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이야기
24년 1-2월 무렵 가슴에 약 1.5cm가량의 툭 튀어나온 혹이 감지됨
7/26 금요일 건강검진 예약했으나 회사 전사 워크샵이 있다는 사실을 깜깜.. 가장 빠른 날인 9/19로 연기
9/19 목요일 건강검진. 바로 조직검사 권고
9/24 화요일 분당위드심 조직검사, 검사 중 암을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말씀주심
9/30 조직검사 결과 암진단
10/1 대학병원 및 상급병원 예약
10/4 산정특례 암환자등록
10/14 산부인과검진, 뼈스캔, MRI, CT
10/18 산부인과 검진 결과 상담
10/21 초음파, 검진결과 상담
산부인과 검진 결과 다행히 난소암은 아니었다. 해당 진료에서 뼈스캔 결과도 이상없다고 알려주셔서 맘 졸이는 것을 며칠 덜 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21일 초음파를 하고 14, 21일까지의 검진결과를 놓고 앞으로의 치료방향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선항암을 할 수도 있다고 하셔서 각오하고 머리를 싹뚝 잘라놓았는데 수술을 바로 하자고 하신다. 사람 마음이 어찌 이리 간사한가. 항암이 정말 힘든걸까? 지금 당장 왼쪽 가슴을 절제해야할까? 수술을 조금만 미루면 어떨까? 하는 온갖 생각이 진료실 앞 동그랗고 조금은 푹신한 뱅뱅돌아가는 의자 위에서 뱅뱅 떠돈다.
어린아이처럼, “수술하고 싶지 않아요. 수술을 미루면 안되나요?” 하는 말이 목구멍위로 밀려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왠걸. 추가 조직검사를 하는게 좋겠다고 하신다. 원래 발견되었던 암 외, MRI상으로 반대방향으로, 그러니까 거의 데칼코마니처럼 반대되는 자리에 본 암보다는 작은 0.4센티 짜리 혹이 있는데 확인해보고 둘 다 암이면 전절제를, 그렇지 않으면 부분절제를 해본다, 허나 아주 작은 0기로 보이는 암들이 아래쪽으로도 퍼져보여 수술을 하면서 의사결정이 전절제로 바뀔수도 있겠다고 하신다.
아니 어찌 두렵지 않아.
단 한번도 풍만한 가슴은 가져본적도 없지만 그래도 작아도 나쁘지 않은 살덩어리였는데 이걸 떼어내고, 큰 상처자국을 볼 생각을 하니 어찌 감당할지 두렵고 두려웠다.
한동안 꽤 우울감을 느낀 것 같다.
아이를 보고도 가을 날을 보고도. 어쩌면 계속 듣는 음악때문일까.
흥부 혹 떼듯 가슴 한 쪽 뚝 뗀다고 흥부처럼 복을 얻는 것도 아니고
혼자 사색하고 생각할 시간도 없이
갑자기 보통사람이 아닌 사람의 몸이 되는 것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꽤 울적해서
여기에서 벗어나보려 하지만
아직은 뾰족한, 별 수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