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이야기
11월 4일 예정대로 분당차병원에 입원을 했다.
부모님이 올라오셨다. 나의 암진단 소식에 유일하게 목 놓아 울던 동생도 곁에서 동행해주었다.
입원하고 1주일동안 마치고 싶었던 독서와 개인적인 일이 있어 즐기며 그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나의 삶에서 도피하기 위해 “일”에 스스로를 매몰시키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였다.
11월 4일 외래를 보았다.
추가 조직검사한 것은 다행히 암이 아니었다. 그래서 부분절제를 할거라 말씀주셨다.
그런데 수 많은 환자를 보시기에 나의 검진기록을 보시는 것은 그때마다 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회사일처럼 미리 준비를 할 시간이 없으시다는 것을 진료를 보며 느꼈기에 놓친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는 것.
암 위치 아래쪽으로 0기 유사한 혹들이 있는데 그것들을 떼어보고 암이면 전절제를 한다는 말씀을 10/21에 주셨었는데 그 부분을 말씀을 안하시기에 진료하면서 여쭈었는데 가볍게 넘어가셨다.
11/5 오전 8시 수술이 잡혔다. 수술방으로는 7시 5분경 내려간다고 하였다.
가장 쉬운 수술이니 제일 먼저 하는걸거라고 남편은 희망은 내건다. 나는 웃는다.
수술실에서 교수님의 인자하고 편안한 목소리가, 어제 생각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전해주신다.
암 부위만 절제하지 않고 처음부터 아래쪽까지 절제해보고 이상이 있다면 전절제를 하겠다. 다시 전해주셨다.
이미 각오하고 있던터라 고개를 끄덕였다.
교수님의 풍채와 목소리, 말투 이 모든것이 타고난 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에게 이렇게 신뢰감을 줄 수 있나.
감사합니다.
수술방에는 정말 사람이 많았다.
유방암 덩어리 하나 제거하는데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가. 찰리초콜릿공장에 들어온 나는 고약한 취미와 습관을 가지고 있던 혼나 마땅한 소녀, 수술방의 그들은 나를 처단하는 움파룸파족같았다.
다수의 분들이 각자 자기 몫을 다하며 나에게 뭐라 메시지를 전했다.
호흡을 몇 번 하면 잠이 듭니다. 잠이 듭니다 했고 눈을 떴고 묵직한 통증과 마주했다.
가슴 앞쪽에 세로로 긴 흉터가 남았다. 부분절제로 끝났다.
감시림프 몇개를 떼었는데 가슴통증은 느껴지지 않을만큼 이 부분이 아프다.
분당차병원에서 1인실을 쓰게 되어 병원비 걱정을 하게 되었는데
남편이 같이 상주할 수 있는 1인실을 쓴것이 내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혼자였다면 생각할 시간이 더 주어졌겠지만 슬픔과 우울에 어쩌면 압도당했을지도 모르겠다.
수술 전 후 금식으로, 수술 후 첫끼는 먹기가 힘들었지만 그 또한 몸이라는 과학은 이겨내고 식사도 잘 하고 퇴원하였다.
배액관을 달고 나왔는데 이런 모습일줄 몰랐기에 조금 당황했다.
유방암정도는 티도 잘 안나서 배액관이 아니면 환자인지도 모르겠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