 몰라서..."


사고팔고를 반복하면 세금과 수수료만 나간다. 1년에 딱 한두 번, 기계적으로 사고파는 '리밸런싱(Rebalancing)' 규칙. 고점 매도와 저점 매수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마법의 비율을 공개한다.




Reference



찰리 멍거, "복리의 첫 번째 규칙은 절대로 그것을 불필요하게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거래소(KRX) ETF 시장 가이드 'TR ETF의 구조와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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