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체리와 함께한 웹소설, <루나리스: 끝나지 않는 심야방송>
호수공원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카페 '아무도 없는 곳'은 이름처럼 한산했다.
낮 열두 시인데도 카페 안에는 서연과 민준, 그리고 졸린 눈의 바리스타뿐이었다. 유리창 너머 호수의 수면은 빛을 반사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정말 아무도 없지? 여긴 루나리스 직원들만 아는 장소야. 일반인들은 아예 찾기도 힘들어."
민준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서연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그래서 선배, 무슨 중요한 얘기가 있다는 거예요? 그보다 선배~ 홍보팀에서 시설관리팀으로 파견? 솔직히 말해봐요, 뭔가 있죠?"
민준은 카페를 둘러보더니 목소리를 낮췄다.
"이유? 음...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서연은 소파에 몸을 푹 파묻었다.
"농담, 농담이야! 근데 정말 어제 얘기한 대로야. 내년 봄 루나리스 20주년 행사, 내가 무려 현장 총괄을 맡았거든."
"겨우 대리가 그런 중요한 일을요?"
민준이 뜸을 들이더니 고백하듯 말했다.
"실은... 회장님이 우리 아버지거든."
"어제 박소장님한테 들어서 별로 놀랍진 않네요. 그런데, 회장님 아들이 겨우 대리?"
"실은... 어머니가 정식 부인이 아니야. 그래서 루나리스에서는 나를 '숨겨진 아들'이라 불러. 집에선 '숨기고 싶은 아들'이겠지. 그래서 형들과 달리 서른둘에도 대리 나부랭이야."
서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온갖 웹툰과 드라마의 '출생의 비밀' 클리셰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말이야! 넌 왜 그래?"
민준이 화제를 전환했다.
"야, 할머니 댁이 코앞인데 왜 관리사무소 숙소에 묵고 있어?"
"출퇴근이 편해서요. 그리고 선배도 알잖아요~ 할머니들은 잠귀가 예민하시다는 거."
"야, 거짓말 진짜 못하는구나. 너 거짓말할 때 눈동자가 좌우로 세 번씩 움직이는 거 알아?"
민준은 안주머니에서 작은 USB를 꺼내 테이블 위에 살포시 올려놓았다.
"이거 봐."
"오, 이게 뭐예요? 뭔가 중요한 거 같은데?"
서연은 USB를 집어 들었다.
"호수공원 관련 공식 데이터야. CCTV 영상, 실종 통계, 사건 패턴 분석 같은 거. 절대 다른 사람한테는 보여주면 안 돼. 회사 기밀이거든."
"선배, 이거 진짜 나 줘도 되는 거예요? 회사 기밀 아닌가요?"
"너 문레이크 호수공원 미스터리 기사 준비했었잖아. 네가 취재한 내용과 이 USB 내용을 비교해 봐. 뭔가 패턴을 발견할 수도 있을 거야. 재밌겠는데?"
민준의 장난스러운 표정은 순간 가면처럼 느껴졌다.
그날 오후 방송을 마친 서연은 방송실에서 혼자 USB 내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창밖 호수에는 황금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폴더에는 다양한 파일들이 있었다. '월야의 물귀신', '사라지는 방문객', '금지된 수역', '밤의 퍼레이드', '말하는 캐릭터' 등등.
'누가 이런 유치한 파일명을...'
서연이 '월야의 물귀신' 파일을 열려는 순간, 방송실 문이 벌컥 열렸다. 서연은 반사적으로 화면을 껐다.
"지금 뭐 하는 거요?"
박관수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서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또 절묘한 타이밍의 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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