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다영 nonie Aug 28. 2017

여행하며 일하는 삶을 갖게 된 계기

'무엇이 당신의 원동력인가요?'에 대한 답

각 분야의 지식인이나 전문가를 인터뷰하는 미디어를 운영하시는 분으로부터 인터뷰 제안을 받았다. 10년 전 기자 시절에는 남들을 인터뷰하느라 바빴는데, 이제는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요청을 받는 입장이 됐다. 

이 인터뷰의 취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여행)으로 새로운 직업을 성공적으로 창출해낸 원동력과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에 맞춰져 있었다. 영상 촬영이 동반된 인터뷰여서 사전 답변을 작성했는데, 우연히 에버노트에 남아있던 초고를 발견해서 브런치에 보완하여 소개해본다. 



1. 한국에서 하는 일과 해외에서 하는 일이 다르다고 들었는데?

국내에서는 기업 및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여가 설계 및 스마트 여행 커리큘럼을 교육한다. 길게는 4~5주짜리 프로그램부터 단발성 특강까지 다양하고, 대상은 해외여행의 주요 소비층인 30~50대의 실무진과 임원급이 대부분이다.  

외국에서는 업계와의 협력과 초청으로 전 세계 호텔과 여행상품을 취재하고, 이를 전문 콘텐츠로 제작해 한국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10년간의 여행 인플루언서 & 취재기자 경험을 토대로, 이와 관련한 해외 베이스의 일도 준비 중이다. 해외에서 일하는 시간은 연간 60~80일 정도다. 일이지만 개인 여행이라서 따로 휴가를 낼 필요가 없고, 본업에도 저절로 도움이 된다는 게 장점이다. 



2. 이러한 직업을 갖게 된 데는 역시 여행이 큰 역할을 한 듯 하다. 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나 인사이트가 있다면?

만약, 여행을 좋아하니까 언젠가 여행하는 삶을 살아야지! 라는 막연한 발상으로 목적없는 여행만 반복했다면, 절대로 지금의 직업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10년간 쌓아온 여행업 커리어를 바탕으로 기존에 없는 전문 영역을 구축해 왔고, 어느덧 4년차를 맞았다. 왠간한 네트워크 없이는 발붙이기 힘든 기업강의 시장에서, 나름대로 잘 버티며 성장해 온 것 같다. 몇 년간 집중적으로 쌓은 이쪽 경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새로운 활동을 준비 중이다. 어릴 때 생긴 다양한 취향이 자연스럽게 호기심과 열정으로 연결되는 편인데, 이 지점이 삶의 중요한 에너지가 되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 외향적인 성격도 큰 도움이 된다.


현재를 즐기기 위해 돈을 쓰는 일반적 개념의 여행은,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하지 않는다. 젊어서 즐기고 늙어서 준비없이 가난해질 삶을, 나는 반대한다. 그래서 '욜로' 트렌드에 그닥 공감하지 않는다. 나에게 여행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공부이며, 반드시 지금 위치에서 한 스텝 나아가도록 여행(이자 비즈니스)의 목적을 세운다. 그 결과는 온전히 내 힘으로 멋진 곳에서 여행과 일을 하고, 그 둘 사이에서 더이상 방황하지 않게 된 지금이다. 여행을 할수록 커리어도 더불어 성장하고 삶도 윤택해지는 나만의 방식을 어느 정도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생각은 아래 글에.:) 



3. '스마트한 여행의 조건'이라는 책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여행법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자신만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반영한 자기주도적인 여행을 하고 나면, 해당 관심사에 대한 견문이나 시각이 훨씬 넓어진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취향이라는 게, '맛집 찾기, 산책하기, 현지인 체험하기'와 같은 단순한 희망사항(특히 외부나 미디어의 영향을 받은 것)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지금의 직장을 벗어나면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혹은 '진짜 하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했던 일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좀더 쉽다. 

최근 '혼자 하는 여행(혼행)'이 인기를 끄는 이유 중에는 자아발견의 목적도 크다고 본다. 꼭 혼자 떠나지 않더라도 자신의 욕망과 취향에 집중한 여행을 한다면, 고스란히 자신의 삶에 반영될 것이다. 책에도 그런 내용이 주를 이룬다. 



4. 지난 10년간 꾸준하게 여행을 기록하고 글쓰기를 가르치기도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여행을 하는 것과 여행을 기록하는 행위는 하늘과 땅 차이다. 기록을 통해 다음 여행에서 보완할 점이나 이번 여행에서의 부족한 점을 체크할 수 있다. 여행만큼 기회비용이 높은 취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포기해야만 여행을 갈 수 있으니 시간도 들고, 게다가 그 과정에서 적잖은 돈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여행을 보다 가치있게 간직하고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행기록은 큰 의미가 있다. 


단, 누구나 해외여행을 하는 지금 시대에는, 개인적인 경험을 기록하는 콘텐츠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나이가 들어서도 삶을 영위할 수 있을만한 '직업'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따라서 여행을 테마로 취미가 아닌 일을 하고 싶다면, 이 분야가 거대한 산업이라는 걸 인식하고 지식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춰야 오랫동안 이쪽 일을 할 수 있다. 남과 다른 경험을 10년 이상 쌓든, 현재 가진 직업의 전문성을 구체화하든 각자만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영상 촬영이 있긴 했지만, 평소 생각하던 바를 그대로 얘기하는 시간이어서 즐거웠다. 특히 요즘은 직업이 가진 '영속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직장에서 벗어나 직업을 만들어가는 흥미로운 시점이기도 하고, 지금 하는 이 일을 평생 하고 싶은데 어떤 준비가 더 필요한지를 고민하는 중이다. 여행 분야의 전문가가 나이가 들면 어떻게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는 지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는 아직 본받을 만한 사례가 없다. 하지만 해외여행 역사가 우리보다 수십 년이 앞선 일본에는, 이 분야의 선구적인 롤모델이 참 많다. 조만간 브런치에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기다리신 분들이 많았던, 9월 22일에 재개강하는 워크숍 소식으로 마무리.:) 




Who is nonie?

국내) 천상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좋은, 트래블+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여행강사. 기업 및 공공기관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스마트 여행법' 교육 및 최고의 여행지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강사 소개 홈페이지 

해외) 호텔여행 전문가. 매년 60일 이상 전 세계 호텔을 여행하고 한국 시장에 알립니다. 또한 한국인의 해외 자유여행 트렌드를 분석하고 강연합니다. 인스타그램 @nonie21 페이스북 'nonie의 스마트여행법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 이후의 삶이 다시 지루하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