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동안 같이할래요?" 40대 공부 습관 만들기

구글 알리미+블로그로 트렌드를 공부하는 법

by 노창범

"시간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겠어요!"


라고 B급아빠는 말하곤 했다. 일이 많았고 육아를 위한 시간도 필요했다.


그 외 (많은) 시간은 (스트레스 해소를 핑계로) 술자리도 가야 하고, 게임도 해야 하고, 웹툰도 봐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가끔 책도 봐야 하고 (다시 술자리를 가야 하고)...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B급아빠는 언젠가부터 심한 공두감(空頭)에 시달렸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항상 얇은 구름처럼 B급아빠의 머리 위에 둥실 떠있었다.


사업계획서, 제안서, 보고서와 같은 작업을 할 때는 단기간에 많은 자료를 한꺼번에 흡수했지만 이렇게 벼락치기로 습득한 정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식'보다는 일종의 '프로젝트의 추억'정도로 남았다.


마흔에 접어들어 자체 '무급 안식년'에 들어간 B급아빠는 큰맘 먹고 대학원에 입학했다.

하지만! '콘텐츠 경영' 전공 2년 간의 유료 학습은 나름 여러 가지 이득을 가져다주긴 했지만 졸업을 하니 다시 원상태.

술자리, 게임, 웹툰, 운동, 가끔 책, 이젠 OTT까지... 헤어졌던 여가의 파트너들은 금세 복귀해 B급아빠를 유혹했다.


이후 B급아빠는 몇 차례 다른 업종으로 이직을 했고 학습이 필요한 분야가 늘었다.

한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도 중요했지만 낯선 업무들의 굵직한 문제 해결과 순발력 있는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주요 키워드에 대한 트렌드와 맥락을 잃지 않는 게 중요했다.


B급아빠는 방법을 고민했다.


'필요한 정보들이 주기적으로 나에게 달려오게 만들 방법이 없을까?'


그러던 차에 우연히 '구글 알리미'라는 서비스를 발견했다.





구글 알리미

'하루 한 번, 내가 설정한 키워드의 뉴스들이 내게 달려온다!'



구글 알리미(https://www.google.co.kr/alerts)는 '데일리 뉴스 배달' 서비스다.

페이지에 들어가면 '관심 분야의 새로운 콘텐츠를 알려드립니다'라는, 단순하지만 정말 원하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아래 이미지는 B급아빠가 이용 중인 키워드 일부다.

* '걸그룹 브랜드 평판'은 빅데이터에 대한 키워드다. 정말이다...


구글 알리미.jpg 구글 알리미 키워드 입력 화면


이렇게 키워드를 구글 알리미에 입력해 놓으면 하루에 한 번, 해당 키워드에 관련된 최신 뉴스가 알아서 달려와 자신의 G메일 메일함에 안착한다.

예를 들어 '게더타운' 키워드와 관련된 메일을 열면 이런 내용을 볼 수 있다.



구글알리미_게더타운.jpg 구글 알리미가 보내 준 게더타운 관련 뉴스들


트렌드라는 건 시험공부를 하듯이 옮겨 써가며 외우지 않아도 매일 해당 키워드와 관련된 새로운 소식들을 보다 보면 맥락이 잡힌다. 그리고 과거의 뉴스들과 현재의 뉴스가 피자 치즈 같은 쭈욱~ 연결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뉴스의 정보를 해석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어 나중에는 뉴스의 제목과 첫 문장 한두 개를 보는 것만으로도 뉴스의 핵심이 파악된다.


B급아빠는 이 신통한 구글 알리미라는 서비스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구글 스토리>라는 단행본에서 정보를 찾아냈다.


구글 알리미 서비스는 인도에서 온 구글 엔지니어, 크리슈나 바라트에 의해 처음 만들어진 서비스다.

그는 인도에서 살던 어린 시절에 일종의 '뉴스 중독자'였다. 다양한 인도 매체도 구독을 했지만 동시에 <타임> 지도 읽고 BBC 라디오 뉴스도 들었다. 그러면서 인도에는 언론 검열과 문화적 차이라는 장벽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어떤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다양한 정보를 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정적으로 2001년 9월 11일 뉴욕과 워싱턴의 테러 장면을 보고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검색하며 '뉴스'와 '검색'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그에게 중요하게 자리 잡게 되었다.


"너무나 많은 일이 벌어졌고, 이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이때 저는 인터넷에서 어떤 사건에 대한 폭넓은 뉴스를 전달하기가 꽤 불편하다고 느꼈습니다. 모든 신문은 각자 훌륭한 기사를 올리지만 다른 기사나 정보를 참조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었죠. 검색 엔진에서 관련 기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면 나와 같은 독자는 물론 전문적인 언론인도 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봤습니다. 특히 9.11 테러처럼 견해차가 큰 기사가 너무 많을 때는 관련 정보를 검색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뉴스에 관한 검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었죠."

<구글 스토리> 중 바라트의 말


그는 이후 구글의 '20%의 규칙', 즉 '업무 시간의 20% 또는 일주일에 하루는 무엇이든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는 제도를 활용해 '구글 뉴스', 이어서 '구글 알리미'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했다.

구글 알리미는 아이디어의 공유를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대도시 일간지부터 지방 타블로이드 신문까지 다양한 뉴스의 원천을 취합함으로써 그동안 제한적인 정보에만 접촉하던 사용자들에게 광범위한 정보와 뉴스를 제공한 것이다.


'바라트 나이스~'


B급아빠는 바라트를 칭찬하며 관심사에 대한 키워드를 구글 알리미에 차근차근 입력해 나갔다.

B급아빠가 지정한 구글 알리미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4차 산업, 걸그룹 브랜드 평판, 게더타운, 게임, 그루브웍스, 네이버, 노인, 데이터 분석 마케팅, 디딤돌 창업과제 2022, 디자인 트렌드, 디지털 마케팅,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 업계, 메타버스, 메타콩즈, 브랜디드 콘텐츠, 빅데이터, 새로운 마케팅, 소비자 트렌드, 쇼핑, 스타트업, 스타트업 입주, 식음료 트렌드, 여행 트렌드, 이마트, 자생한방병원, 정부 창업지원 프로그램, 챗봇, 카카오, 캠페인, 커머스, 컨퍼런스, 콘텐츠, 콘텐츠 마케팅, 클레이튼, 키오스크, 트렌드 리포트, 플랫폼, 한국관광공사, Ai, nft, ux 등등


이 키워드들은 B급아빠가 어떤 상황에서 ‘이건 계속 뉴스를 받아봐야겠는데?’라는 필요를 느끼고 그때그때 추가를 한 것이다. 이 42개의 키워드를 품은 뉴스가 메일 한 번씩 오게 된다.

(물론 그렇게 뉴스가 자주 생산되지 않는 키워드도 존재한다. 예를 들자면 B급아빠가 근무하는 ‘그루브웍스’ 같은… 허허)


꽤 오랜 시간 B급아빠는 구글 알리미를 활용해 트렌드를 흡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란 존재란 참... 하루 이틀 새로운 뉴스를 보지 않는 시간이 늘었고, 다시 자극적인 시간 보내기로 일관, 뉴스함에는 (아직 열어보지 않은) 볼드체의 뉴스 제목들로 가득하게 됐다.


B급아빠의 고민이 다시 시작됐다.


'매일 메일함을 가득 채우는 뉴스를 지치지 않고 훑어보는 습관을 만들 수 없을까?'



B급아빠는 이 고민의 해결책을 포털의 한 배너에서 발견했다!




카카오 프로젝트 100

'100일 동안 같은 목표를 가진 이들과 매일 같이 실행하고 인증하십쇼!'



"100일 동안 같이할래요?"


어느 날, B급아빠는 한 포털의 배너에서 이 섹쉬한 카피를 보고 클릭을 해버렸다. ‘카카오 프로젝트 100’이란 카카오 내 서비스 광고 배너였다. (이 서비스는 올해 종료됐습니다만, 유사한 서비스들을 꽤 있습니다.)

플백_2.png 카카오 프로젝트 100 배너


이 서비스의 취지를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뇌에 습관 회로가 생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0일, 작은 성공을 100일간 쌓아가며 변화를 만들자, 그런데 그걸 여럿이 함께 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니?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미션 달성을 위한 커뮤니티를 조직해 서로 격려하며 100일 동안 GO GO!'

B급아빠는 사람들이 올려놓은 다양한 미션 후보들을 살펴보다 한 게시물에 시선이 딱 멈췄다.

‘매일 15분 뉴스레터로 더 똑똑해질 나를 위해’라는 미션이었다.

플백 미션.jpg '매일 15분 뉴스레터로 더 똑똑해질 나를 위해' 미션


개설 이유의 첫 문장은 이랬다.


‘열정 넘치는 마음에 구독 신청은 했지만 좀처럼 읽지 못하고 ‘볼드’를 유지한 채 마치 스팸메일처럼 쌓여만 가는 뉴스레터를 가지고 계신가요?’


'그래 가지고 있지... 매일 15분, 그 뉴스들을 읽고 메모를 해서 인증하면 된단 말이지?'


B급아빠는 실천 보증금 만원을 당장 입금하고 미션 참여 신청을 했다. 그와 같은 문제를 가진 이, 아니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반가움과 위안을 느꼈다.


인증의 방법으로는 네이버 블로그에 정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매일 필요한 뉴스를 보고 블로그 포스팅도 하면 블로그 조회수나 이웃도 늘어날 게 아닌가? 이거 일거양득이겠군. ㅎㅎ'


그리고 드디어 시작. 그런데, 헉, 뉴스를 그냥 훑어보는 게 아니라 블로그에 또 정리를 한다는 건 결코 15분 만에 되는 일이 아니었다!


42개의 키워드마다 매일 3~5개의 뉴스가 담긴 메일이 오니 뉴스들을 다 보는 것도 장난이 아니고 그중에서 선택을 하고 저작권 문제를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 요약을 하고 내 의견을 붙여 올리면 한 번에 2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이건 한 번에 몰아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틈새 시간을 이용해야 해. 일단 뉴스를 보는 건 틈틈이 해야겠군. 출퇴근 시간이나 일하며 쉬는 시간에 뉴스들은 보고 블로그에 올릴 만한 후보들은 따로 저장을 해야겠네. 그리고 퇴근 후, 애들 재운 뒤 11시부터 1시간 동안 정리해야겠다.'


B급아빠는 이렇게 루틴을 만들고 실행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하루 5개의 뉴스를 선택해 정리를 했지만 1시간 이내로 하려면 정리할 뉴스는 3개까지 줄여야 했다.


그래도 매일 올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B급아빠에게는 '신데렐라 강박증'이 생겼다. 12시가 되기 전 미션을 완성해야 한다! 안 그러면 마차가 호박으로... 는 아니지만 그날 하루는 실패.


하지만 20여 일이 지났을 때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일단 B급아빠의 머릿속에 키워드별 뉴스의 흐름이 생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식이다.


‘여~ 카카오(카카오 미안)군! 전에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고백했었지. 그래서 그런 대안을 내놓았던 거 것 같은데 뭐? 내년엔 뭘 하겠다고? 이건 말이 다른데? 전엔 이런다고 했잖아? 어이 카카오군 괜찮은 거야?’


B급 아빠는 퀭한 눈의 신데렐라가 되어 12시가 되기 전 포스팅을 하고 인증샷을 올리는 일과를 매일 반복했다. 만일 코로나19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저녁 9시면 술집들이 문을 닫지 않았다면(자영업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그래서 저녁 약속이 전무해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드디어 100일이 지났다!


B급아빠는 (인간미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를 놓친 99% 달성률로 미션을 마쳤다.


99%인증.jpg 카카오 플백 미션 99% 인증!

환급받을 수 있는 실천 보증금 1만 원은 카카오가 제안한 기부처에 아쉬움 없이 기부했다. (치밀한 카카오 같으니라고)


그리고 카카오로부터 예상치 못한 작은 선물도 받았다. '카카오 프로젝트 100'이라 새겨진 작은 노트와 연필 다섯 자루였다.

카카오백일노트.jpg 카카오 백일노트 선물

하지만 무엇보다 값진 성과는 정말 뉴스함을 매일 꾸준히 비우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스타트업에 근무하며 다양한 업종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난다. 그만큼 화두도 다양한데, 이 습관 덕분에 적어도 42개의 키워드와 그 언저리에 대해선 최근 정보에 대한 '회화'가 가능하다.


더불어 B급아빠의 블로그가 활성화되었다.

물론 신데렐라 시절처럼 매일 포스팅을 하는 건 무리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포스팅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조회수가 적잖이 유지될 수 있다.

네이버블로그.jpg B급아빠의 블로그 메인(또 걸그룹 브랜드... 가 보이는데 다시 말하지만 이건 빅데이터와 관련된 뉴스다)


트렌드에 대한 회화 능력이 추상적인 성과라면, 블로그의 조회수는 숫자로 실감할 수 있는 뉴스 읽기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B급아빠가 몇 년에 걸친 '트렌드를 공부하는 방법 찾기'의 여정이다.

그래도 가장 좋은 공부법은 관심사에 대한 단행본을 읽는 거지만, 뉴스를 통해 매일매일 트렌드를 업데이트를 하는 건 다른 의미로 중요한 일이다.


코로나19가 막을 내려가고 슬금슬금 한 잔 하자는 메시지가 하나 둘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이렇게 형성된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과의 인연만큼, 이런 유용한 서비스들과의 만남도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나 생각한다. 더불어 실천을 하겠다는 의지도!


뭐 단군신화의 웅녀도 사람이 된 비결은 '100일 동안의 식생활 개선' 미션의 달성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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