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이어스믹 Feb 09. 2023

건담이 빨래를 하면 손빨래인가? 기계 빨래인가?

영화 <HER>에 적용된 챗GPT, 인공지능을 사랑할 수 있을까?

건담이 빨래를 하면 손빨래일까요? 기계 빨래일까요?

며칠 전 만난 지인 분들과 만나 나눈 대화의 열띤 토론 주제였습니다.

들어본 적 없는 재밌는 주제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느 쪽이신가요? 손빨래? 기계빨래?

여러 의견이 나왔습니다만, 지인 중 한 분은 건담의 작동방식에 초점을 맞춰 주장했습니다. 건담은 사람이 들어가서 조종하는 형태이다. 따라서 사람이 그 안에서 손으로 빨래를 잡고 빠는 형태를 취해야 하는 것이므로, 이건 손빨래라 하시더군요.

또 다른 한 분은 손빨래라 하면, 손으로 빠는 행위에 대한 고생스러움이 있어야 하는데, 건담은 기계라 손이 시리거나, 힘이 든 상태가 없기 때문에 기계 빨래라고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기계는 반복적인 노동이 가능한 형태이므로, 세탁기 원리를 구현할 수 있으며 따라서 건담은 기계 빨래라고 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 현장이었답니다. 번외로는 그렇다면 에반게리온은 어떻게 되냐, 태권 V는..!



아래 이미지는 실제 건담의 손빨래, 기계빨래 논란을 만든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 장면을 보지 않고 대화를 나눴던 건데, 이 장면을 봤다면 주장이 또 달라졌을 것도 같군요.

상상 속에서 건담이 빨래를 다양하게 하는 모습을 생각한 게 더 재밌었던 요소였네요.

이정도면 기계빨래 아닙니까?




로봇 청소기는 기특해. 가족 같아.


건담의 빨래 논란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집 안의 로봇 청소기, 클로바 같은 AI 스피커와 같은 집 안의 다양한 로봇들을 대하는 감정이 모두 다르다는 것도 확인하였습니다.

기계지만 고마운 파, 기계이므로 기계역할을 했다 파,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다 파로 나뉘었습니다.

같은 기계를 대하는 태도가 사람마다 다른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왜 있잖아요. 자동차에 애칭 붙여주는 파랑 그냥 자동차라고 부르는 파가 나뉘는 것도 위의 예인 것 같네요.


저는 기계지만 고마운 파인데요. 특히 개인적으로 로봇청소기에 대한 고마움과 아련함이 아주 큰데요.

그 작은 녀석이 집 안을 뽈뽈뽈 돌아다니며 매일 같은 시간에 위이잉 위이잉 소리도 내며 장애물도 고군분투하며 피해 가고, 열심히 청소하는 것을 보면 아주 기특한 생각이 듭니다. 가끔 다리를 툭툭 치는 것까지도 비키라고 말하는 것 같아 약간의 갈등이 가족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애칭도 지어줬습니다. 콩지라고.

이런 현상은 저뿐만이 아닌 지 로봇 청소기는 고장 났을 때 수리하는 비율이 다른 가전에 비해 높다는 카더라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애정이 있기 때문에 더 수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의 아끼는 성향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적어도 저에겐 단순히 아끼는 성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애착이 있답니다.

로봇청소기 콩지에 대한 저의 감정은 사랑이겠죠. 아직 말도 '청소를 시작합니다' 밖에 못 하는 콩지에게도 저는 고마움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데, 인공지능은 어떨까요?

사랑에 빠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감정을 강하게 느낄 확률이 아주 클 것 같은데요?



영화 <HER>,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시어도어.

 

사만다 만나기 1초 전...

영화 <HER>는 2013년에 나온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2025년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남자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주인공 시어도어는 편지를 써주는 일을 하는 작가입니다. 시어도어는 외롭습니다.
오랜 시절을 함께 하며 결혼한 부인은 이혼을 하길 원하는 별거 상태이며, 마음이 공허한 상태입니다.
이때 OS 업데이트를 진행하게 되고, OS인 인공지능 사만다를 만나게 됩니다. 사만다는 스칼렛 요한슨이 목소리로 등장하는 데요.
사만다는 시어도어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어 하는 말을 많이 하고 하루의 안부를 묻습니다.
마치 진짜 사람인 것처럼 자유로운 대화를 하며 둘은 가까워지게 됩니다.
시어도어는 셔츠 앞 주머니에 핸드폰 카메라를 바깥으로 한 상태로 사만다와 데이트도 즐기며 둘은 더 가까워지며,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다가 더... 더... 가까워지고.... 자세한 건 영화를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영화 < HER > 줄거리


주인공 시어도어는 인공지능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죠. 이 당시에는 영화를 보며, 어떻게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냐 하며 영화는 상상의 이야기니까 하며 영화를 봤었습니다.

이 배경이 2025년이고, 지금 이 글을 쓰는 2023년인 시점에 저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2년 뒤입니다.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는 일이 가능하겠구나.

왜냐면 챗GPT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챗GPT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서 더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noeyusmik/10



챗 GPT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인공지능 채팅형 검색엔진입니다.

이런 설명은 좀 딱딱해 보이는데, 쉽게 말해 채팅창에 궁금한 거 물어보면 딱 답을 말해줍니다.

과장 좀 보태서 척척박사한테 바로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답해줍니다. 물론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수집한 데이터를 조합하여 대답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대충~ 언뜻 보면 맞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럴 뿐, 곧 사람들이 원하는 답을 뾰족하게 말할 것이 예상됩니다. 또 맥락에는 좀 맞지 않지만 코드도 짜줍니다. 인공지능답게 계속 학습합니다. 질문하고 또 같은 질문 하면 그것을 또 학습합니다. 그럼 답변이 그 새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제 아무리 한 길 사람 속 모른다지만, 무수한 감정 데이터를 학습한다면 한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영화 HER에서 나온 것처럼 비단 시어도어뿐 아니라 그 영화 세계관에서 많은 사람이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고,

그에 맞는 다양한 인공지능과 사람의 사랑을 연결해 주는 사업이 등장한 것이 현실세계에서도 과장은 아닐 겁니다.

현재도 우리 집 로봇청소기 콩지한테도 고마운 감정을 느끼는 데,

내 마음을 물어주고, 하루 안부를 묻고, 가벼운 농담을 나눌 수 있는 사만다 같은 인공지능이 곧 등장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인공지능을 기계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인공지능은 기계라고 생각하는 저 마저도요.


마지막으로 '타임스퀘어 앞에서 티비 보는 우리 집 로봇청소기 콩지'를 그림 그려주는 인공지능 달리가 그린 그림을 첨부하며 글을 마칩니다.




타임스퀘어에서 티비보는 우리집 로봇청소기 콩지










작가의 이전글 달리가 문두드리는데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