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WER> 다큐리뷰
http://www.imdb.com/title/tt5116410/
<TOWER>는 1966년 텍사스의 오스틴 대학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5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남은 기록 영상 및 사진과 생존자들의 인터뷰, 그리고 당시 상황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재현한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나오자마자 RottenTomatoes.com의 <TOP 100 DOCUMENTARY MOVIES> 페이지 상단을 차지해버린 이 다큐는 2016년 SXSW의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서 Grand Jury Prize를 수상하였다.
연례행사처럼 벌어져 이젠 익숙해져 버린 미국의 총기 난사 사건들은 주로 뉴스 화면으로 접하게 된다. 경찰에 의해 범인이 사살됐다는 비슷한 결론으로 마무리되는 건조한 보도 뒤에 남는 것은 사망자와 부상자 숫자 정도이다. 불시에 닥친 끔찍한 악몽과도 같았던 그날의 시간들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진술을 듣기란 쉽지 않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 날의 생존자들과 영웅들을 조명한다. 부족한 기록의 공백은 배우들이 재연 후 로토스코핑 기법으로 애니메이션화 된 씬들이 메운다. 미적으로도 훌륭한 이 다큐멘터리의 애니메이션은 피격당한 후 38도의 뜨거운 날씨의 콘크리트 위에서 버텨낸 생존자들과, 목숨을 걸고 부상자들을 구조해내고 범인 제압에까지 참여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살려냈다.
애니메이션이 끔찍한 참상을 전달하기에 효과적인 도구라는 것은 2008년 칸 영화제 화제작이었던 <바시르와 왈츠를>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올해 EIDF에서 소개됐던 단편 <새들의 노래가 들려요>도 코트디부아르 내전으로 난민이 된 아이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으로 더 아프게 보여주기도 했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49060
http://www.eidf.co.kr/dbox/movie/view/353
훈련소 등에서 실제 총소리를 듣게 되면 영화에서 듣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천둥과도 같이 귀가 찢어지는 폭음에 놀라게 된다. 무차별적인 총격 사건의 목격자들이 말하는 그 날의 충격 역시 영화에서 보던 장면과는 다르다. 다큐 말미의 범인 찰스 휘트먼이 사살되고 모든 상황이 정리된 직후 상황에 대한 사람들의 증언을 들으면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있다.
"아무도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말하지 않았어요. 너무 놀라서 말을 잃었죠. 다들 멍했어요."
"넋이 나간 것처럼 보였어요. 서로 껴안지도 않고, 얘기하지도 않았어요. 떼를 지어 서성거리며 멍하니 돌아다녔어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감을 못 잡았죠. "
영화의 마지막은 상황 수습과 재발 방지를 얘기하는 당국의 발표와 그 이후 수없이 되풀이된 다른 총기 난사 사건들의 장면들이 교차하며 마무리된다. 이 다큐는 50년 전 일을 다루었지만 그와 같은 일들은 지금도 루틴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과거에 대한 상세한 진술로부터 현재를 돌아볼 수 있는 훌륭한 다큐라고 생각된다.
<TOWER>는 넷플릭스에서도 시청 가능합니다.
https://www.netflix.com/search?q=tower&jbv=80103666&jbp=0&jbr=0
커버이미지 출처
http://www.imdb.com/title/tt5116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