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하면 더 안 줘
한정식을 팔던 식당이 폐업하면서, 9명의 근로자가 마지막 달 임금을 받지 못했다. 그중 두 명은 몇 달 동안 사업주가 임금 지급을 미루기만 하자, 기다리다 못해 신고했다.
신고한 두 근로자는 모두 생계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카드빚을 몇 달째 갚지 못했고, 이번 달 생계비도 막막했다. 사업주는 체불된 금액을 인정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신고한 두 사람은 괘씸해서 나중에 천천히 줄 겁니다.”
사업주는 며칠 전 식당의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아 다른 7명의 근로자에게는 밀린 임금을 모두 지급했다. 그러나 신고자 두 명에게는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나중에나 줄 생각이었다. 사업주의 태도는 악의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체불 사건에서는 벌금을 피하려고, 신고한 근로자부터 우선하여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사업주는 경제적으로 다급한 근로자들을 오히려 더 괴롭히는 선택을 했다.
형사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고의성과 반성의 태도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근로자의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보였다면,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업주는 그런 의지가 없었다.
또 다른 사건의 사업주는 더 심각한 경우였다. 그는 신고된 후 전화나 문자에 답하지 않았고, 출석요구서를 세 번이나 보냈으나 무시했다. 자택과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탐문하자, 이제 와서 전화를 걸어 와 ‘내 뒷조사를 왜 하냐’며 고성을 지르고 여러 번의 항의 전화로 업무를 방해했다.
‘출석할 시간이 없다’라는 변명이 무색하게, 그는 온종일 전화를 붙들고 있었다. 대질조사를 할 계획임을 안내하자, 그는 이렇게 으름장을 놓았다.
“대질조사하면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일이 커지면 당신 책임이에요.”
사업주가 출석한 뒤에도 문제는 이어졌다. 그는 체불 금액을 인정하면서도, 정확한 변제 계획은 없었고, 근로자의 계좌번호를 건네주려 하자 ‘기분 나쁘다’라며 거부했다. 문자로 계좌번호를 보내려 하자 소리치며 막았고, 대질조사를 위해 밖에 대기하던 근로자들에게 나가 주먹을 들어 위협했다.
수사보고서에는 이렇게 적었다.
‘체불 임금을 청산할 의지와 반성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음.’
사업주의 상황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고의로 특정 근로자를 괴롭히고 반성 없이 폭력을 행사한다면 법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
근로감독관을 괴롭히는 유형도 많이 있는데, 특히 여성 감독관에게 함부로 대하는 남성 사업주들의 태도는 더 비열하고 지질하다. 감독관은 화풀이 대상이 아니다. 사건을 조사하고 검사에게 처벌에 대한 의견을 내는 사람이다. 법적 절차를 무시하며 욕설과 고성으로 대응하는 행동은 결코 사업주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공무원만 친절해야 할까? 아니다. 사람은 서로에게 친절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