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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nonie Mar 14. 2022

우버의 변화로 보는, 일과 여행의 미래

기술이 이미 바꾼 세상,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우버 운전사가 항의하자, 뒷좌석의 트래비스 캘러닉(우버 CEO)이 반박하고 있다.


"당신 때문에 파산할 지경이야! 이미 9,700만 달러를 잃었다고. 블랙(Black) 요금은 왜 내리는 건데?"


"당신 인생은 당신이 책임져야죠. 왜 자신의 삶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남 탓으로 돌리는 거죠?"



플랫폼이 책임지지 '않는' 것

2017년, 우버의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은 한 우버 운전사의 거센 항의에 위와 같이 반박했다. 설마 이 대화가 차량 대쉬캠에 녹화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을 것이다. 이 비디오는 순식간에 퍼졌고, 미디어들은 마치 시혜를 베푸는 듯 오만한 태도를 보인 우버 CEO에게 일제히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그는 며칠 후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이 대화는 급격한 디지털화로 비숙련 비정규직이 급격하게 늘어난 미국의 직업 시장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2010년대는 공유 경제 플랫폼의 등장으로 여러 산업에서 오래된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에게 빠른 부를 안겨다준 사업 모델은 '오래된 산업을 디지털화'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주로 '혁신'으로 포장되었고, 마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연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효과적이었다.


플랫폼은 시장 규모가 커져야만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는 사용자가 거의 무료에 가까운 금액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든다. 또한 공급자도 많아야 하기 때문에 플랫폼은 초기 투자를 통해 공급자(우버 운전사)에게 적절한 보상을 지급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투자자들이 자본 회수를 요구하고 주주가 매출 성과를 요구하기 시작하면, 시장 참여자에 대한 보상을 줄여야 한다. 사용자는 더 많은 수수료를 내고, 공급자의 수익은 감소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업의 본질이 가장 크게 변화한 대표적인 산업 분야는? 두말할 것 없이 여행산업이다.


숙박과 체험 분야를 송두리째 바꿔버린 에어비앤비는 그렇다 쳐도, 여행시장과 직접적인 상관은 없을 것 같았던 우버의 최근 변화를 보자.





모든 플랫폼이 바라는 건 단 하나, 1등

2022년 3월 1일, 우버는 '탐색(Explore)'이라는 신기능을 발표했다.


아직까지는 미국에서만 시범 서비스로 공개된 기능이라 국내에서는 크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나는 팟캐스트에서 이 기능이 여행의 패러다임을 한번 더 뒤흔드는 상징적 변화라고 해석했다.


지금까지 모빌리티 플랫폼은 사용자가 특정 위치를 입력해야 이동을 수행했다. 그런데 우버 익스플로러는 내 주변에서 열리는 이벤트, 공연, 맛집을 확인하고 차량을 예약하거나 호출할 수 있다. 해당 이벤트나 공연에 티켓 예매가 필요하다면? 앱에 등록되어 있던 신용카드로 바로 결제하면 된다.

그렇다면 이제 여행 준비라는 걸 하지 않아도 된다. 장소를 선정하거나 여행자를 송객하던 일은 수 백 년간 여행사가 하던 일이고 10년 전에는 여행 플랫폼이 수행하던 일이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은 여행 회사가 아님에도, 자신들의 앱 하나로 여행의 전 과정을 해결하는 슈퍼 앱 전략이 이 사업의 목표다.

이렇게 하나의 슈퍼 앱이 탄생한다는 건 단순히 택시 산업을 넘어 연결된 수많은 산업을 자동화하고, 따라서 많은 일자리가 위태로워진다는 걸 의미한다.


뭐, 어쨌든 엄청난 편의성을 얻게 된 소비자에겐 좋은 변화다. 그렇지 않은가?  





관심사의 변화, 여행의 미래에서 일의 미래로

코로나19와 기술 진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여행업계 일자리는 초토화됐고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사라질 것이다. 사람들의 이동이 재개되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이미 미국의 여행 앱 인기 순위는 완전히 바뀌었고, 70%의 여행사가 문을 닫았다. 그러나 기술 변화로 인한 일자리의 변화는 여행을 넘어 '오래된' 모든 산업에 예외 없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플랫폼 기업에게 과거의 일자리란? '혁신'해야 할 수익모델일 뿐이다.


게다가 과거의 업에서 쌓은 역량이, 플랫폼 경제 하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는다. 리모트 워크의 확산과 젊은 세대의 가치관 이동으로 이미 조직에서도 많은 업무가 플랫폼을 통해 외주화, 파편화되고 있다. 기업은 문제해결력 등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핵심인재가 아닌 경우, 유동적으로 가용 인력을 관리할 것이다. 개인 입장에서는 소모적인 돈벌이와 자아실현을 따로따로 해내는 'n잡으로 갓생살기'가 최선이었을지 몰라도, 최근의 정치사회적 변화로 인해 구조적 한계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일단은 여행 분야에서 새로운 일과 기회를 찾는 분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마중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책을 썼다. 이 책은 2년 전 출간한 <여행의 미래>의 후속작이다. 여행업계 종사자를 교육하는 지난 2년 동안 여행산업의 미래를 새롭게 공부하면서, 기술이 이미 바꿔버린 세상을 대비하는 이들을 위해 쓴 책이다. 아직 책은 막바지 작업 중이어서, 그동안은 팟캐스트뉴스레터를 통해 최신 정보를 나누고 있다.


산업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빠른 변화는 일의 미래로 직결된다는 결론을 내렸. 나는    직업의 독립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외부 환경에 쉽게 흔들리 수입 구조보다는 100 시대에 나 사회적 가치를 먼저 높여야만 의미있는 자산을 만들 수 있다는  배웠다. 다만  방법이 경력이나 학업과 같은 이전의 방법이 아닌, 자신만의 경쟁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구축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 뿐이.

특히 새로운 시대의 커리어 성장은 혼자만의 성장만으로는 확장성이 낮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 막막함과 불안감을 덜면서도 지속가능하게 나아갈 수 있다. 기존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커리어 가치를 계속 키워가고 싶은 이들을 위한 모임이나 북클럽을 계속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만들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다영  강사 소개 홈페이지 

- 책 <여행의 미래>, <나는 호텔을 여행한다>,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 저자

- 현 여행 교육 회사 '히치하이커' 대표

- 한국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 100여개 기업 출강, 2019년 Best Teaching Award 수상


지난 10년간 전 세계를 돌며 여행산업의 변화를 여행으로 직접 탐구하고, 가장 나다운 직업을 만들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스마트한 여행을 책임지는 강사로, 여행업계에서는 산업 칼럼니스트와 트렌드 분석가로 일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과 일을 '나답게' 찾아가는 과정을 돕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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