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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은새 Jan 22. 2020

기다릴 때 키스해

살아있는 동안 내내 그를 저주합니다.

              50

사람의 마음은 참 모르겠습니다.

사랑이 원망으로 원망이 미움으로 

바뀌는 것도 순간입니다.

지금 내 마음은 사랑도 원망도 아닌 

또한 미움도 아닌 저주입니다.

내게 사랑한단 말을 한 그를 저주합니다.

내 맘을 가져간 그를 저주합니다.

기다려 달라고 하지 않는 그를 저주합니다.

내게 오지 않고도 

미안하단 말조차 하지 않는

그를 저주합니다.    

내 앞에선 그녀의 전화는 곧잘 받으면서

그녀 앞에선 내 전화는 결코 받지 않는

나의 마음은 모조리 타 재가 돼 버렸는데

한 달하고 하루 만에 만난 내 앞에서

그녀가 선물한 스웨터를 입고 자랑하는

비틀거리는 나를 혼자 보내고도

안부 전화조차 하지 않으면서 

그녀의 전화를 받고 단숨에 달려가는

그런 그를

살아 있는 동안 내내 저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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