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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민주 Jun 15. 2024

벌써 N 번째 관람이라고?

뮤지컬을 여러 번 보는 관객들의 심리

[한국심리학신문=노민주 ]

여러분은 ‘자N 하다’라는 말을 들어본적 있는가? ‘자N’은 뮤덕 즉, 흔히 말하는 뮤지컬 덕후들 사이에서 쓰이는 용어로 ‘자체 N 번째 공연’이라는 의미이며 한 공연을 여러 번 보았을 때 횟수를 나타내는 용도로 사용한다. 주로 ‘나 뮤지컬 <드라큘라> 자둘하고 왔어(나 뮤지컬<드라큘라>를 2번째로 보고 왔어)’, ‘역시 자셋하니까 자첫 때 안보이던 연기 디테일이 보이더라(같은 공연을 세 번째 보다 보니 첫 번째 봤을 때보다 연기의 디테일이 보이더라)’처럼 사용한다.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본다는 것이 익숙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 뮤덕(뮤지컬 덕후)들은 같은 뮤지컬을 여러 번 보는 것일까?



‘N차 관람’을 하는 이유?


뮤덕(뮤지컬 덕후)들이 ‘N차 관람’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N차 관람’은 소비자의 심리적 특성, 사회문화적 요인, 공연의 일반적인 특성, 뮤지컬만의 독특한 특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고,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마니아 소비자의 심리’, ‘반복 소비자 심리’를 통해 뮤덕(뮤지컬 덕후)들이 ‘N차 관람’을 하는 이유를 알아보고자 한다.



마니아 소비자의 심리


뮤덕(뮤지컬 덕후)들이 ‘N차 관람’을 하는 이유 중 첫 번째는 ‘마니아 소비자의 심리’이다. ‘마니아 소비자의 소비심리’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수집 욕구이다.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모든 정보를 갖추지 않으면 마음이 개운하지 않고, 자신이 많은 정보를 가졌다는 것에 우월감과 뿌듯함을 느끼는 심리이다. 대상에 대한 강한 집착과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두 번째는 자율 욕구이다.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나름의 평가 기준이나 해석을 두고, 자기 생각을 기초해서 대상을 판단하고 싶어 하는 심리이다. 세 번째는 공감 욕구이다. 좋아하는 대상을 다른 사람에게도 알리고,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를 늘리고 싶어 하는 심리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다른 사람들도 알고,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강한 소속감을 느낀다.

 

‘마니아 소비자의 심리’를 가지고 있는 뮤덕(뮤지컬 덕후)이 저번에는 못 봤던 연기의 디테일과 애드리브들을 하나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수집 욕구, 라이브로 진행되는 것이기에 매번 조금씩 다른 공연을 보면서 나름의 평가,해석을 하고 싶어 하는 자율 욕구, 여러 번 보며 알게 된 정보와 느낌을 다른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어 하는 공감 욕구를 가지고 있기에 같은 뮤지컬을 N번 보는 성향을 보이는 것이다.

 


반복 소비자 심리


뮤덕(뮤지컬 덕후)들이 ‘N차 관람’을 하는 이유 중 두 번째는 ‘반복 소비자 심리’이다. 일반적으로 문화 소비자들은 같은 것을 보면 지루하기에 동일한 대상을 반복 소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반복 소비자는 같은 소비를 반복한다. 그 이유는 반복 소비자가 감각 추구 성향이 약하기 때문이다. 감각 추구 성향은 새롭고, 다양한, 복잡한 감각과 경험을 추구하는 성향이다. 감각 추구 성향이 약한 사람은 감수성이 높아 감정이입이나 동일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모험적인 행동을 하기보다는 익숙한 것을 즐긴다. 감각 추구 성향이 낮은 사람에게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 즐거웠던 소비 경험의 재생산이 더 높은 만족감을 준다. 인과관계를 따져보면 실제로는 감각 추구 성향이 약한 사람이 주로 반복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또한 감각 추구 성향이 약한 사람은 관심을 가지는 대상의 폭은 좁지만 깊고 지속적인 관여도를 가진다. 그러기에 감각 추구 성향이 약한 뮤덕(뮤지컬 덕후)이 반복 소비자로서 익숙한, 이전에 보았던 뮤지컬을 선호하고, 애정을 가지며 하나의 뮤지컬을 N 번 보는 성향을 보이는 것이다.

 


다르지만 같은 이유


기사에 나온 뮤덕(뮤지컬 덕후)들이 ‘N차 관람’을 하는 이유는 ‘마니아 소비자의 심리’,‘반복 소비자 심리’ 2가지이다. 그렇지만 기사 초반에 나온 것처럼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단순히 그 뮤지컬이 너무 좋아서 N 번 보는 것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배우를 많이 보기 위해서 N 번 보는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뮤지컬이 주는 현장감과 생동감이 좋아서, 같은 공연이지만 매번 볼 때마다 대사, 가사 그리고 인물의 감정이 색다르게 와닿을 때의 희열이 있기에 N 번을 보기도 한다. 뮤지컬을 ‘N차 관람’하는 이유가 사람마다 다르면 어떠한가, 모두 뮤지컬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라는 같은 이유를 가지고 있다.




출처

원종원. (2013). 뮤지컬. 한국:커뮤니케이션북스(주)

조복행. (2023). 뮤지컬 중독. 한국:(주)휴먼컬처아리랑


http://www.psychology.or.kr/news/view.php?idx=8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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