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유흥
D + 519, Riyadh
술도 안 마시고, 내 기준에서 즐길거리 1도 없는 이 나라의 청춘들은 어떻게 그 젊음을 보낼까?
작년 제다에서 우버를 탔는데 우버 드라이버가 사우디 사람인데 영어도 잘하고 오랫동안 해외물을 먹은 해외파였다. 일반적으로 그동안 만나본 사우디 사람들과는 느낌이 좀 달랐다.
밝고 개방적인?
대화만 하는데도 속이 시원한 느낌?
그렇다. 이 나라에서 무슬림들과 대화를 하면, 대화는 하고 있지만 항상 어느 선에서 단절되고 막히는 느낌이다.
그는 술을 마신다고 그랬다.
술 마시면 불법이 자나?
그렇게 물었는데 다들 그렇게 뒤에서 비싼 돈 주고 마신다고 그랬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한 바이다. 암암리에 아주 비싼 값으로 돌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몰래 비공식적으로 술을 마시고,
공식적으로는 시샤(물담배)를 한다.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시샤를 판매한다.
삼삼오오 앉아서 시샤를 하며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한다.
시커멓게 아바야를 입고 시샤를 하는 여성들의 모습은 참 이색적이다.
리야드 Boulevard에서 처음 시샤를 해봤고,
제다 Corniche에서도 해봤다.
시샤도 여러 종류의 맛이 있고,
알코올 도수처럼 센 것과 가벼운 것이 있다.
처음 시도하시는 분들은 가벼운 것으로 시도하시길…
한 모금 깊이 빨아들이고 내뱉는다.
두 모금 깊이 빨아들이고 내뱉는다. 깊이 빨아들일때마다 사진에서 보이는 저 작은 숯 같은 것이 연소된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Shisha boy(시샤 불갈이 담당)들이 와서 집게로 숯을 한바퀴 돌리거나 아니면 새것으로 교체해준다.
술 마실 때 올라오는 취기 같은 것이 올라오며 기분이 좋아지며 몽롱해진다. 이곳 사람들은 술 대신 시샤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름 유흥인 거 같다.
처음 시샤한 날은,
빈속에 무리하게 많이 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느끼는 몽롱한 정신이라 마구 들이마셨다. 내 몸은 기억한다. 그 몽롱한 취기가 주는 나른한 기분 좋음.
그래,
사람이 너무 맨 정신으로 사는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가끔씩 술도 마시고 살짝 정신줄 놓을 때도 있어야지! ㅋ
그러고 나니 술을 많이 마셨을 때처럼 메슥거림이 올라왔다. 급기야 화장실에 가서 먹은걸 다 토했다.
시샤 하기 전에는 어느 정도 속을 채우고 하시길…
시원한 바닷바람 부는 곳에서
시샤 한번 하고 싶은 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