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 노무담 23

G 협회

by 박감

좋은 일을 하겠다고 만든 비영리단체. 하지만 내부는 이미 파벌 싸움으로 아수라장이었다. 협회의 상근 직원은 두 명뿐이었는데, 그중 한 명이 이렇게 신고했다.


“2월 급여는 열흘 늦게 받았고, 3월 급여는 아예 못 받았습니다.”


전임 회장이 반대파의 압박으로 자리를 떠난 후, 협회 규약에 따라 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부회장이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기존 회장이 채용한 사람들이었고, 부회장은 반대파에 속해 있었다. 부회장을 불렀다.


“저는 사업주가 아닙니다. 그냥 권한대행일 뿐이에요.”


또 사업주가 아니라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그런데 법은 명확하다. 임금 정기지급일 기준, 당시 대표직에 있던 사람이 책임을 진다. 협회의 급여일은 매월 1일이었고, 부회장은 1월 28일에 직무대행으로 임명되었다. 따라서 2월 1일과 3월 1일 지급해야 할 급여는 부회장의 책임이었다.

부회장은 이렇게 변명했다.


“저는 매월 1일이 급여일인 줄 몰랐어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전 회장이 앞당겨 준 거로 생각했죠. 근로계약서를 보여달라고 했는데 직원들이 거부했어요!”


근로자에게 전화해서 확인했다.


“그건 사실입니다.”


신고한 직원도 근로계약서를 보여주지 않은 건 인정했다.


“부회장이 자꾸 근로조건을 확인해야겠다며 계약서를 보겠다고 하는데, 무슨 트집을 잡을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안 보여줬습니다.”


협회의 회장은 상근직이 아니었다. 이사회나 결재가 필요한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출근하는 비상근직이었다. 1월 말에 임명된 부회장이 2월 급여일을 정확히 몰랐을 가능성이 있었기에, 2월 급여를 7일 늦게 준 것만으로 형사처벌을 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3월 급여는 문제가 달랐다. 3월 급여는 3월 내에도 지급되지 않았고, 근로자가 신고한 뒤에야 4월에 지급되었다. 법적으로 급여는 ‘매월 1회 이상, 정해진 날짜에’ 지급해야 한다. 이 사건은 명백히 근로기준법 위반이었다.

결국, 근로자의 처벌 의사에 따라 3월 급여 지연 지급 건으로 부회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법원은 벌금형을 선고했다.

부회장은 사무실 비밀번호를 바꿔 직원의 출근도 막았다고 한다. 사실상 해고 상태였지만, 신고한 근로자는 ‘전임 회장이 복귀하면 재직 상태임을 주장하고 싶다.’라며 해고예고수당이나 퇴직금 미지급 관련 추가 신고는 하지 않았다.

파벌 싸움에 직원이 얼마나 관여했는지, 어느 파가 더 잘못했는지 나는 판단할 수 없다. 근로감독관은 그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만 조사할 뿐이다.

그러나 조직의 갈등, 파벌 싸움으로 인해 근로자의 생계가 위협받는 것을 보니 화가 났다. 조직의 내부 갈등이 아무리 심각해도 근로자의 생계는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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