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사고파나요? 기계적 리밸런싱 규칙 3가지

by Node 연구노트


올라서 불안하고, 내려서 불안하다




11월의 어느 날, 이찬민(45)이 싱글벙글하며 스마트폰을 아내에게 보여준다.



"여보, 우리가 산 미국 S&P500 ETF 수익률이 20%가 넘었어! 1,000만 원 넣은 게 1,200만 원이 됐네."


아내 찬미(42)가 묻는다.



"오, 대박이네. 그럼 이제 팔아서 현금으로 챙길까?"


찬민은 말문이 막힌다.



"글쎄... 더 오를 것 같기도 하고, 지금 팔았다가 더 가면 아깝잖아. 근데 또 안 팔았다가 다시 떨어지면 어떡하지?"


찬민은 수익이 났지만 불안하다. 반대로 주식이 폭락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더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손절했다.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투자를 도박처럼 한다. 감으로 사고, 공포와 탐욕에 휩쓸려 판다. 가게 식자재 재고 관리는 철저하게 하면서, 왜 평생 모은 자산은 '감'에 맡기는가? 찬민에게 필요한 건 예측이 아니라 **'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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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밸런싱: 강제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마법




리밸런싱(Rebalancing)이란, 애초에 정해둔 '자산 배분 비율'을 주기적으로 원래대로 되돌리는 행위다.


11화에서 찬민은 [주식 70 : 채권 30]의 비율을 정했다.



상승장 시나리오: 주식이 올라서 [주식 80 : 채권 20]이 되었다.

찬민의 감정: "주식 더 오를 거야, 놔두자."

리밸런싱 규칙: "비율이 틀어졌네? 비싸진 주식을 10만큼 팔고, 싸진 채권을 10만큼 사서 다시 70:30을 맞추자." -> 자동 고점 매도



하락장 시나리오: 주식이 폭락해서 [주식 50 : 채권 50]이 되었다.

찬민의 감정: "망했다. 주식 다 팔고 도망가자."

리밸런싱 규칙: "비율이 틀어졌네? 가격이 덜 떨어진(상대적으로 비싼) 채권을 팔아서, 폭락한(세일 중인) 주식을 사서 다시 70:30을 맞추자." -> 자동 저점 매수



이 단순한 행위가 탐욕을 제어하고 공포를 이기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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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사장님을 위한 3가지 실행 규칙




하루 종일 주방에 있는 찬민이 매일 비율을 계산할 수는 없다. 딩크 부부에게 딱 맞는 '게으른 리밸런싱' 규칙 3가지를 제안한다.



규칙 1. 캘린더 리밸런싱 (1년에 딱 1번)


방법: 날짜를 못 박는다. 예를 들어 '아내 찬미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 절대 잊을 수 없는 날.

실행: 그날 저녁, 1년에 딱 한 번 계좌를 열어보고 70:30 비율이 깨져있다면 맞춘다. 그 외 364일은 시세를 보지 않는다.



규칙 2. 밴드(Band) 리밸런싱 (알림 설정)


방법: 비율이 ±5%p 또는 ±10%p 이상 벌어졌을 때만 움직인다. (예: 주식 비중이 80%가 넘어가거나, 60% 밑으로 떨어질 때)

실행: 증권사 앱의 '목표 도달 알림' 기능을 활용하면 매일 들여다볼 필요가 없다.



규칙 3. 폭락장 프로토콜 (공포 매수)


방법: 뉴스가 온통 "경제 위기", "증시 붕괴"로 도배될 때.

실행: 이때가 리밸런싱의 효과가 가장 극대화되는 시기다. 공포에 질려 파는 게 아니라, 안전자산(채권/현금)을 팔아헐값에 나온 우량 주식(ETF)을 줍는 날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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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크 부부의 '인생 리밸런싱'





이 원칙은 자산뿐만 아니라 부부의 인생에도 적용된다.


찬민의 가게 매출이 잘 나와서 돈이 많이 벌릴 때(상승장), 그 돈을 다 소비하지 않고 찬미의 노후 계좌(안전자산)로 옮겨놔야 한다. 반대로 찬민의 가게가 어려울 때(하락장), 찬미의 계좌에서 자금을 꺼내 가게를 지탱해야 한다.


가게와 가계, 주식과 채권, 남편과 아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잡는 것. 그것이 변동성 심한 자영업의 바다에서 부부가 난파되지 않고 순항하는 유일한 비결이다.





Action Plan



D-Day 지정: 스마트폰 캘린더를 켠다. 매년 돌아오는 특정한 날(생일, 연말 등)에 '계좌 리밸런싱'이라는 일정을 '매년 반복'으로 저장한다.


현재 비율 점검: 지금 당장 연금저축/IRP 계좌를 열어 내 자산이 [주식형 : 채권형(안전형)] 몇 대 몇인지 확인한다.


매매 실행: 애초 목표(예: 70:30)보다 5% 이상 벗어났다면, 많은 쪽을 팔고 적은 쪽을 사서 비율을 맞춘다. (세금 없는 연금 계좌 안에서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음 화 예고:


"가게를 10년 했는데 남는 건 보증금뿐이네."


자영업자의 은퇴는 직장인과 다르다. 퇴직금이 없는 대신 '권리금'과 '사업 정리 자금'이 있다. 하지만 잘못 정리하면 0원이다. 사장님의 마지막 월급, '폐업 및 출구 전략(Exit Plan)'을 다룬다.




Reference


데이비드 스웬센, 《포트폴리오 성공 운용》 (자산배분의 정석)

홍춘욱,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리밸런싱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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