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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Jan 03. 2022

팬데믹 2년, 세상이 바뀔 때 읽었던 책들

독서목록으로 살펴본, 5가지 문제의식

여행산업을 분석하고, 책을 쓰고 강의하는 업을 갖게 된 지 올해로 9년 째다. 이 일을 하면서부터는 격주 일요일마다 도서관으로 향하는 루틴을 습관화하게 되었다. 메모를 남기지 않은 책과 전자책은 제외하고, 독서노트나 기록으로 정리하는 책은 매년 60~70권 가량이다.


2021년 결산글을 쓰다가, 1년전 이맘 때 작가의 서랍에 묵혀둔 글이 생각났다. 팬데믹 이후 어떤 문제의식을 갖게 됐고, 어떤 책을 읽었는지 정리하다가 미처 완성하지 못했던 글이다. 그 후 1년이 또 흘렀으니 팬데믹 2년차에 읽었던 책을 보태어 정리해 보기로 했다.



지난 2년간 읽은 책을 분류해보니, 주된 관심사와 문제의식이 크게 5가지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세상의 변화 속에서, 일과 가치관의 방향성을 찾기 위한 독서를 했다. 비슷한 고민이나 갈증을 가진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 한 권쯤은 발견되기를 바라며, 독서 목록 중 일부를 소개해 본다. 



1. 세상의 변화 속에서 방향성을 찾고 싶을 때

큰 담론에 대한 책은 부담스러워서 자주 읽지는 못하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지난 2년간은 세계의 큰 흐름에 대한 책에 좀더 손이 갔다.

현대 중국의 정치경제적 변화를 쉽게 소개한 <코끼리에게 말을 거는 법>, 이동성의 증가로 인해 국적을 넘어서는 소속감과 정체성이 생겨나는 현상을 다룬 <커넥토그래피 혁명>이 기억에 남는다. <리볼트>같은 르포 취재를 읽으면서, 나만의 문제의식을 발전시켜 탐사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도 하게 됐다.


2021년

리볼트

코끼리에게 말을 거는 법

손으로 생각하기

스킨 인더 게임

도시를 걷는 여자들


2020년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커넥토그래피 혁명

사람, 장소, 환대



2. 일과 직업의 미래를 짚어보고 싶을 때

2020년 <여행의 미래>를 출간한 이후, 머릿속 화두는 여행 소비에서 일과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로 옮겨갔다. 여행 소비가 변화하는 배경을 관찰하다보니, 결국 일의 변화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는 '노마드(nomad)', 이동하며 일하는 이들을 관광객의 대체재로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세대, 직업, 사회 변화 등 다양한 관점을 살펴보고자 했다. 올해 읽은 택 중에서는 단연 <불쉿 잡>을 인상깊은 책으로 꼽고 싶다.


2021년

불쉿 잡

밀레니얼 선언

이 모든 것은 자산에서 시작되었다

불평등 트라우마

시그니처


2020년

사이드 프로젝트 100

느긋하게 밥을 먹고 느슨한 옷을 입습니다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직업의 지리학

늦깍이 천재들의 비밀





3. 기술의 진보, 플랫폼 경제의 구조와 이면을 이해하고 싶을 때

수 십년간 큰 혁신이 없던 국내 여행산업은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대전환과 함께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종사자를 재교육하는 일이 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플랫폼 경제 위에서 돌아가는 여행을 어떻게 이해시키느냐가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플랫폼의 생각법>,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 등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관점의 플랫폼 경제서를 찾아 읽으면서 트래블 테크에 대한 나만의 관점을 정리한 한 해다. 


동시에 기술이 낳은 불평등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다룬 책을 집중적으로 읽었다. 그 중에서도 모빌리티(이동성)의 불평등을 다룬 <선을 넘지 마시오>는 어려운 주제를 쉽게 다룬 책으로 꼽고 싶다. 


2021년

플랫폼의 생각법

뉴 맵

신뢰 이동

두렵지만 매력적인

선을 넘지 마시오


2020년

플랫폼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

공유경제는 공유하지 않는다



4..크리에이터 경제, 독자와 팬을 구축하는 법을 탐구할 때

1인 기업은 다양한 일을 혼자 매니징해야 하는데, 내가 하는 일을 마케팅(브랜딩)하는 일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앞으로는 훨씬 더 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브랜딩하며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모두가 모두의 인플루언서가 된 시대다.


하지만 결국 세상에 제공하는 가치의 크기가 중요하다. '팬덤'이나 '부족'을 형성하기 위해 구독 서비스나 나만의 미디어를 만든다 해도, 그 안에 실릴 강력한 메시지가 없다면 업으로는 연결될 수 없다. 이제는 콘텐츠보다는 (참여를 이끄는) 메시지가 훨씬 강력해진 시대고, 메시지에 대한 고민은 올해도 계속될 것 같다.


2021년

팬덤 경제학

아이 엠 미디어


2020년

구독경제 마케팅

트라이브즈

당신을 보는 세상의 관점

민음사 인문잡지 한편 - 인플루언서



5. (본업인) 여행과 여가의 미래를 짚어봐야 할 때

재미있는 것은, 이제 글로벌 여행산업의 흐름을 제대로 살펴보려면 '여행'으로 검색해서는 관련 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여행의 미래>를 제외하고!) 경제경영서, 테크, 인문 등 여행과 상관없는 책에서 여행기업의 서비스 특징이나 성공 기법을 분석하거나 여행을 둘러싼 인식의 변화를 다룬다.


에어비앤비가 여행산업의 가치사슬을 끊어내는 과정을 소개한 <디커플링>, 재화에서 경험으로 이동하는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이론화한 <경험 경제>는 거의 '교과서'에 가까운 책이었다.


2021년

디커플링

지속가능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경험 경제

에어비앤비, 브랜드 경험을 디자인하다

Z세대는 그런게 아니고


2020년
매거진 비 '소호하우스'

그랜드투어

베이징 도큐멘트

미래의 서점

아시아마켓 4.0


위 분류에는 넣을 수 없었지만 미국인 학자가 일본의 패션 문화 변천사를 풀어낸 <아메토라>, 1950년대 일본 여행 미스터리의 시초가 된 고전 <점과 선>도 흥미롭게 읽었다. 이 두 권을 접하면서, 근현대의 여가나 문화 소비가 변화해온 과정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도 알게 됐다. 


독서목록을 정리하고 나니, 올해에는 무엇을 좀더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싶은지도 정리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지금 쓰고 있는, 올해 출간될 새 책도 누군가에겐 방향을 잡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김다영 | nonie 강사 소개 홈페이지 

- 책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 현 여행 교육 회사 '히치하이커' 대표

- 한국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 100여개 기업 출강, 2019년 Best Teaching Award 수상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여행산업의 변화를 여행으로 직접 탐구하고, 가장 나다운 직업을 만들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스마트한 여행을 책임지는 강사로, 여행업계에서는 산업 칼럼니스트와 트렌드 분석가로 일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일을 '나답게' 찾아가는 과정을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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