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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하자! (7) - 개업 초기 예산

최근 마이너스 통장을 본 로지마의 심정을 서술하시오(0점)

by 로지마

개업을 하려면 당연히 돈이 필요하다. 당연히.. 당연하지... 나는 생각보다 생각이 없었는데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서 생각보다 적게 들었는데 계속 돈이 든다...




1. 사무실 비용

- 보증금 0~???만 원

- 월세 0~???만 원

이게 뭔 헛소리냐 싶지만 실제로 그렇다. 집에서 개업하면 보증금도, 월세도 안 나오지. 다만 국선을 할 거라면 절대로 집 주소로 개업하지 말라고들 하더라. 우편 받아주는 비상주(=방 없는) 사무실을 구해서 주소만 딸 거라면 월 4만 원 수준에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 단독개업할 때 집 바로 앞 공유오피스 구하려고 했을 때, 회의실도 없어 보이는 곳은 월 30만 원 수준이었다.

서초동에서 1인 사무실을 구하려고 했을 땐 1000/70에 관리비 10만 원 짜리가 기억에 남고(교대역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방 하나 구하는 수준으로는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도 저년차 개업변호사들에게 그리 비싸지 않은 수준에서 방 빌려주는 사업을 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시설이 엄청 좋지는 않은 듯하고(창문 유무에 따라 가격이 조금 다르다. 방이 나올 때마다 메일로 오는 것 같다).

공유오피스는 월세 40~100 사이가 제일 많았던 것 같다. 패스트파이브 같이 유명한 프랜차이즈는 동네에 따라, 호실에 따라 100이 넘는 것도 있는 것 같더라고. 이건 상담받아봐야 아는 것 같다. ㅠㅠ

별산의 경우 동네에 따라, 방 사이즈에 따라 워낙 달라서...; 대한변호사협회나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 초빙' 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카톡방에 올라오기도 한다.



2. 로고 디자인 0~???만 원

로고 디자인이 없는 경우, 그냥 변협 로고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변호사 000 법률사무소'로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0원.

나는 지인 통해서 로고, 서류 하단(흔히 말하는 빨간종이 파란종이 하단), 명함, 서류봉투 디자인까지 다 맡겼는데 안 쓰게 됐다... 진짜 싸게 맡겨서 100만 원이고 어디 가서 그 경력자한테는 이 가격으로 못 맡길 듯? 그래놓고 별산으로 들어가서 안 쓰게 됐다.



3. 명함 2~5만 원?

아주 평범하게 사각에 형압이나 금박, 점자 없이 하면 400장에 1~2만 원대에도 가능한 것이 명함인데, 가장자리를 둥글게 깎고 이것저것 추가하면 한도 없이 비싸지는 것도 명함이다. 근데 영업하려고 별의별 곳에 명함 다 뿌리고 다녔더니 생각보다 빨리 쓰더라.

명함지갑은 친구가 선물해줬다.



4. 간판 ???

친한 변호사님 사무실에 가 보니 간판은 달지 않으셨고, 대신 블라인드에 로고를 인쇄하셨더라고. 나중에 이사갈 때에도 편리할 것 같더라. 간판은 제작 비용도 있지만 사다리차 부르는 게 비싸서... 나는 별산이라 방과 사무실 입구에 이름표만 달면 됐는데, 그것도 대충 5~7만 원은 했다.



5. 기본 사무가구와 컴퓨터 등 150만 원~

대부분은 개업하자! (3) - 세무 등 알아봐야 할 것에 써놨다.

책상은 친구가 준 거 써서 얼마인지 모르고... 책장은 두닷에서 40만 원 정도 주고 샀다. 총 18칸짜리인데, 이것저것 다 넣어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 칸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보니 기록봉투를 넣기에도 좋다(기록봉투는 생각보다 키가 크다). 의자는 원래 쓰던 건데 80만원짜리(에르고휴먼 의자인데 원래 100만 원 넘는 건데 세일을 가끔 한다). 꿈의 의자 허먼밀러는 여기저기에서 세일 정보를 얻으면 좀 싸게 구할 수 있다. 세일해봤자 비싼 의자지만...

컴퓨터 등은 최대한 싸게 했다. 정말로 문서작성 말고는 하는 게 없거든.가장 기본적으로 컴퓨터와 모니터 합해서 100만 원 수준. 컴퓨터 주변기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마우스, 키보드, 웹캠(웹캠에 마이크 없으면 마이크까지) 정도가 필요하다.

복합기와 파쇄기는 사무실에 있는 걸 쓰고 있는데, 혼자서 개업했으면 아마 삼성이나 부라더에서 나온 컬러 레이저 복합기를 쓰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에 집에서 쓰려고 부라더 복합기(흑백) MFC-L2700DW 중고로 샀는데 괜찮더라. 파쇄기는 무조건 꽃가루 세단 되는 걸로!! 안그러면 글씨 다 보임!! 방에서 하나 놓고 쓰라고 현대오피스 자동 파쇄기 작은 것 하나 선물받았다. 괜찮더라고.

그외에 의외로 CD롬과 CD와 CD봉투... 증거 제출할 때 필요하다.

혼자 개업하면 전화기도 한 대 두고 핸드폰으로 착신전환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통화녹음 꼭...)



6. 각종 프로그램 10만 원~

한글은 10~40만 원대(가정용/오피스용), 구글 드라이브는 15GB까지 무료(그 이상 써봤자 월구독료 별로 안 비싸더라고). 원드라이브나 드롭박스는 안 써봐서 모르겠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쓸 거라면 그것도 필요한데 나는 그냥 한글오피스로 한쇼랑 한워드 쓰는데 이런 말하면 다들 끔찍하다는 듯이 쳐다보더라... 아니 워드 쓸 일 별로 없어서...

가끔 의뢰인과 함께 문서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땐 구글닥스를 쓰기도 한다. 무료라서 좋다(?).



7. 각종 도장 1.5만 원~

'변호사 로지마' 도장만 파도 만오천 원은 나온다. 자동 도장으로 파면 더 나오지. 그외에 샤치하타 인주(ㅋㅋㅋ 이거 진짜 좋더라), '증 제 호증', '갑/을 제 호증'(사실 이제 이건 별 필요 없다. 민사는 거의 전자화됐으니...), '참고자료' 같은 도장도 구비해둬야 한다.



8. 각종 봉투와 종이 이게 의외로 비쌈

- 기록봉투: 지금 찾아보니 500장에 38만 원인데 친한 언니가 백 장인가 해줬는데 이언니 자기 마통 파다가 해준건가? 그쪽으로 세 번 절하고 마저 써야겠다.

- 우편봉투(큰거): 300매에 3만 원에 했다.

- 빨간종이, 파란종이: 디자인 포함해서 1천 장에 6만 원 조금 안 되게 나왔다. 선배 말로는 빨간종이는 쓸 일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고(그 선배는 고소대리 사건을 잘 안 한다).

- A4는 별산 사무실에서 같이 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친한 선배가 개업선물로 보내주시기도 했었고.

- 형사사건 의견서 같은 것 낼 때 의견서와 증거가 아주 두꺼워지면 천공기와 철끈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아직 그 정도로 해본 적은 없다.



9. 프로필사진 10~40만 원?

프로필사진을 꼭 찍어야 하는지는 견해의 대립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일단 나는 예전 회사 프로필을 갖다 쓰기도 그렇고(써도 뭐라고 할 것 같진 않았지만 사진이 맘에 안 들었다) 영업용 블로그를 할 거라서 찍었다. 업무용 카톡 프로필에도 써야 했고. 로톡이나 크몽에도 쓰고 있다. 별산 홈페이지에는 아직 내 프로필이 없는데, 회사가 다같이 찍지 않지만 내 프로필이 들어가야 하는 경우 알아서 찍어서 들고 들어가야 하고. 근데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값이 상당히 다른 것 같다. 나는 비타스튜디오에서 37만 원에 찍었는데, 메이크업+헤어+사진을 한 번에 해줘서 좀 비싸도 그쪽으로 갔다. 메이크업을 원래 잘 하는 편이면 사진만 잘 찍는 곳으로 찾아보고 가도 될 듯. 나는 썬크림도 바르다 말다 하는 편이고 찾아보는 것도 귀찮아서 메이크업과 사진을 따로 찾지도 않았다. 인스타에서 #전문직프로필 같은 걸로 검색해보고,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잘 찍는 곳으로 가라고 하더라고. 서울에서는 강남 쪽에 많은가보더라.



10. 기타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팔 거라면 그 비용(나는 블로그를 오래 한 데다가 도와줄 사람이 있어서 블로그 초기 작업에는 돈이 안 들었다. 원고도 내가 쓰고 있고). 블로그 원고는 업체마다 다르지만 건당 4~10만 원 수준인 것 같더라. 프로필 사진도 찍어야 하면 찍고.

사무실로 사람을 받을 거라면 대접용 음료수. 탕비실이 있다면 커피머신이나 차와 컵, 컵받침, 정수기 같은 것들. 단독개업으로 사무실을 꾸릴 거라면 회의용 테이블과 의자, 내 자리와 회의용 테이블을 나눌 파티션 등. 더 나가면 인테리어비용. 책상 옆에 필요한 서랍이니 뭐니 하는 것들... 휴지도 내 돈 주고 사야돼...

이제 판례검색사이트(엘박스, 케이스노트, 빅케이스 등)도 내 돈 주고 구독해야 하고, 경유증표도 내 돈 주고 떼야 해... 단독개업이면 세무사사무실도 내가 계약해야 해...





이걸 내가 봤으면 개업을 했을지 모르겠다... 근데 뭐 할 사람은 다 하지... 할만해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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