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교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부모님이 교회에 다니셔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자 지금도 가끔 교회에 가긴 하지만, 예배를 드리는 동안 졸 때가 많다.
나는 어릴 적부터 교회에 다니면서 기독교를 믿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했다. 매주 교회에 참석하고, 성경을 필사하고, 교회 수련회에 나갔다. 하지만 내 머리는 종교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가슴으로도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나는 종교를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 종교가 삶에 주는 이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는 종교는 삶에 의미를 부여해 준다는 것이다. 나는 인간이 태어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타의에 의해서 세상에 내던졌고, 내던져진 이상 삶의 의미를 찾으며 방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종교는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 그게 옳고 그르든 간에 자신이 태어난 이유를,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존재의 이유라는 가장 본질적인 문제에서 해방시켜 준다.
둘째로는 심리적인 안정감이다. 독실한 신앙인들을 보면 평온해 보인다. 삶이 버겁고 흔들릴 때, 기도하고 예배하며 신에게 의지하는 그들에게는 세상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이 있고, 그 안에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있다.
셋째로는 도덕적인 기준이다. 아무런 기준이 없는 사람보다는 종교적인 사람이 사회통합적인 가치에 더 부합하다고 생각한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책임 있는 삶을 살아가려는 이들이 많다. 종교가 없다면 도덕은 상대적일 수 있지만, 종교는 선과 악, 정의와 불의를 명확하게 구분해 준다. 그 기준이 항상 완벽하진 않더라도, 사회 통합적인 방향에 기여하는 경우가 많다.
넷째는 소속감과 유대감이다.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공동체를 형성하여 서로 돕고 의지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교회의 공동체가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이 세상에 종교를 통해서 잡음이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종교의 선한 영향력을 믿고 싶어진다. 나는 신을 믿지 않기에, 흔들리지 않고 방황하지 않는 그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신념을 갖고 살면 좋았을 텐데 하며”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들이 신으로 채운 자리를 나는 스스로 채워야 하는 책임은 나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