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킨 감정들.
엄마는 어제 나한테 전화했어
처음엔 받지 않았어
공부중이어서
한시경 엄마는 또 잔화했어
엄마는 내가 일하러 갈 시간을 이미 알고 있어
그때쯤이면 내가 일할 준비를 마치고 집에서 대기타는 중이라는 걸 알고 전화한 거야
가끔 이렇게 내 일정을 엄마에게 간파당했다는 걸 알 때의 그 느낌을 알아?
미치도록 싫어
그 관심이
더 미치겠는 건 뭔지 알아
난 왜 엄마가 내게 전화하는 걸 싫어할까 분석하는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는 거야
난 엄마를 사랑해
엄마가 언젠가 죽는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
그.런.데.
난 이렇게 어린애 같아
꼴랑 엄마 전화 하나를 가지고도 절절매
그게 나라 미안해
마음 속으로 난 엄마와 단둘이서 엄마 고향으로 여행을 가
그럼 엄마가 얼마나 좋아할까
그 지긋지긋한 장애인 동생 케어와 이빠 잔소리에서 밧어나 엄마가 그토록 사랑하는 셋째딸과 여행을 한디면.
난 알아.
그게 엄마가 바라는 거라는 걸. 이 가을에.
지난 주, 누구나의 입에서건 아 날씨 좋다, 라고 말 나올 정도로 그야말로 여행하기 최적의 날씨였을 때.
" 엄마 모시고 한 번 갔다와야 하는데."
내내 난 생각했어.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지.
왜 그러지 않았는지에 대한 수많은 이유가 날 괴롭혀.
나도 알아. 다 변명인 거.
그냥 난 그 귀찮음이 싫었던 거야.
그리고 난 장례식에서 뻔뻔하게 크게 울겠지.
효도하지 못했다고.
엄마는 아빠 차 타는 거 싫어하잖아.
그런데 엄마가 그랬어 어제
"다음주에 아빠하고 동생이랑 여행 가려 한다. 원래 이번주에 가려했는데 허리가 안 좋아서 못갔다."
난 다 알아.
엄마는 안 갈 거야. 날씨 탓으로 허리 탓으로 좌석이 불편하단 이유로.
그래서 난.
엄마만 그 셋에서 쏙 빼내어 나랑 남편이랑 편안한 여행을 가면 엄마가 얼마나 좋아할까 생각한 거구.
엄마는 항상 사위차는 편해 허리가 안 아파 라고 했잖아.
그리고 생각 뿐이었던 거구.
하지 않았던 거구.
이게 나야.
그래서 미안해.
고작 생각뿐인 나라서 미안해.
그냥 실행에 안 옮겨져.
그래도 엄마 사랑해
어제 무뚝뚝하게 전화받았지만 내 마음은 복잡했고 무거웠어
여기서나마 말할게
엄마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