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7.17. 끄적임

by 노마 장윤석

논문이 끝났다. 단 여섯 글자인데 이 여섯 글자를 쓰려고 그리 머리를 싸맸던가. 참 고난이었다. 누구나 처음은 어려운 법인 것 같다. 나의 장점도, 단점도 모두 본 것 같다. 역시나 장점도 엄청났고, 단점도 엄청났다?

지금은 지리산 자락에 산내 실상사 옆 친구들네에 왔다. 사상계 일로 왔다가 이틀 정도 시간이 떠가지고. 피곤했는데, 카페에 혼자 고즈넉이 앉아있으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생각하니 나는 혼자 고요히 있는 시간이 참 중요한 사람이었지. 여기저기 다니다가 이것저것 치이다가 까먹고 있었다. 머리 좀 비우고, 생각 좀 덜어봐야겠다. 요가도 하고 명상도 하고 산책도 하고 사색도 하고 그렇게.


십 년 전 즈음에 입시를 앞두고 상봉쌤께 전화를 드렸었다. 언젠가 생을 회고해볼 날이 오면 사뭇 깊게 기억에 남을 것 같은 날이다. 그 때 철학을 하기로 마음 먹었고, 철학과를 가진 않았지만 계속 곁눈질로마나 철학을 해왔다. 그 때 선생님은 자기 생각에 취해 말만 하고 세상에 무용한 일을 해오면 안 됩니다, 하고 묵직한 말씀을 주셨고 나는 어저면 그 말을 길잡이 살아 살아보려고 했던 것 같다. 실천, 현장, 활동, 운동, 전환, 변화, 혁명(?), 아픔, 비극... 이런 말들이 나에겐 화두였던 것 같다. 지금은 이전보다는 조금 거리와 입체감이 생긴 듯 하지만,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차 매사에 투신하듯이 뭔가를 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하면 전생같지만, 생각하면 그 삶과의 인연을 놓지 않고 계속 이어왔다. 내 논문은 그 이야기다. 부족함이 많지만, 어느 선에서는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그래도 다음에 논문을 다시 쓰게 된다면 조금 더 현명해질 것 같다. 그, 조금씩 더 현명해질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 다시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다음 길을 걸어가야 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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