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발쳐보기
2025년 7월 13일, 나는 디지털드로잉 100일 챌린지를 시작하였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내게는 선물 받은 아이패드 프로 5세대(3~4년 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기 산이 거기에 있기에 오른다.
라는 유명한 말을 빌려서 말하자면,
나는 아이패드 프로가 있기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처음 그림을 그리게 된다면 스케치북에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손에 익혀야 된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지우개가루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디지털드로잉으로 바로 들어가게 되었다.
다행히도 옛날에 프로크리에이트(아이패드용 그림앱)를 사놓았기에 앱을 다시 살필요는 없었다.
이제 책을 보면서 천천히 익히고 있는데, 레이어의 개념은 알겠지만, 어떻게 써야 되는지도 아직 잘 모르겠다.
그동안 내 아이패드 프로는 글을 쓰거나, 아니면 동영상을 보거나 책을 보는 정도로 낭비되고 있었다.
애초에 그림을 그리라고 선물 받은 거였는데…
물론, 노트북 대신에 썼었기에 충분히 잘 쓰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구입된 목적에 맞는 방향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다.
왜냐면 나는 물건을 하나 사면 그 물건의 최대효용을 달성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물건을 살 때마다 내가 산 물건이 자신의 사용 목적을 최대한으로 달성하고
장렬하게 전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물건을 한번 사면 대부분 끝까지 사용한다.
많은 일들이 그런 것처럼 디지털 드로잉도 시작을 하고 나니 목표가 생겼다.
우선 첫 번째 목표는 여행을 가서 여행의 순간을 그림으로 남겨보는 것이다.
아무래도 사진은 쉽게 찍을 수 있고, 찍을 수 있는 사진의 양도 많으니까 기억에 잘 남지도 않는데, 그림으로 그려보면 기억에도 더 오래 남고, 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다른 목표는 브런치에 글을 쓸 때 썸네일을 직접 그려보는 것이다.
내가 쓴 글에 맞는 썸네일을 직접 그려본다는 것, 이것도 내 글에 나만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가장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출시하는 것이다.
만약에 된다면 돈도 벌고 자아실현도 될 수 있는 목표이다.
100일 챌린지를 성공한다고 해서 실력이 괄목할만하게 늘지도 않을 거고, 바로 뭔가를 그릴 수 있을만한 실력을 갖추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새로운 능력을 갖추기 시작할 수 있는 습관을 형성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지 않을까?
앞으로 같은 것을 반복해서 그리면서 지루한 순간들도 많고, 어려운 것들을 그리게 되면서 한계를 느끼게 되는 날도 있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