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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름없는스터디 Jul 02. 2017

마케터들은 매거진 B를 좋아해 - 1

제목: 마케터들은 매거진 B를 좋아해 - 1

어느 날, 이름은 낯에 익으나 얼굴은 생소한 분으로부터 단체 메시지가 왔습니다.

"이름없는스터디"의 조별 과제 미션이 '독서 후 토론'인데, 저를 포함하여 약 열 한두명 남짓한 분들이 9조로 선정 되었다구요. 다들 업무로 바쁜 시간인지라 메시지로 간략하게 자기 소개를 하고, 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을 구글 닥스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업에 있는 사람들이다보니, 한 두권 정도는 겹치겠지- 싶은 생각에요.

그런데 아뿔싸, 올라온 책 목록을 보니 너무 중구난방이었습니다. 그럼 차라리 새로운 책을 정할까 싶어 이야길 해보아도 서로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죠. 워낙 개성 강하고, 취향 역시 또렷한 업의 특성 때문이랄까요?

그런데 그 때, 한 조원분이 모두가 공동으로 좋아하는 도서, 그리고 마케터 혹은 현업 커뮤니케이터라면 당연히 한번 쯤은 읽어보았을 법한 매거진 B를 한 권씩 가지고 와 의견을 공유 해 보는 것은 어떠냐- 라고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모두 다 본인들이 갖고 있는 매거진 B 이야기를 하며 반색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순 브랜드 다큐멘터리의 영역을 벗어나 마케팅의 트렌드를 좌지우지하는, 업계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질투 역시 한 몸에 받고 있는 매거진 B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각자 가지고 온 매거진 B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지요. 역시나 개성이 강한 사람들로 구성 된 모임인만큼, 각자 관심사도 다르고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도 다채로웠습니다. 이 광범위함을 매거진 B가 하나의 매개체로 묶어주니 고마울 따름이었지요.



-이커머스 기획자 Mimi-

이커머스 기획자인 미미님은, 본인의 업무에 있어 더 심층 깊게 나누고자 Mr.Porter 편을 가지고 오셨어요.

2011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쇼핑과 콘텐트 통합형식의 남성 전문 이커머스인 Mr.Porter은 단순히 패션 뿐만이 아니라 자동차까지 카테고리를 지속적으로 확장 해 나가며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바꿔놓는, 라이프스타일의 주요 지침 역할을 하는 브랜드로 자리를 매겼다고 합니다. 또한, 더 저널, 더 데일리, 미스터포터 포스트 등 다양한 컨텐츠와 매거진을 운영하여 리더들과 소구하고 있다고 해요. Mr.Porter에서 구매한 옷을 입고, 집을 꾸미는 것을 넘어서 Mr.Porter에서 발행하는 컨텐츠를 읽으며 사는 삶, 바야흐로 라이프스타일 파트너 같은 느낌이지요.

Mimi님은 특히나 "하얀 바탕에 검은색 글씨의 미스터포터 로고를새긴 시그니쳐 박스는 하이엔드 브랜드만큼의 퀄리티를 자랑" 하기 때문에 패키징 만으로도 이렇게 본인들만의 아이덴티티와 매력을 잘 소구하는 브랜드가 있을지 궁금해하셨어요. 검정색 티슈 페이퍼 자체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전하는 조 말론, 분홍색 리본이 달린 박스가 예쁜 레페토 등이 나왔으나 한국 브랜드 중에는 찾기 쉽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들이 있었고, 그 중 어떤 분이 "노브랜드" 어떨까? 라는 참신한 의견 역시 주셨습니다. 패키징만으로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하여 받자마자 설레임과 로열티, 혹은 특별함을 부여하는 브랜드, 이러한 브랜드가 생각보다 없다는 점에 놀랐지요.

또한, “미디어 회사는 리테일러가 될 것이고, 리테일러들은 미디어가 될 거예요”라는 책 내의 코멘트에 따라 미디어 커머스의 현 주소지에 대해 서로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는 좋은 시간을 가지기도 했답니다. 점점 미디어와 커머스의 경계가 허물어진다고 해야하나요, 아니면 둘이 하나로 융합한다고 해야하나요. 페이스북 피드만 봐도 다양한 채널 및 미디어 컨텐츠를 보고 우리는 손 쉽게, 바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 회사 중 미디어 커머스로 잘 하고 있는 회사는 대표적으로 29cm가 있다는 결론도 내렸지요.

-Data Lee-

데이터를 책임지는 그녀 Lee님은, 견고한 브랜드 철학을 가지고 움직이는 브랜드 Balmuda 편을 가지고 오셨어요. 일본의 백색가전 제조업체로도 잘 알려져있는 브랜드이지요.

2003년 창립 후 해마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Balmuda 의 가전 제품은 과하지 않은 디자인, 본 기능에 충실함, 그리고 인간미가 녹아든 제품으로 유명하지요.

특히 Lee님이 공유하고 싶어 가지고 온 요약 구절들은 디자인, 그리고 제품이란 무엇인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지향점과 소비자의 취향을 어떻게 맞춰나갈까를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P. 19
* 디자인에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  는 부분은 무엇인가?
디자인이란 인생 그 자체이다.
물건과 사람은 가까워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멋있는 형태도, 기발한 소재도 아니다.사람 마음이다.

P. 21
사용하면 할수록 오래 시간 간직해온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로 가득하다.
마지막 30초를 남겨두고 갑자기 토스터 안이 붉게 변하며 빵 겉면이 익어가는 모습은
마치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최고 스피드로 코너를 돌며 브레이크를 힘껏 밟을 때
빨갛게 달아오르는 디스크를 떠올리게 합니다.

P. 25
발뮤다 휴미디파이어는 꽃병을 닮은 가습기
기술을 과시하는 디자인이기 보다 디자인에 기술을 숨겼다.
발뮤다 토스터 " 이 토스트는 살아있어!"

발뮤다의 지향점은 딱 하나라고 합니다.

"인간의 오감에 기분좋은 느낌을 주는 것" 이지요. 정말 간결하되 말처럼 쉽지 않은 이 지향점, 특히나 가전제품으로 인간의 오감에 기분 좋은 느낌을 주는 것은 생각보다 더 명민하고 세밀한 신경을 필요로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더욱이 디자인 단계부터 사람 마음에 집중을 해야하는 거겠지요? 이러한 쪽으로 사실 잘 하고 있는 브랜드는 일본 브랜드가 많은데, 국내에서도 이런 브랜드를 많이 볼 수 있길 바랍니다.

-게임 채널 매니저 MJ-

최근까지 MCN 에이전시에서 오리지널 컨텐츠 제작에 힘 쓰셨다는 MJ씨는, 본인의 경험화 업에 유관한 넷플릭스 편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 컨텐츠 채널, 넷플릭스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Binge Watching"이라고 합니다. 굳이 번역을 하자면 몰아보기라는 뜻인데요! (깨알 영어 세션: Binge eating=폭식, Binge drinking=폭음 등의 뜻으로 쓰입니다)

역시 미드나 영드는 몰아봐야 제 맛..이 아니라, 그렇게 몰아보고 계속 보아도 넷플릭스는 양질의 컨텐츠가 넘쳐날뿐만 아니라 똑똑한 알고리즘으로 사용자의 니즈와 취향을 아주 똑부러지게 분석하여 계속 입맛에 맞는 아이를 갖다주기까지 하지요. 그래서 결국 한 편만 보려고 앉아도 몰아보게 되나 봅니다.

넷플릭스는 미디어의 대중문화와 구조를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정말 북미의 라이프스타일 역시 좌지우지 한다고 볼 수 있는 굉장히 영향력 있는 브랜드이지요. 실제 "라면 먹고 갈래?" 같은 작업 멘트(?)의 영문 표현이 요즘 다 "netflix and chill?"로 통용 된다고 하니.. 말 다했지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넷플릭스가 심지어 넷플릭스가 직접 만드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을 쏟자,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 접전을 벌이는 방송 콘텐츠들은 자사 콘텐츠들을 사달라고 요청하게 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는 아직 ‘대중’이라는 모호한 대상을 타겟으로 ‘규모의 영화’만을 생산하는 반면, 넷플릭스는 개개인을 파고드는데 성공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MJ님은, 넷플릭스가 초창기에 한 것 처럼 한국에서는 개개인의 취향 데이터를 모은 곳이 없었고 대신 왓챠 별점 서비스가 이를 적극적으로 수집했다고 하며 넷플릭스보다 더 정확한 개인별 추천이 가능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넷플릭스편 내에 왓챠 관계자분 인터뷰 역시 있었다고 하네요. 또한, 아시아는 모바일 디스플레이스를 퍼스트 스크린으로 생각한다면 북미는 아직도 티비라고 합니다. 북미사람들은 집에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TV를 많이 보는데, TV와 연계한 서비스 중에서 넷플릭스가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다고 보는 것이지요. 고로, 넷플릭스의 국내 성공여부는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럼 9조의 매거진 B 이야기,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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