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날에 이르면 요상한 마음이 든다. 어쩌면 그 마음은 나는 어째서 살아있는가와 같은 물음이다. 티베트어로 동물은 마음이 있는 존재라는 뜻을 지닌다고 들었다. 마음이 있는 존재가 겪어야 하는 숙명 같은 게 있을 것이다. 그것은 생명이기에 다른 생명의 상실과 부재에 슬퍼하고, 그것은 생명이기에 죽음을 애도하며, 그것은 생명이기에 죽음을 넘어 한을 풀어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사이에 시간이 있다. 한강 작가가 말했듯이,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슬픔과 애도의 시간들 사이에는 아름다움이 있다. 생사를 좌우하는 시간은 때론 허망하지만 때론 아름답다. 올해 깨달은 것이 이렇다. 웃음과 울음이 공속 한다는 것. 슬퍼해야 웃을 수 있고, 웃어야 슬퍼할 수 있다는 것. 이것 또는 저것으로 가르고 있는 모든 것은 연결되기 위하여 갈라져 있다는 것. 모든 문제는 너와 나를 갈라 생각하는 데 있고, 그렇다면 모든 전환은 너와 나를 함께 생각하는 데 있다는 것. 세상 어느 것 하나 가장 나쁜 것이 없고 가장 좋은 것이 없다는 것. 나쁜 것과 좋은 것은 선후의 차이를 두고 함께 온다는 것. 나와 너와 우리는 그 시간의 혼란 속에서 숨 쉬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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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이미 밝았는데도 해갈이글을 못 맺고 있다. 송구영신 중 어느 것도 편한 마음으로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보내줄 때가 되었는데 붙잡고 있고, 맞을 때가 되었는데 못 맞고 있고. 이것은 나의 의지로 가능한 영역이 아닌 것만 같다. 그렇지만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작별과 환대, 아직 낯설다. 새해 첫 소설로 오래전에 선물 받은 책을 열었다.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에 쓰인 문장을 빌려온다.
“나는 숲을 푸른빛으로 물들이는 그 식물들을 보며 고통은 늘 아름다움과 같이 온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면 아름다움이 고통과 늘 함께 오는 것이거나. 이 마을에 삶과 죽음을 동시에 가져다준 이 식물들이 나에게 알려준 진실은 그랬다. 어느 쪽이든, 나는 더 이상 눈앞의 아름다운 풍경에 마냥 감탄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에 마냥 감탄할 수 없는 사람, 공감이 가는 구절이나 나는 어쩌면 정반대의 기분을 느꼈다. 새 해가 뜨고 곧장 삼척에 와서 내가 연구활동하고자 하는 비극의 현장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추수가 끝났지만 아직 황금빛인 들판 사이로 걸으면서 아직 채 망가지지 않은 맹방해변 앞에 섰다. 해가 지고 있었고 그 해는 산기슭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바다는 보랏빛이었다. 저 해변의 끝에는 새해 첫날 가동을 시작한 석탄화력발전소에 연결된 석탄하역장이 있었다. 아마도 사오 년 전에 보았던 비극의 씨앗, 그리고 앞으로 같이 살게 될 비극의 현장. 그렇지만 그 순간만큼은 지구의 끝이라 해도 만족할 만큼 아름다웠다. 나는 더 이상 눈앞의 비극적인 풍경에 마냥 우울해하지만은 않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구나. 이 감각은 생태학살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계속 입에 올리면서도 내가 간직하고자 혹은 발굴하고자 하는 무언가를 지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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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회한이 많다. 나는 시간과 더불어 사는 법을 아직 잘 찾지 못했다. 완벽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소중함은 완벽함을 갈망하게 한다. 그것이 불완전함에서 기인했더라도. 잊고 싶지 않을 만큼 가슴 벅찬 순간도 희미해져 가는 기억의 생리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언젠가의 인터뷰에서, 돌아간 사람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던 나이 든 과학자의 말을 조금, 이해하게 된 지도. 함께 육 년 차를 맞은 애정하는 나의 공동체의 송년모임에서 나는 우리의 영화 제목인 ‘바로, 지금, 여기’와 돌아간 선생님의 추모축제 제목이었던 ‘지금, 여기, 가까이’를 헷갈렸다. 그렇지만 헷갈려도 좋았다.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었다. 아니, 시간대를 달리할 뿐 함께하고 있었다. 어떤 철학자의 다소 이상하고 이상적인 낱말들 몇 개가, 내가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 곁에서 부드럽게 헤엄치고 있었다. 나는 벅찼다. 그리고 행복했다. 아, 더할 나위 없었다. 좋고 나쁠 것 없이 더할 나위 없었다. 주기적으로 철썩철썩 밀려오는 파도에 휩쓸려갈 감정이겠지만, 여기 이렇게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나는 종종 그리워하고 아련해하며 언젠가의 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을 얻을 것이다. 이제는 더 남길 말이 없다. 새해 복 적을수록 풍요롭게 잘 지어가시길.
정성과 평화 담아
윤석 남김
한해간 무엇을
일월에는 병역거부를 마음먹었다. 감방에 웨이팅이 있다고 듣고서는 모교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아시아비정부기구학(MAINS: Master of Arts in Inter-Asia NGO Studies) 과정에 입학하게 되었다. 번개벽파 신년모임으로 해방촌에 갔고, 서울눅스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생명학연구회와 함께 문순홍 선생님 묘소를 찾아뵙기도 했다. 잠시 떠났던 녹색당 정책위원회에 합류했다. 신 샘이 돌아가시고 난 뒤 기약 없이 밀려온 탈성장 저자모임을 재개했다.
이월에는 할머니댁에 오랜만에 간 기억이 난다. 왜냐하면 거기에 사고가 나서 강물이 비취색이 되었던 게 퍽 충격이었기에. 그러다가 어쩌다 보니 다시 선거에 뛰어들게 되었다. 4년 만의 총선이었다. 익산에 내려가 박맹수 선생님께 귀한 이야기를 듣고 인터뷰도 남겨놓고, 공주에 동학 답사도 다녀오고, 사발님과 김지하 세미나도 했다. 한편으로, 생태적지혜연구소에서 시작한 생태전환대학 프로젝트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신 샘의 유고인 ‘근본파 현실파를 넘어서’가 나와서 서평을 올리고 북토크 토론에 함께했다.
삼월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우리 녹색당이 정의당과 함께 선거를 치르게 되면서 더욱 경황이 없어졌다. 태안에 정의로운 전환 집회에도 갔었다. 국회에 갈 날이 많았고, ‘기후를 살리다, 사람을 돌보다’ 정책공약집의 기조와 구조를 짰다. 서문 격인 ‘녹이와 정이 이야기’ 인터뷰를 싣고 정책 분류와 편집을 맡았다. 끝나고 보니 지완이에게 부탁해 그린 삽화 한 장만 남은 것 같다. 돌아보니 저번의 총선에서 처음 녹색당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부고로 활동을 끝마치지 못했던 게 남아있었다. 선거를 마치니 빚을 다 갚은 기분이 들었다. 아 그 와중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대학원 첫 학기가 시작해 버렸다.
사월 선거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바람과 물 11호에 조천호 선생님 인터뷰를 소연과 함께 실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청년기후긴급행동의 활동기를 담았던 ‘바로, 지금, 여기’가 개봉을 앞두고 선을 보여서 보다 울었다. 학교에 죽어 있던 느티가 베어져서 너무 슬펐다. (나중에 나라님의 제안으로 느티나무 다큐 촬영에 함께하게 된다.) 14일에는 오랜만에 너도밤나무 모임이 있었다.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든 선거가 끝나고 며칠 지났나 세월호 참사 십 주년이 돌아왔다. 안산에 다녀오던 날 저녁 故신승철추모축제 준비모임이 꾸려졌다. 그날의 뒤풀이에서 녹색당 세월호 읽기 모임(나중에 조니워커그린으로 명명)이 결성된다. 긴급행동 멤버들과 소영의 결혼식에 갔던 기억도 있다. 하남의 대안학교인 꽃피는 학교에서 김진 선생님과 학부모님들과 바람과 물 읽기 모임을 시작했다. 학교 공기네트워크에서 월간으로 다시 바람과 물 읽기 모임을 시작하기도 했다.
오월, 채영 언니를 공가에 초대해 『이것도 제 삶입니다』북토크를 진행했다. 메인스에서 다 같이 광주로 기행을 갔다. 우리 발카, 오마, 디안, 토픽, 그레이스와 함께 여러 친구들과 인연을 맺고 왔다. 간 김에 다은 언니와 스승의 날을 겸해 김상봉 선생님을 뵙고 왔다. 도국과 윤서도 보고 왔네. 그다음 주에는 바람 수녀님 초대로 양평의 활동가 피정에 가 잊을 수 없는 돌봄을 겪고 왔다. 그 피정에서 깊은 밤 중에 『탈성장들』서문 초고를 썼다. 그 사이 문래동에서 신길동으로 우리 생태적지혜연구소가 이사를 했다. 이사를 도우러 가서 책을 나르고 그 정겨운 공간을 둘러보다가 왔다. 그런데 전남대에서 친구의 친구 뻘 되는 유학생이 자살하는 비극이 있어서, 수습을 거들고 논평을 썼다. 5월의 말일에는 긴급행동에서 계속 이어온 형사재판의 대법원 선고가 잡혔다. 전날 밤을 새우고 떨리는 마음으로 갔다. 파기환송심이 나왔다. 대법원 판결 승소였다. 활동가 생에 가장 기쁜 날로 기억될 것 같다. 그날 저녁, 조효제 선생님과 김동춘 선생님의 은퇴식이 있었다. 이 달에는 정민과 인환의 결혼식에 갔다.
유월 우여곡절 끝에 메인스 1학기가 끝났다. 그렇지만 메인스 프로그램은 방학이 없어 바로 다음학기가 시작했다. 한편, 현경 선생님 부탁으로 평화 활동을 잇는 토마스와 사직동 그가게서 밥을 먹고 나야의 EDE 공유회에 함께 갔다. 밀양 십 주년 집회에 갔다가 보은의 동방마녀 게더링에 가서 명주를 다시 만났다. 오랜만에 이성훈 선생님과 생명평화 대화마당을 하러 월정사를 갔다. 메인스 동기들과 끝나고 강릉 바닷가를 거닐다가 돌아왔다. 아마 이 달은 신 샘 추모축제에 몰빵 했던 것 같다. 유월 이십구일 아름다운 추모제가 열렸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마음 한 조각씩 찾아들고 모였다. 그 감사함이 아직도 남아있다. 신승철 함께 읽기 모임을 그 후로 계속 이어가고 있다. 여진님의 결혼식에도 다녀왔다. 수연이 초대해 주어 건우, 청연, 은빈과 서촌 집에 가 모임을 가졌다.
칠월의 첫날엔 신 샘의 장지에 찾아갔다. 여러 마음이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물소리 가운데에서 추도사를 읽었다. 6일에는 할머니 산소에 가서 박정순 할머니 1주년 추도사를 써가서 읽었다. 긴급행동의 삼척 한달살이 대열에 이틀뿐이지만 합류했다. 학교에서 EOC이탈리아 시민경제학 읽기 모임을 이어갔다. 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못 가게 된 속초도 다녀왔다. 인영이가 유난무브먼트에서 연 쓰나마한(쓰레기 산에 나무 심는 마음으로 한걸음) 모임과 함께 난지공원에 가서 나무를 심었다.
팔월 하연이와 동화가 졸업을 했다. 생각하니 회대협곡모임이라는 5인팟 롤모임이 참 재미났다. 광복절을 기해 전쟁없는세상에서 주관한 평화캠프를 다녀왔다. 드디어 『탈성장들: 하며 살고 있습니다』책이 나왔다. 도연이 주재해 주어 이때부터 탈성장 아시아 네트워크 모임도 하고 있다. 생명평화아시아와 함께하는 붕앙재판 보고서 중간발표를 했다. 발표가 끝나고 포항에 가서 오랜만에 민지와 시간을 보냈다. 민지가 오래전 졸업한 폐교된 초등학교를 들렀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디안과 함께 학내 노동조합 인터뷰를 했다. 안 되는 영어로 통번역을 열심히 했다. 한신대에서 생태전환대학 여름 워크숍을 열었다. 느리지만 천천히 가고 있다. 지수가 연출한 기후연극을 보러 갔다. 말일에 월정사에 가서 진주님, 지웅님, 현기스님과 함께 오대산 생명문화원 일을 꾸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현기스님께 이름을 주실 수 있냐고 했다.
구월 오래도록 미뤄온 사직동 집을 뺐다. 3년간 달려온 바람과 물이 종간을 했다. 마지막 호는 ‘인류세 이야기’가 제호다. 정성을 유독 많이 들인 호가 될 것 같고,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종간파티를 열었다. 하나의 잡지를 열고 닫는 것이 얼마나 큰 세계인지 실감했던 것 같다. 윤정님, 소연, 신영, 지훈님께 감사하다. 끝나고 바로 전쟁없는세상에서 연 병역거부학교에서 발제자로 마이크를 잡았다. 덜덜 떨었다. 907 기후정의행진을 했던 기억이 난다. 풀칠 액션을 했는데, 활동가라는 정체성과 다시 불화했던 것 같다. 바로 다음날 파리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어진 님이 환대로 맞아주었다. 그렇게 구월 한 달은 유럽에서 시간을 보냈다. 순례길에 올라서 초기 기독교 공동체인 Twelve에 며칠 머물 수 있었다. 바티칸에서 전 세계의 평화 활동가들과 교황님을 뵈는 행운이 찾아왔다. 인영이와 빌바오라는 도시에서 지냈다. 이곳저곳을 다니던 중 가게 된 영국의 토트네스에서 스테판 하딩 교수님의 장례식에 갔던 것도 남는다. 뮌스터에서 보낸 시간이 유독 기억에 남았고. 준서가 함부르크에서 밥과 커피를 샀다. 그리고 하리와 예규랑 프랑크프루트에서 시간을 보내다 돌아왔다. 모시는 사람들에서 함께한 청년 동학 원고로 ‘동학과 동학들’을 애써서 썼다.
시월 대학원 3학기 거진 낙제를 할 뻔했는데 은사님 덕으로 구해졌다. 공부 체계를 잡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속상했다. 그래도 요가트리에도 다시 나가고 애썼다. 긴급행동의 서로 돌봄 프로그램 난장판을 시작했다. 고은님과 이 것에 대해서 인터뷰를 했다. 태현 결혼식을 다녀왔다. 또 희표와 석수의 결혼식에 갔다. 대구에 내려가 긴급행동 <법정에 선 활동가들: 붕앙재판 보고서> 최종발표를 했다. 윤정 상준(박) 은빈 청연 어린의 힘, 이후에 조금 더 추려서 최종보고서를 만들었다. 다시 채원과 수아랑 사회과학도로 살아남기 모임을 했다. 튜터링을 빙자한 마음 독려 모임으로 이어갔는데 나쁘지 않았다. 신 샘 돌아가시고 난 뒤, 무언가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일어 오르는 데 그것도 해봤어야 알지 쉽지 않다. 생일날 축하를 많이 받았다. 오래 미뤄온 나너우리영활학앓음앎아름다움 글을 쓰기로 했다.
십일월 도원이가 전역을 해서 예하랑 지완이랑 찬희랑 밤새 게임을 했다. 인영이가 없는 동안 태영이에게 커피와 샌드위치를 얻어마셨다. 제주애기모람과 콩란 그리고 녹탑을 선물 받아 키우게 되었다. 아, 식물과 함께하는 삶이 나의 초심이었던 것 같은데. 규석이 형이랑 따로 길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던 기억이 오래 남을 것 같다. 어쩌다 피스모모에서 에코사이드와 평화권을 주제로 발제를 할 일이 있었다. 그리고 논문 프로포절을 준비했다. 공기네트워크에서 김장도 했다. 공기 멤버들과 인천 성가비소녀회에 가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긴급행동에서 구한 새해부터 살게 될 삼척 집에 상준과 채원과 가서 침대를 조립했다. 상준, 래영과 긴급행동 ‘모금뿌리 파뿌리’ 씨앗을 만들어 이것저것 읽어나갔는데, 12월에 완전 어그러져 수다모임으로 살아남았다. 그 오래된 잡지 사상계를 복간하는데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십이월 계엄이 터졌다. 계엄 날 민선의 바닥에서 GV에 가 있었다. 다음 날인가 일 년 넘게 이어온 상담을 마쳤다. 머루님과의 시간들은 나를 살리는 데 깊은 감사함을 지녔다. 그 주 첫 토요일에는 점심에는 고등학교 동창회 저녁에는 지윤 누나의 결혼식에 갔다. 어쩌다가 원주의 한알마을에 강의를 다녀왔다. 계엄 이후 한 두 주 정도는 기억이 없다. 혜선이 파마컬처 세계대회에 다녀오자마자 만나 힘을 얻었다. 어려움 마음 부여잡고 글만 쓰려고 했다. 연말에 다시 일어나려고 했다. 박경태 선생님과 김지윤 선생님, 김병수 선생님의 따스함으로 크리스마스까지 어떻게든 종강을 했다. 연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긴급행동의 활동공유회 ‘우리의 모든 지금’이다. 수아랑 사회를 보며 책임과 내려놓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한 날이었다. 끝나고 어린이랑 공가에서 아침을 만들어먹으면서 회고를 했다. 지용이가 초대해 준 생명평화합굿의 공연도 깊었다. 은수와 약천사에 가서 예불을 드리기도 했다. 송년회 시즌이 어김없이 돌아오고 같이 붕앙팀 때부터 기후운동을 처음 시작한 친구들과 오랜만에 다연이네에서 만났다. 그리고 거진 매달 이어온 소중한 GPS 송년회를 채운이네 집에서 했다. 상희, 동화, 하연, 현지, 나경, 준하, 수호, 해, 성윤. (참여는 못 했지만 윤호, 다은, 혜성도) 회고하다가 뭔가 눈물이 났다. 시옷과 나야의 떠나기 전 차담회에 함께했다. 한 해의 마지막엔, 언젠가 밴드를 만들고 싶은 호연, 예하, 다연 이들과 마지막 일요일을 보냈다. 미처 다 적지 못했는데, 주도와 준태와 세월호 모임으로 시작한 조니워커그린이 공동체가 되어간다. 앞서 적어두진 못했지만 한 해 동안 여러 모임을 해왔다. 인영이랑 세미나를 시작해 매주 빠지지 않고 모임을 이어온 게 큰 힘이었다. 좀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관계망에서 얼마나 소중한 은혜를 입으면서 사는지 알 수 있다.
올해의 리워드
올해의 책: 소년이 온다(한강), 사랑할수록 지혜로워진다(신승철)
올해의 노래: Graceful Ghost(Hamelin), 연두를 삼키고 초록을 태워야 그제서야 나무가 된다(CK밴드), 시간(김창완), 둥글게(이상은), 날씨의 요정(신인류)
올해의 영화: 인터스텔라(크리스토퍼 놀란) 새벽의 모든(미아케 쇼)
올해의 드라마: 아케인
올해의 순간: 뮌스터의 성당과 시냇가
올해의 후회: 마감 좀 제 때 할 걸
올해의 선물: 인영이 선물한 다람살라에서 온 묵주(다만 지완이 집에서 실종되어 지완이 이삿날에 짐 나르기 도우며 찾으러 갈 예정)
올해의 단어 : 지금여기가까이
올해의 참 잘했어요 세 가지 : 웃음을 잃지 않았다, 무엇이 중요한 지 알았다, 사람과 공동체에 최선이려고 했다
올해의 달과 그 이유 : 7월, 이유 비밀
올해의 영감 : 신승철학
올해의 이걸 못했다니 : 데이터 정리
올해의 깨달음 : 애도가 끝나니 사랑이
올해의 왈칵 : 바티칸에서
새로운 다짐 : 미뤄온 꾸준히의 방법론
올해의 애정과 사랑 : 비밀
올해의 마지막 할 일 : 나너우리영활학앓음앎아름다움, 희망의 생태학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