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뉴욕의 벼룩시장
{3} 뉴욕의 벼룩시장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뉴욕 행 비행기를 탔다. JFK 공항에서 내려 한국인기사의 콜택시를 불러 시내로 들어섰다. 뉴욕에 오면 우선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근처에 숙소를 잡는다. 시내를 돌아다니기 쉽기 때문이다. 그곳 중심가를 걷다가 록펠러빌딩을 지나 트럼프 건물이 보였다. 새로 당선된 미국대통령이 소유한 건물이다. 우리나라 여의도에도 같은 이름의 건물이 있다고한다. 트럼프건물앞에 기마경찰이 몰려있다.
(카메라를 보고 포즈를 취하는 여경찰)
가장 먼저 자유의 여신상을 보려고 배를 타고 갔다.
파리에가면 세느강위를 달리는 바또무슈를 타듯이.
(자유의 여신상)
(세느강 바또무슈)
오늘은 뉴욕의 벼룩시장에 가는 날. 지난번 파리의 벼룩시장에 갈 때도 프랑스 지하철 메트로를 타고 갔던 때가 생각났다. 서울에서도 나는 늘 지하철이 편리하여 애용하였다. 외국도시에 와서도 마찬가지이다. 전철을 타면 다른 교통수단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그런 때면 우리나라 지하철이 떠오른다. 얼마나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있는지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의 전철이 새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오래된 대도시에서는 교통이 우선 다급하여 지하철을 먼저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특히 파리의 메트로는 너무나 오래되어 컴컴하고 좁고 낡고 냄새가 난다. 뉴욕의 지하철을 탈까, 하다가 어둑하고 침침한 지하철로 들어가는 일이 내키지 않았다.
일단 거리의 풍경을 구경하며 천천히 거닐었다. 역시 뉴욕의 거리는 재미있다. 주말의 밤거리는 더욱 그렇다. 노래를 부르는 이, 춤을 추는 이, 마치 공연장처럼 거리를 누비며 소리를 지르며 퍼포먼스를 한다.
프랑스의 남쪽지방 프로방스에서도 그랬다. 주말 저녁이면 시골에서 카페나 술집 앞 너른 광장에 젊은이들이 몰려 서성이고 또 공연도 한다. 와글와글 웃으며 떠드는 그들의 모습이 눈이 떠오른다.
거리를 걸어가다가 사거리 초콜렛가게 앞 코너에 시티투어버스 정류소 앞에 다다랐다. 초코렛 가게 앞에서 시티투어버스을 홍보하는 젊은 흑인안내원이 소리소리 지르며 버스를 타라고 광고했다. 우리 일행은 운행코스를 물어보고 팜프렛을 들여다 본 후 표를 샀다.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벼룩시장의 위치가 센트럴파크 공원에 가는 시티투어버스의 중간지점 쯤에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곧 시티투어버스가 다가왔다. 차에 올라탔다.
뉴욕시내를 한 바퀴 돌아본다. 이층버스에 앉아 구경을 하면 거리가 다 내려다보이고 즐거운 마음이 된다. 다음날에는 배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간다. 여기 까지는 누구나 보통 밟는 코스.
이층버스 코스를 반쯤 돌아다니다가, 지도를 보고 벼룩시장에 다다랐다. 우리나라도 예전에 청계천 벼룩시장이 도심에 가까이 있었는데, 뉴욕에도 엠파이어스테이트건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벼룩시장이 있었다. 그래도 걸어서 그곳에 다다르기는 좀 먼거리였다.
벼룩시장이 늘 그렇듯, 낡은 물건들과 골동품,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용했던 낡은 물건들이 진열대에 놓여 있었다. 상인들은 일찍부터 나와 일하느라 힘 드는 지 진열대 밑에 백인이 드러누워 있기도 하였다.
벼룩시장에는 늘 음반이 있다. LP판에 관심있는 남편의 눈이 커진다. 집에 LP판이 수두룩한데 또 사려고 하는지 눈빛이 빛을 발한다.
(집에도 이만큼 있는 LP판)
벼룩시장의 새로운 음반을 집어든다. 빌리할리데이 판이 보인다. 빌리를 여기서 만나다니....하기야 서울에보다 이곳이 빌리할리데이 있는곳과 더 가까울 텐데....어쨌든 반가운 얼굴이다. 젋고 풋풋한 모습니다. 누군가 그녀의 노래와 목소리를 사랑하여 이 음반을 구입하였고, 그 안에 사연을 적었고, 이쁜 별모양 스키터를 붙여놓았다. 그리고 그 음반을 어느날엔가 버렸다. 그 음반에 전주인의 자취가 남아있다. 그는 말할지도 모른다. 노래가사처럼....
I am a fool to want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