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 노무담 19

고급 차와 카메라

by 박감

신고한 근로자는 총 4명. 모두 퇴사했지만, 퇴직금은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였다.

사업주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대표였다. 몇 년간 매출이 줄어들며 회사 상황이 어려워진 건 사실이었지만, 근로자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대표님은 최근까지 법인카드로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취미용으로 천만 원짜리 카메라도 샀어요. 수입차도 몇 대나 몰고 다니셨고요. 전부 법인 명의로 산 거예요.”


근로자들은 사업주의 강력한 처벌을 원했다. 회사가 어려워도 대표의 생활은 변함이 없었고, 그 결과 직원들의 퇴직금과 임금은 체불되었다.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행위는 노동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 하지만 임금이나 퇴직금 체불이 발생했을 때, 사업주의 고의나 책임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전산 조회 결과, 이들 4명의 근로자는 퇴직금뿐만 아니라 재직 중에도 임금을 받지 못한 기간이 있었다. 이미 몇 달 전, 체불된 임금 문제로 노동청에 신고하여 검찰에 사건이 넘어간 상황이었다. 그런데 퇴사하면서 퇴직금까지 추가로 발생해 이번에 또 신고하게 된 것이다.


사업주는 출석을 여러 차례 미루더니, 한 달 반이 지나서야 나타났다. 근로자들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었다. 사업주도 체불 사실을 인정했고, 퇴직금 체불 건도 검찰에 송치되었다.

그 이후, 사업주는 검찰 조사 중 두 명의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고 합의했다. 하지만 나머지 두 명에게는 끝내 지급하지 못했다. 법원은 지급하지 못한 두 명의 퇴직금 체불에 대해 벌금형을 확정했다.

사업이 잘될 땐 회삿돈을 마음껏 쓰고, 어려워지면 직원들의 월급부터 끊는 인간의 심보는 뭘까? 고급 수입차를 몰고 다니며 비싼 카메라로 찍은 사진 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담겼을까? 그는 고급스러운 취미와 소비 뒤에서 울고 있는 근로자들의 억울함과 한숨에는 눈을 감는 사람인 것 같았다. 사업의 실패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은 아니지만, 그 실패의 손실을 근로자들에게까지 넘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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