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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클로이 Aug 14. 2020

사라진 스트레스, 사라진 고민 #31



처음 나의 시작은 결혼이었다. 결혼 때문에 나만 이렇게 많은 희생을 해야 한다니. 철없는 한탄을 하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오히려 감사하다. 결혼 덕분에 새로운 결심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결혼 덕분에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게 됐다. 


간절히 바라는 게 있고 바라는 것에 집중한다면 그걸 실제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그 때는 잘 몰랐다. 아이가 생겨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아이가 생기면 나는 더욱 짧은 시간만을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될 테니 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일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겠지. 아마 아이가 생기면 덕분에 나는 지금보다 더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돌아보면 가장 바쁘게 움직였던 1년이었지만 마음은 가장 편했다. 무언가에 쫓기는 듯 했지만 사실은 내 안에 내가 스스로 만들어 둔 것에 쫓겼을 뿐 누군가 ‘해야 한다’라고 정해놓은 틀 안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글을 쓰고 싶을 때 글을 썼고 강의를 하고 싶을 때 강의를 했다. 


그게 좋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화장을 하고 또각거리는 구두를 신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나는 눈뜨고 잠옷차림 그대로 일을 시작했다. 지난 1년간 나는 원하는 공간에서, 원하는 시간에 일을 시작했다. 어느 날은 카페에서, 어느 날은 나의 작업실에서, 또 어느 날은 스페인의 한 광장에서. 


시간과 공간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음이 이렇게도 큰 행복감을 준다는 걸 미처 몰랐다. 내가 움직이는 방향에 어떤 것이 펼쳐질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었지만 그 예상할 수 없음마저 나를 설레게 했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실패도 있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에는 ‘실패하면 어떡하지?’ 걱정을 했다. 실패를 하면 안 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제는 ‘망해도 괜찮아’라고 스스로 되뇌인다. 내가 무언가를 도전해서 실패하면 그 것 역시 내게 하나의 콘텐츠가 된다. 누군가 망하지 않게 ‘저처럼 하지 마세요!’라고 영상으로 남기고 글을 쓰면 되니까. 그러면 누군가는 나의 실패를 디딤돌 삼아 실패하지 않을 수 있겠지.


(실제로 내가 스물다섯에 카페를 망한 이야기가 유튜브에서 5만 번이나 조회가 됐고 스마트스토어를 포기한 이야기는 4만 번이나 조회가 됐다. 사람들은 망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망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나에게 돌아온 다는 것도 나를 기쁘게 했다. 


나는 정해진 만큼의 일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할 때에는 일을 진행하는 ‘호흡’이 굉장히 중요했다. 함께 발을 맞추어야 하는 시점에 나 혼자 돌진해 버리면 그 일은 종종 실패로 내게 돌아왔다. 


나 혼자 일을 하고 나서는 추진력 강한 나의 성격이 큰 도움이 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발맞춰 빠르게 생각을 전환하고, 그에 맞춰 새로운 것들을 내놓는 일. 내 안에 솟아나는 에너지를 감추지 않아도 되었고 그 에너지를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나의 단점을 고치려 하는 대신에 나의 장점에 집중해 더 많은 일을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누군가 나에게 디지털노마드, 1인 기업가의 장점을 묻는다면 아마 이렇게 답할 것이다.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      


꼭 나처럼 열정이 가득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다. 


실제로 디지털노마드 중에는 집에서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 중에는 낮에 실컷 자고 집중이 잘 되는 밤에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 중에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보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좋은 결과로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만난 디지털노마드는 해야 하는 방식 보다는 나에게 잘 맞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방법을 통해 각자의 자리에서 멋지게 일을 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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