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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간단 리뷰

구미호 식당

수상한 시리즈의 박현숙 작가의 장편소설

by 노랑연두

국제도서관에는 워낙 책이 몇 없어서 원하는 책을 마음껏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제 청소년 도서도 읽기 시작했다. 최근에 읽은 귤의 맛, 가짜 모범생도 어린이 청소년도서 코너에서 골라온 것이다.


박현숙 작가님은 애들 책 추천받을 때 알게 되었다. 수상한으로 시작하는 소설들을 내셨는데 그게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꽤 재밌게 읽히나 보다.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도서관에 가서 대충 봤는데 우리 첫째 스타일은 아닌 거 같아서 굳이 사 오진 않았다. 그런데 그 작가님의 소설을 스톡홀름에 있는 도서관에서 보니 반가웠다.


구미호 식당은 이미 죽은 ‘나‘와 ’ 아저씨‘는 구미호의 제안을 받는다. 49일 동안 이승에 머물게 해 줄 테니, 떠나기 전에 식지 않은 피를 달라는 것. 주인공은 이승에 크게 미련이 있던 건 아니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서 그 제안을 수락한다. 그런데 막상 제안을 수락하고 나니 숨겨진 조건들이 많았다. 일단 자신의 모습으로 사는 게 아니며 49일 동안은 구미호식당이라는 곳에서만 머물어야 한단다. 식당 밖으로 나갈 수는 있지만 나가는 순간 참기 힘든 고통이 있을 거란다.


주인공과는 달리 아저씨는 이승에서 찾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이 둘은 식당에 묶인 몸. 그 사람을 찾기 위해 크림말랑이라는 음식을 이용한다. 그 사람을 오게 하려고 손님들에게 열심히 입소문을 내달라고 하지만 그 사람은 오지 않는다. 한정된 시간에 초조해진 아저씨는 sns로 홍보해야할 것 같다며 새 알바를 구한다. 그렇게 채용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의 이복형이었다. 아버지에게 맞고 할머니에게 구박받으며 살았던 주인공에게 형은 동지이긴커녕 적에 가까웠다. 할머니 돈을 훔치고 온갖 말썽을 피우면서도 교묘하게 빠져가는 형 때문에 억울한 일도 많았기 때문이다. 크림말랑의 레시피를 알아내는 사람에게 3백만 원의 상금을 준다는 피드가 올라가자 식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과연 아저씨는 찾던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주인공은 저승으로 가기 전에 형과 화해할 수 있을까?


한줄평

초등학생도 쉽게 읽을 만한 쉬운 글과 복잡하지 않은 플롯, 그리고 약간의 교훈 한 스푼이 들어가서 큰 부담이 없이 가볍게 읽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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