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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랑자 Aug 15. 2024

부동산 전세사기, 죽여주는 깡전킬러

나는 석사과정 대학원생이다.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연구 이외의 시간을 웹 서비스를 만드는 데 매진했다. 대학원 과정 동안 살 첫 전셋집을 구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위험한 시스템이 있는지 많은 의문이 있었다. 그런 의문에 스스로 내린 답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검증해보고 싶었다. 1년 반에 가까운 시간 동안 팀을 꾸리고, 사업을 구체화하고, 지원을 받고 구현하는 단계까지. 그렇게 만들어진 AI 전세계약 진단 체크리스트 ‘깡전킬러’의 여정을 기록으로 남긴다. 이번 글에서는 서비스 깡전킬러를 소개한다.




창업 지원 공모에서 2등을 했던 우리의 IR은 실리콘벨리의 투자 명가 Sequoia Capital의 ‘How to Present to Investors’의 프레임워크를 빌려왔다. 2022년 봄, 본인이 창업한 회사를 IBM에 매각하고 본인도 VC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선배가 강연차 와서 강조했다. 받고 싶은 게 있다면 제발 기본적인 건 갖추고 와줬으면 좋겠다고. 다음 단락부터는 해당 항목에 따른 깡전킬러의 피칭이다. (이 이야기의 시점은 2022년 10월이다). 피칭에 어울리도록 습니다체로 작성하였다.



Problem


깡통전세 피해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2년 9월 기준, 전세보증금 사고금액은 이미 이전 해의 전체 금액을 뛰어넘었고, 피해규모가 점점 커짐에 따라 세간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습니다. 강서구, 인천, 대전 등 한 번 알려진 진앙지는 세입자들이 입주를 더더욱 꺼리게 되며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리스크에 대비하고자 하는 임차인들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저 또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대전지역에 생애 첫 전세 계약으로 살고 있어, 위험에 노출된 상태입니다.



피해를 어떻게 입게 되는 걸까요? 금리가 오르고 대출이자가 오름에 따라 이자 상환의 압박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임대인이 혹여 대출금의 이자를 지속적으로 체납하고 있다면 채권자인 은행은 본인의 원금을 지키기 위해 강제로 임대인이 소유한 주택을 경매에 내놓도록 하게 됩니다. 만약 주택가격이 하락기에 있다면 더더욱 낮은 가격에 낙찰되겠지요. 그러한 상황에서 주택의 가격이 낮아져, 그 값어치가 대출로만 채워지게 되는 상황을 ‘깡통전세’라 부릅니다. 돌려줄 돈이 없는 깡통인 것입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세입자가 해야 할 일은 최악의 상황인 경매에서 나의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입니다. 가령 다가구주택의 원룸에 입주한 나의 보증금이 1억 원이라고 가정합시다. 건물주는 이 건물을 구매하기 위해 3억 원의 대출을 받은 상황입니다.  

[1]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 경매에 낙찰되면, 낙찰금을 받는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건물 운용 과정에서 가장 먼저 대출을 받았던 은행(3억 원)과 본인보다 먼저 들어온 세입자들이 우선순위가 높은 선순위채권자들입니다. 제 앞에 두 명의 전세임차인이 있고, 마찬가지로 전세보증금은 각각 1억이라고 봅시다. 그렇다면 총 5억(3억+2억) 원의 선순위채권이 존재하게 됩니다.

[2] 제 보증금도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으려면 경매낙찰대금이 선순위채권(5억)과 나의 보증금(1억)을 합한 6억 원 이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3] 만약 경매낙찰가가 6억보다 작다면? (6억 - 경매낙찰가)가 바로 내가 손해 입을 금액입니다. 경매낙찰가가 6억 이상이라면 돌려받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지요.



➀ 신뢰할 수 없는 깡통전세 위험 판단 기준

요즘처럼 다가구주택의 거래가 침체된 시장에서는 낙찰가를 충분히 받을 길이 묘연하기도 하거니와, 심지어는 낙찰자가 없어 유찰될 확률도 높습니다. 이렇듯 전세로 입주하려면 보증금이 안전한지 확인하는 과정이 아주 중요합니다. 은행에서 대출하기 위해 개인의 신용도를 진단하듯, 집주인에게 돈을 맡기는 임차인에게도 이러한 시스템이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진단을 할 수 있으려면 “경매낙찰가”를 예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계약 만료시점의 경매 시장상황을 고려해 과연 개인이 이것을 예측할 수 있을까요? 항간에 유튜브와 블로그에서 이것을 진단하는 법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내가 들어갈 건물과 유사한 컨디션의 주변 건물의 시세를 찾아, 그 금액의 80%에 해당하는 금액이 (선순위채권 + 내 보증금) 합보다 크면 대략 안전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현시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장의 상황을 보면, 이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비공식적 공식인지 체감됩니다.


➁ 복잡하고 번거로운 계약까지의 프로세스

복잡한 내용 건너뛰고 그냥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실 수 있습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간단하게 위험에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것만 해도 여러 개의 단계를 거치며 다수의 채널에서 공문서를 조회하고, 각종 규정과 법규를 알아보는 단계를 필요로 합니다. 나아가 보증보험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주택도 많거니와, 보증보험을 들 수 있는 주택을 선택할 상황이 되지 않는 임차인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Solution


이러한 상황에 ‘깡전킬러’는 보증금의 위험을 보다 정확하고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AI를 기반으로 진단하며, 예방책을 제시합니다. 소중한 목돈을 한 끼 식사 값으로 지킬 수 있다면, 아까울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깡전킬러는 다음 두 가지 핵심 기능을 제공합니다.   


➀ AI기반 보증금 리스크 진단 - 매크로 및 지역 경제지표와 주택의 컨디션 및 도시적 맥락을 담은 메타데이터를 활용해 머신러닝 기반의 통계적 기법으로 경매낙찰가를 추정하여, 보증금의 위험 여부를 파악합니다.


➁ 계약 전체 프로세스에 대한 모바일 체크리스트 - 여러 블로그와 각종 공문서 채널을 오고 가면 번거롭게 확인해야 했던 계약 이전의 프로세스들을 모바일로 간편하고 손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제공합니다.



서비스 화면

목적주택을 검색할 수 있는 구별 전세 위험 지도
지도상에서 찾는 목적주택의 기본 정보
지도상에서 찾는 목적주택의 보증금 위험 AI진단
계약할 주택을 선택하기 위함 관심주택 모아 보기
전세계약 전 프로세스를 커버하는 체크리스트
전세계약 전 프로세스를 커버하는 체크리스트 > 세부 지침
체크리스트에서 확인하는 세부 AI 보증금 진단
체크리스트에서 확인하는 공문서 확인 가이드


Market Potential


이렇게 향후 5년, 깡전킬러가 목표로 하고 있는 시장 규모는 161억 원으로, SAM(Served Available Market) 기준, 청년층의 신규 전월세계약 규모의 50%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Business Model


깡전킬러는 AI보증금 진단의 주택 건당 결제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취하고 있으나, 초기 트래픽 확보를 위해 해당 서비스는 물론 모바일 체크리스트까지 모두 무료로 오픈하여 빠르게 확장하여, 2단계 서비스인 ‘임대차 분쟁 리걸 컨설팅’을 위한 유저 풀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Business Roadmap


이를 바탕으로 3개월에 걸쳐 서비스를 구축하여 2023년 2분기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1단계인 AI진단 서비스 운영기간을 최대 2년으로 트래픽 유치를 목표로 운영할 예정이며, 2단계 서비스 운영을 위한 투자자금 OO원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본 서비스가 확장하는 과정에서 기업/관공서/금융기관의 대출이나 신용평가 분야와 협력하여 B2B시장으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Vision


깡전킬러는 주택에 내재된 리스크를 진단하고, 이러한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무장시켜 주는 서비스입니다. 스마트시티에서 스마트해진다는 것은, 앎으로써 안전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깡전킬러가 안전하게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부동산과 프롭테크 산업의 ESG는 취약한 임차인을 보호하는데 최우선순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궁극적 비전입니다. 


(2024년 8월 현재 깡전킬러 서비스는 운영을 종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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