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La La Land

사시사철 햇빛이 넘치고 보라색으로 밤이 물드는 천사들의 도시......

by 마나스타나스

라라랜드에 대해 한줄평을 쓴다면 - 남자가 나빴다.


세상사가, 개인사가 이렇게 한 줄로 적힐 수 있다면 세상 사람 모두 다 도화지 속에 그려진 풍경처럼 행복할 수 있을 텐데.


2016년에 뮤지컬 코미디 영화로 알고 본 라라랜드는 마지막으로 갈수록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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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대여섯 번 보면서 매번 같은 생각을 한다. 이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 좋다. 감독이 해 보고 싶은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구현한 the city of dreams -

미아의 머리색과 잘 어울리는 쨍하게 빛나는 원색의 옷들

카세트테이프가 돌아가던 세바스챤의 컨버터블

미국 카툰 같은 파란 하늘 아래 야자수들

온갖 차들로 항상 막혀있는 오래된 차로들

정통 재즈가 연주되는 재즈클럽들

bars, neon signs, pool parties-

헐리우드와 게티하우스, 그리피스 파크와 멀홀랜드 드라이브 -

사시사철 햇빛이 넘치고 보라색으로 밤이 물드는 천사들의 도시......

막 감동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이 영화를 나는 자주 생각한다. 왜냐면-

………

데미언 셔젤의 대학 동창인 저스틴 허위츠는 셔젤이 감독한 여러 편의 영화에서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음악적 테마를 구현한다.

라라랜드에서 또한 모티브로 사용된(것 같은) 미아와 세바스챤의 테마는 원색의 겨울로 시작되어 야자수가 드리운 또 다른 겨울로 이어지는, 그들 사랑의 모든 순간에 변주되며 I'm always going to love you에 대해 한참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I still love you에 대해서도.


이번에는 유난히 미아와 세바스쳔의 테마가 잘 들렸다. 라라라라라라라- 며칠 내내 흥얼거리다가 이제 깨달았는데 이 영화를 가끔보다 조금 더 자주 생각했던 이유는 "음악"이었던 것 같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내일을 꿈꾸는 다채로운 모두로 가득 찬 LA의 한 고가도로에서 시작하여 "만약에"의 여운을 남기며 디즈니풍의 "The End"로 마무리되는 보랏빛의 에필로그까지, 그 모든 곡들이 아름답지만 가사가 있는 곡들은 정말로 동화 같다. 결국 사랑은 동화라서 아름답기도 슬프기도 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라 생각했다- Yes, all we're looking for is love from someone else. 인어공주도 거품으로 사라졌기 때문에 슬프면서 아름다웠던 것처럼.

내일의 태양이 다시 떠오르는 그곳의 언덕에 올라 세상 빛나는 모든 것을 꿈꾸는, 그레이하운드버스를 타고 산타페를 떠난 소녀 (Another day of sun)
바다까지 뻗은, 은빛으로 일렁이는 사랑스러운 밤과 두 사람 (A lovely night)
당신을 껴안은 순간 꿈이 이루어진 것을 느낀, 나만을 위해 빛날 것 같은 이 별빛의 도시에서 이토록 빛나는 당신이 떠나지 않길 바라는 그 마음 (City of stars)
꿈을 꾸는 바보들과 미친 것처럼 보이는 그들, 깨져버린 그 마음들과 우리가 만든 엉망진창을 위하여 다시 돌아가도 세느강에 몸을 던지겠다는 그녀 (Audition)


수년 전, 션 베이커의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봤다. 파우더향 풍기는 분홍과 보라와 연녹색이 감도는 스크린에는 당돌함 뒤에 숨긴 6살 아이의 슬픔이 낯설고 건조하게 그려진다.

이번에 라라랜드를 보면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느낌을 떠올렸다. 더 진해진 보랏빛 선명한 LA의 풍경 속에 떠도는 자동차 소음과 카메라 멀리 잡힌 인물들은 모두가 꿈을 꾸는 도시에서 여전히 낯설게 살아가는 우리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담배 연기 가득한 술집에서도, 북적이는 레스토랑에서도 사랑을 찾아 헤매나 싶기도 하다.

………

길에서 우연하게 시작된 사랑과 우연하게 벗어난 길에서 다시 만난, 잊어버린 줄 알았던 사랑은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로 돌아가도 결국 함께 할 수 없다. 그 시절의 인연은 그곳에 두는 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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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면서 감동해도 울컥하거나 울거나 안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글을 쓰며 좀 그랬다. Seb`s를 떠나며 뒤돌아보던, 눈물이 맺힌 듯한 미아의 큰 눈과 이 영화를 보며 마냥 슬펐다는 어떤 글이 떠올라서였다. 이 영화는 뮤지컬 코미디가 아니라 슬픈 사랑이야기다.


+ 사랑은 영원하지 않아야만 한다. 사랑은 지금 즉시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슬프니까. 미아와 세바스천처럼


++ 사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미시시피 버닝이나 어 퓨 굿맨, 또는 크림슨 타이드 같은 류다. 더 좋아하는 영화는 콘스탄틴이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 대부시리즈, 그리고 인터스텔라.

그 밖에는 빌리 엘리엇과 리틀 포레스트 (일본판)를 자주 본다. 낯설게 건조해서 더 인상적이고 외로운 션 베이커의 영화도 좋아한다.


- 비뚤어진 사랑과 욕망의 결말을 보여주는 데이빗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나랑 함께 하기에 너무 힘든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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