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인지 궁금한 이들에게
스무 살이 되던 해, 30살이 되면 막연히 멋진 어른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줄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향,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장르, 나의 성격, 나의 장단점, 앞으로 뭘 하며 먹고살게 될지 이미 정해져 있고, 어떤 남자를 만나야 결혼해서 잘 살지. 남들에게 여유 있는 친절을 베풀 줄 알고 오랜 유학생활동안 언니 오빠들에게 받았던 도움들을 똑같이 외로운 타지생활하는 동생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멋진 언니 또는 누나.
20대 후반에는 내가 생각하던 모습에 좀 가까워지기도 했었다. 미국에 남들이 다 아는 대학교에서 원하던 전공을 공부하고 졸업했고, 주어진 '유학생'이라는 상황에 열심히 노력하며 돈도 모았다. 오랜 연애 끝에 결혼도 하고 집도 사서 나름 안정적인 생활을 시작했었다. 캘리포니아주 특수교육 교사로서 일을 하며 원래 하던 과외도 병행하니 돈도 꽤 모았다. 20대 후반에 남 부럽지 않은 삶이었다. 남이 보기엔 가진 게 많았고 가질 것 다 가지고 있어 보였을 테다. 안정, 집, 자금, 직장, 워라밸. 게다가 주변인들에게 좀 더 여유롭게 대할 수 있었다. 과시하고픈 마음은 아니고 그동안 받은 것에 대한 고마움들이었다. '내가 너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라는 표시처럼 시간도 함께 보내고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은 웬만하면 도와줬다.
슬프게도 그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결혼은 깨졌고, 이후 오랜 시간 마음과 정신이 많이 아팠다 (이 글을 쓰는 현재에도 진행형이다).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 많은 생각과 돌아보기를 하고, 옆에서 항상 자리를 지켜준 고마운 사람을 통해, 신앙을 통해, 우연한 계기로 받게 된 상담을 통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내가 경계성 성격장애 성향이 있다는 사실도.
현재는 미국에서 다시 직장을 찾고 나를 찾아가는 중이다. 30대라면 충분히 고민하고 고뇌할 만한 것들을 쓰려고 한다. 30대 치고 한정적인 경험이지만 남들과는 다른 경험을 많이 했을 거라 자부한다. 또 나의 경험과 고민들이 누군가에겐 살아갈 힘이 되길 바란다.
무기력과 권태를 이기고 멋진 삶을 만들어 나가는 나를 상상하며 이 글을 쓰겠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알고, 또 알리고 싶어서 쓴다.
나란 인간, 내가 봐도 참 귀찮고 복잡하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글이길 바란다.
아무리 특이한 나여도, 나 또한 평범한 인간인 만큼.
보편적이지 않게 보일 수 있는 이 생각들과 마음들을 이 지구상에 누군가는 느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