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판은 스웨덴에서 830kr 약 10만원에 살 수 있는데도 소장가치가 품품인데, 한글판은 고작 2만8천원이니 왠지 꼭 사야 할 것 같은 느낌
이 책은 Statistics for People Who (Think They) Hate Statistics Using R의 한글판이다. 지금 스웨덴 거주하는 관계로 영문판으로 공부하고 있고 한글판은 미리 보기만으로 본 상태이다. 하지만, 내용 자체가 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도 매우 알기 쉽게 써져 있는 데다가 학습자료도 잘 되어 있어서 추천하게 되었다.
중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배웠던 평균, 분산, 도수분포표부터 시작해서 귀무가설, 회귀분석 등등 통계이론과 다양한 분석법까지.. 참 잘 설명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학습서 종류에서는 "모르는 개념이 불쑥 튀어나오지 않게 순서대로 내용을 잘 조직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는데, 이 책이 그렇다.
이 책은 개념과 해석방법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 줄 뿐 아니라, 관련된 예제로 배운 걸 실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심화과정이 있다면 몇 장에 더 자세히 나올 것이라고 친절히 알려주고, 심화과정에서는 기본 개념이 어느 부분에서 설명되었는지를 알려준다.
지금 귀무가설(null hypothesis)과 type I error, type II error와 관련된 내용을 읽고 있다. 이 내용은 작년에 들었던 연구방법론에서도 나왔었는데, 사실 그때는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었다. 내용을 이해하고 싶어 많은 블로그들을 찾아 읽어봤지만 말장난 같다고 느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그 개념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귀무가설은 기본적으로 "차이가 없다"라는 가정하는 것이다. 이 차이는 일반고 학생과 특목고 학생처럼 집단 간의 차이일 수도 있고, 국어성적과 수학성적처럼 측정하는 것의 차이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귀무가설을 쓰는가?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모든 경우(population)다 테스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모든 일반고 학생과 특목고 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할 수 없다. 모든 학생의 국어성적과 수학성적을 비교할 수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전체가 다름"을 증명하는 것보다 "전체가 같다"가 아님을 증명하는 게 더 쉬운 것이다. 사실, 예전에 공부할 때 바로 이 포인트가 말장난처럼 느껴졌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차이를 확실히 알게 되었는데, 내가 이해한 내용은 바로 이렇다.
만약 "남아공에서 사는 개와 한국에 사는 개는 종류가 다르다""를 증명하고 싶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남아공과 한국에 사는 모든 개의 종류가 필요하다.
하지만 "남아공에서 사는 개와 한국에 사는 개는 종류가 같다(귀무가설)"를 거절하려면 남아공에 살지만 한국에 살지 않는 단 하나의 케이스만 찾아내면 된다. 따라서 귀무가설이 훨씬 증명하기가 용이하다. 그리고 귀무가설이 거절되면 자연적으로 "둘은 같지 않기" 때문에 연구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두 가지 종류의 에러
물론 여기에는 우리가 잘못 결론 내릴 확률이 있다. 귀무가설에는 두 가지 타입의 에러가 존재하는데 타입 원 에러(type I error)와 타입 투 에러(type II error)이다. 첫 번째는 실제로는 남아공과 한국에 사는 개 종류가 같은데 다르다고 결론 내는 에러이다. 예를 들어 진돗개는 한국에만 있고 남아공에 없으니, 두 나라에 사는 개 종류는 같지 않다고 결론을 지었다고 치자. 그런데 알고 보니 10년 전에 누가 진돗개를 몰래 밀반입해서 남아공에 키우고 있었다면 타입 원 에러(type I error)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실제로는 남아공과 한국에 사는 개 종류가 다른데, 같다고 결론 내는 에러이다. 예를 들어 오십 종류의 개 품종이 남아공과 한국에 있는지 확인했는데 모두 가지고 있었다고 치자. 그래서 둘이 같네라고 결론지었는데 알고 보니 우리가 확인하지 않은 풍산개가 한국에만 살고 있다면 타입 투 에러(type II error)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책의 예시는 다르지만, 이해하기 쉽게 친절하게 설명한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심지어 중간중간 농담도 쳐서 피식 웃게 만드니 얼마나 좋은 교과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