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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키미 Feb 18. 2023

솔직함에 대해서

솔직함 - 거짓이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다.

D+500, Riyadh

사우디 외노 살이 벌써 500




나는 내가 어떠한 사람인지도 잘 몰랐고, 어떤 부분에서는 내가 나를 속이고 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주위 사람들에게, 환경들에게 휘둘리며 살았던 거 같다.


나는 남들에게 그럴듯하게, 쿨하게 멋있게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쿨해 보이려 쿨한 척을 하는데 그게 “척”인지도 모르는 그런…?!) 이러한 모습은 나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나 자신을 포함하여 내 주위의 것들도 -가까운 사람들, 가지고 있는 물건, 직업, 경험 등등 - “있어"보이고 싶다.


그러다 보니 무의식 중에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의 단면만 보여주고 치부라고 생각하는 모습은 절대 보이지 않으려고 꽁꽁 싸매고 있었다. 혹시나 누가 그런 것들에 대해 질문하면 애매모호하게 대답을 하거나 다른 이야기로 주제를 돌린다. 말로만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외쳤지, 정작 나는 자유롭지 못했다. 나 참 피곤하게 살았네…


솔직함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거짓이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전전긍긍하며,  나 스스로를 속이며,

남들에게 조금 더 멋진 내 모습으로 보이기 위해 애쓸까?


그래서 이제는 나에 대해 솔직해지려고 한다. 일상에서 찾아오는 감정들,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에 대한 내 태도 등등.


심지어 나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솔직하지 못했다. 내 머릿속에서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부정적인 거고, 외롭다고 그러면 사람들이 안쓰럽게 볼 거라 생각했기에 그 감정을 숨겼다. 정말 의미 없는 것들에 참 많이 힘을 주고 살았던 거 같다. 외로움이라는 감정 역시 오고 가는 자연스러운 감정인데, 그게 뭐라고 그러한 감정들마저 부정하고 숨기려고 했던지 그런 내가 짠하다.



작년 9월 한국 휴가에서 아는 지인을 만나서 이러한 "솔직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이제 모두에게 솔직해질 거라고 그러니 그 지인은 너무 솔직해져도 좋지 않다고 그랬다. 이유는 너무 솔직해지면 다른 사람들이 기분이 상할 수도 있고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솔직해지겠다는 게 아니다.

나 스스로에 대해 솔직해지고 남들에게 나를 말할 때 조금 더 담담하게 솔직하게 내 이야기하겠다는 거다. 그런데 그 지인의 입장에서는 타인에 대한 내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말한다고 이해했다. 이렇게 사람은 생각하는 게 다르다.



나에 대해 솔직한 거 좋고,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할 때, 자유롭고 솔직하게 나를 속이지 않으며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 잘 알아야 한다. 함정은 아직도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 요즘 내게 있어 제일 부러운 사람들은 본인의 세계관이 확실한 고유의 철학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솔직함은 좋지만 배려 없는 솔직함은 싫다.

배려 없는 솔직한 말들은 대부분 “오해하지 말고 들어.” “솔직히 말해서…” 등등으로 시작된다.

누군가 나에게 솔직하게 말한 다는 이유로 상처를 준다면 싫다. 반대로 나 역시 솔직하게 말한다는 이유로 내가 한 말에 누군가가 상처를 받는다면 그것도 싫다.


항상 배려하며 지킬 거 지키며 솔직해지자.

자유로운 나를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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