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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Jan 09. 2024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  

인생의 어느 순간에서 심히 반짝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스타일수도 있고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 "와 저 사람 진짜 자기 세상 제대로 재미있게 펼치며 살고 있구나." 하고 생각이 드는 사람일 수 있다. 이 사람들은 인기가 많고 사람 자체도 활력이 넘치며 말과 행동에 거리낌이 없고 얼굴이 환하다. 하는 일마다 잘 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 사람이 없이는 그 한 시절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을 때. 그 사람의 이름이 들어가야 그 시절이 온전히 설명될 때.

나의 인생을 돌아볼 때에도 그러하다. 반짝이는 내 세상에 살던 때가 분명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반짝이는 순간을 살고 있을 때는 그 사실을 몰랐다. 인식할 겨를도 필요도 없었을지 모른다. 


그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와, 그때가 내 전성기였네!' 추억하며 그 전성기를 다시 구현하려고 했지만 다 쓰잘데가 없는 짓이었다. 한 번 지나간 건 돌이킬 수 없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그것이 시간이 가진 위대함이자 냉정함이다. 




과거를 끝없이 반추하기보다는 지금 내 삶에 반짝이는 것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내가 반짝이고 있었다는 걸 그 시절을 보내고 나서야 알았듯 미래에는 지금 내 생활이 참으로 반짝이는 순간들이었구나 생각할 수도 있을 테니까. 


난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감사가 거창한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조금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기. 그것은 깨어있을 수 있는 첫걸음이다. 


지금 내게서 반짝이는 건 무엇일까. 


새벽 네 시. 

이 방을 채우고 있는 네 존재들. 고양이 두 마리와 자고 있는 남편이 있는 풍경. 아마도 지금 내 인생에 가장 큰 감사의 이유. 


고양이들은 내게 큰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다.  그들은 점잖은 수염과 주의깊고 동그란 눈을 가진 유능한 정신과 의사이다. 유연한 몸만큼이나 유연한 정신으로 당신에게 근사한 처방전이 되어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말했다. '고양이는 신이 빚어낸 최고의 걸작이다.'라고. 


이들의 현란한 때로는 매우 간소한 움직임. 공중에서 흔들리는 장난감을 잡으려 휘이 크게 공중을 돌아 멋지게 착지하는 고양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아침 햇볕을 맞으며 늘어지게 누워 있는 고양이. 반짝이다못해 눈부신 순간이다.

 

                내 일상에 반짝임을 찾아내 이름을 붙여보고 불러보자. 한 줄의 글로, 때로는 그림으로. 

기억하자. 

우리는 모두 지금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다는 것을.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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