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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lnoc Nov 17. 2018

에세이 / 생각의 기쁨

일상 속에서 꾸준히 자극받고, 깊게 느끼는 겁니다

생각의 기쁨-유병욱

생각의 기쁨-유병욱

1. 계기
회사 책장에 오랫동안 꽂혀있던 책. 
어떤 장르인지도 모르고 무심코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빠르게 읽어버렸다.

2. 요약
카피라이터 유병욱의 에세이. 다년간의 카피라이터로서의 경험에 비추어 더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태도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직업에 대한 이야기지만 마치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는 점에서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3. 감상
카피라이터의 일과는 거리가 있지만 내가 하는 일도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잘 표현해내야 하는 류의 일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을 하는 것은 육체노동 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참 보람있고 중독성 있는 일이기도 하다. 요즘 들어 부쩍 드는 생각인데 좀 더 일을 잘하고 싶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아이디어가 좋은 사람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한참 하던 와중에 만난 참 좋은 책이었다.

저자는 나를 가르치지 않는다. 
그저 "이렇게 해 보니 좋더라" 라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해 주거나, "누가 나한테 이렇게 얘기했는데 그게 참 나에게는 좋은 영향을 주었어" 라고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들은 아주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본질을 중요시 여기라거나, 깊이 알기 위해서는 넓게 알기 위해 노력보라고 하는 지금까지 많이 들어본 어쩌면 당연한 교훈들이었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가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그가 든 예로 든 구체적인 사례들과 경험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에스페란자 스팔딩의 노래를 찾아들으며 퇴근하였고, 정류장의 가사를 보며 훌쩍이기도 했으며, 법정스님이 이야기한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라는 인용을 통해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나도 잘하고 있어" 라는위안을 얻기도 하였고, "이렇게 생각할 수 도 있구나" 라는 감동을 얻기도 하였다. 

이 책은 본질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래서 모두가 아는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당연한 것들을 참 당연하다는 듯이 잊고 살 때가 많다. 이 책이 좋았던 건 잊고 있었던 당연한 삶의 태도를 쉽고도 명료하게 상기시켜준다는 점이다. 나는 또 금방 책 속의 내용들을 잊을 것이고, 일상 속에 파묻혀 그저 그런 하루하루를 보낼지 모르지만 문득 이런 일상의 기억의 쌓여 나도 이런 직업 속에서 느낀 이야기를 글로 쓸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다소 오만한 생각이 들었다. 어느 누군간 내가 걸어온 길을 궁금해 하지 않을까 라는 헛된 기대. 이 책의 제목처럼 생각하는 일은 정말 기쁜 것일까. 사실 괴로울 때가 많지만 그 괴로움 끝에서 늘 느끼는 성취감이 어쩌면 기쁨일지 모르겠다. 그 기쁨을 좀 더 오래, 그리고 자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또 하루하루 살아가봐야지.

인간의 목표는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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